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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nd Dining] 한 그릇의 위로…인생 칼국수

봄비가 촉촉하게 내리는 날에 어김없이 생각나는 음식이 있다면 바로 칼국수가 아닐까. 시원한 국물, 탱글한 면발, 거기에 갓 버무린 생김치 한 점이면 허기보다 마음이 먼저 풀린다. 맛 좀 안다는 사람들이 각자의 인생을 걸고 논하는 최고의 맛이다.

  • 최유진(외부기고자)
  • 기사입력:2025.04.25 14:27:15
  • 최종수정:2025.04.25 14:2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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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비가 촉촉하게 내리는 날에 어김없이 생각나는 음식이 있다면 바로 칼국수가 아닐까. 시원한 국물, 탱글한 면발, 거기에 갓 버무린 생김치 한 점이면 허기보다 마음이 먼저 풀린다. 맛 좀 안다는 사람들이 각자의 인생을 걸고 논하는 최고의 맛이다.

종로할머니칼국수
#종로 맛집 #할머니 손맛 칼국수
사진설명

종로3가의 골목을 들어가다 보면 30여 년이 훌쩍 넘은 손맛을 자랑하는 노포가 있다. 바로 ‘종로 할머니 칼국수’다. 입구에서부터 훤히 보이는 오픈 주방의 큼지막한 솥에서는 국물이 보글보글 끓고, 한쪽에선 직접 반죽을 치대고 쓱쓱 말아 칼로 써는 제면 장면을 볼 수 있다.

식당에 들어서자마자 풍기는 멸치 육수향은 식욕을 확 올려주는 애피타이저다. 국물 한 입 들어가면 캬~ 하는 감탄사가 절로 난다. 시원한 국물은 기본, 탱글한 도톰한 면발과 부드럽게 쓱 목으로 넘어가는 미끈한 수제비가 함께 들어간 칼제비가 대표 메뉴다. 담백하고 진한 육수 맛도 좋지만 다대기 양념이 별미다. 해장이 필요할 때, 스트레스 받은 날엔 듬뿍 다대기를 풀어 칼칼하게 먹어보자. 여기에 밥 한 공기 추가도 추천. 갓 담은 김치를 얹어먹는 그 맛이 진국이다. 수제 손만두도 유명한 집으로 고기, 김치 만두 4알이 나오는 반 접시 추가도 좋다.

동천칼제비
#용인 맛집 #건강한 칼국수
사진설명

용인 수지구에 소문난 ‘동천 칼제비’는 주택가 사이에 위치한 작은 식당이지만 늘 만석이다. 면을 제외한 모든 식재료를 국내산으로 사용하고 인공조미료도 사용하지 않아 속 편하고 건강한 한 끼를 찾는 사람들에게 입소문 난 곳이다. 칼제비, 얼큰한 김치 칼제비도 맛있지만 이 집의 숨은 메뉴인 들깨 칼국수를 추천한다. 산지에서 직접 공수한 들깨와 통영의 멸치 육수가 어우러져 부드러우면서도 진한 맛을 낸다. 엄선한 원재료 맛으로 일당백 하는, 꾸밈 없지만 완성도가 높은 한 그릇. 정갈한 한 끼의 기준을 다시 세우는 식당이다.

종로수제비 계동점
#안국역 맛집 #식사가 안주가 되는 칼국수
사진설명

안국역 3번출구, 한옥 인테리어가 인상적인 식당 ‘종로수제비’는 멸치 베이스의 특제 육수 맛이 일품이다. 거기에 아침마다 매일 담근 김치는 이곳을 다시 찾게 하는 이유다. 대표 메뉴인 매콤한 얼큰 수제비, 닭 국물이 담백하고 진한 닭칼국수 맛도 특별하지만, 알곤이 수제비탕은 술이 술술 넘어가게 하는 기특한 맛으로 안주류로도 사랑받는다. 면, 탕 요리가 아니어도 괜찮다. 이곳의 자랑인 바삭한 해물파전, 모둠전, 그리고 막걸리 한 잔 추가해 반주를 해도 좋은 곳이다.

[글과 사진 최유진]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977호(25.04.29)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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