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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국 소비’ 불붙는데 수출 기업은 ‘울상’ [생생中國]

中, 관세 전쟁의 명암

  • 베이징 = 송광섭 특파원
  • 기사입력:2025.04.25 11:01:32
  • 최종수정:2025.04.25 11:0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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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관세 전쟁의 명암
지난 4월 15일 방문한 베이징 하이뎬구 소재 샤오미 본사 전시관도 최근 출시된 전기차 ‘SU7 울트라’를 구경하는 방문객으로 가득했다. 손님 없이 한산했던 베이징 차오양구 소재 테슬라 매장과 대조적이었다. (송광섭 특파원)
지난 4월 15일 방문한 베이징 하이뎬구 소재 샤오미 본사 전시관도 최근 출시된 전기차 ‘SU7 울트라’를 구경하는 방문객으로 가득했다. 손님 없이 한산했던 베이징 차오양구 소재 테슬라 매장과 대조적이었다. (송광섭 특파원)

미·중 무역 전쟁이 파국적인 치킨게임으로 번지고 있다. 지난 2월 미국이 중국산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한 뒤 두 나라가 보복에 보복을 거듭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미국에 대한 중국 소비자 반감이 더해져 중국 소비자 사이에서는 ‘궈차오(國朝·애국소비)’ 열풍이 다시 불기 시작했다.

특히 중국산 전기차 인기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지난 4월 15일(이하 현지 시간) 오후 베이징 대표 번화가 왕푸징의 화웨이 매장에서 만난 60대 중국인 A씨는 화웨이 전기차 브랜드 ‘아이토’가 내놓은 M8을 둘러본 뒤 “차를 정말 잘 만든 것 같다”며 “할인 행사 여부를 알아본 뒤 구매할 것”이라고 말했다. “테슬라 등 외국 브랜드는 고려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는 “몇 군데 가봤지만 차량 성능이나 가격 등 여러 면에서 이 차량이 가장 나아 보인다”고 답했다. 같은 날 베이징 하이뎬구 소재 샤오미 본사 전시관도 최근 출시된 ‘SU7 울트라’를 구경하는 방문객으로 가득했다.

같은 날 베이징 차오양구의 한 테슬라 매장은 한산했다. 테슬라는 지난 4월 12일 그동안 수입 판매해오던 모델S와 모델X의 중국 내 신차 판매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대신 상하이에서 생산하는 모델3와 모델Y 판매에 집중하기로 했다.

테슬라, 中 내 수입 모델 판매 중단

이러한 애국 소비 현상은 전기차뿐 아니라 스마트폰 등 전자기기, 음식료·의류 등 다양한 소비재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반면 중국 수출 기업들은 비상이 걸렸다. 중국 허베이에서 가구·건자재를 생산해 미국에 수출하는 한 업체 관계자는 “미국의 관세 부과 조치로 미국 바이어들이 기존 주문을 모두 취소한 탓에 지난주부터 공장 운영을 중단했다”며 “공장 근로자 인건비를 절감하는 게 현재 할 수 있는 최선의 대응책”이라고 토로했다. 미국에서 원자재를 들여와 판매하는 광둥성 한 인테리어 업체의 쉔 모 사장은 “고객 주문도 빠르게 줄고 있어 문을 닫게 될 지경”이라고 토로했다.

세계 최대 규모 도매시장인 ‘이우시장’에도 미국 바이어가 크게 줄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와 관련해 “미국인이 인형부터 파나마 모자, 장난감 저격 총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사기 위해 이우시장을 방문했지만, 관세 부과 이후 이들이 살 만한 상품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미식축구장 1000개를 모아놓은 것보다 규모가 큰 이우시장에는 7만5000개 판매상이 입점해 있다.

이우시장에서 파티·핼러윈 용품을 도매로 판매하는 니에쯔친 사장은 최근 중국 경제매체 제일재경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관세 부과 조치로 매출의 30~40%가량이 영향을 받고 있다”면서도 “유럽 등 다른 시장으로의 수출을 늘리거나 중국 명절용 상품을 개발해 내수 판매처를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 중국상업연합회 등 7개 경제인협회는 지난 4월 11일 공동성명을 내고 “미국 관세 인상에 따라 내수 시장 확대, 내외무역 통합 추진, 수출 상품의 내수 전환 촉진이 시급한 과제가 됐다”고 발표했다. 최근 중국 대표 전자상거래 업체 징둥닷컴은 최근 향후 1년간 총 2000억위안(약 40조원) 규모 수출 상품을 내수용으로 구매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베이징 = 송광섭 특파원 song.kwangsub@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307호 (2025.04.30~2025.05.06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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