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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발 앞선 대만 TSMC "3년내 1.4나노 반도체 양산"

美 테크 콘퍼런스서 발표
속도 15% 전력효율 30% 개선
"공정 완벽히 뒤바꾸겠다"
삼성, 1나노 2027년 양산목표

  • 이상덕
  • 기사입력:2025.04.24 18:02:42
  • 최종수정:2025.04.24 18:0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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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반도체 기업 TSMC가 1.4㎚(나노미터) 공정 기반 반도체를 3년 뒤에 내놓는다. 1㎚는 사람 머리카락 굵기의 약 10만분의 1 수준으로, 꿈의 공정이라고 불린다.

24일 TSMC는 이 같은 1.4㎚ 공정 세부 사양을 '2025 북미 테크 콘퍼런스'에서 발표했다. TSMC는 1.4㎚ 공정을 'A14'로 명명했다. 이번 발표의 핵심은 종전 공정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라인과 기술을 완전히 새롭게 설계하는 이른바 '신노드' 전략을 구사한다.

모든 것을 뒤엎은 것은 1㎚대 진입이 어렵기 때문이다. 1.4㎚ 간격은 실리콘 원자 여러 개 수준의 거리에 불과하다. 1㎚대에서는 전자들이 너무 얇은 절연막을 뚫고 지나가버리는 현상인 '양자 터널링'뿐 아니라 트랜지스터 간격이 극단적으로 좁아지면서 전류가 원치 않는 곳으로 흐르는 전력 누설 문제가 빈번하다. 또 보이지 않는 불순물 하나가 회로 성능을 완전히 뒤바꾼다.

이를 위해 TSMC는 △트랜지스터가 전류를 흘려주는 채널을 사방에서 감싸면서 제어하는 '2세대 게이트올어라운드(GAA) 나노시트 트랜지스터' △트랜지스터 배치를 훨씬 유연하게 해주는 '나노플렉스 프로' 기술을 적용하기로 했다. 다만 뒷면에서도 전력을 공급하는 백사이드 전력 공급(SPR) 기술은 초도 물량에 도입하지 않는다.

케빈 장 TSMC 글로벌 영업·사업개발 수석부사장은 "A14는 완전한 노드의 전환"이라면서 "종전 공정에 비해 속도는 최대 15% 향상되고 전력 소모는 30% 감소하며 트랜지스터 집적도는 1.2~1.23배 증가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N2 공정을 완벽히 뒤바꿀 것이라는 메시지다.

TSMC는 이날 A14 공정 기반 칩 양산 시기를 정확히 밝히진 않았다. 다만 2㎚ 공정인 A16과 N2P 기반 칩이 2026년 하반기 양산되는 것으로 미뤄볼 때 A14는 예정대로 2028년 상반기에 양산할 것으로 보인다. 로드맵대로라면 2028년 하반기께 TSMC 1.4㎚ 칩이 출시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1㎚대 공정 기반 칩을 TSMC보다 1년 정도 이른 2027년에 양산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전영현 삼성전자 DS부문장 겸 부회장은 앞서 주주총회에서 "고객 서비스 중심 사고를 바탕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고 고객 만족도를 높이겠다"면서 "2㎚ 기술 완성도를 높이고 1㎚대 차세대 공정을 개발해 글로벌 시장에서 강한 기술·제조 역량을 갖추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삼성전자는 현재 2㎚ 공정의 수율을 끌어올리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특히 2026년 출시 예정인 갤럭시 S26 시리즈에 탑재될 '엑시노스 2600' 프로세서가 2나노 공정과 직결돼 있어 파운드리사업부와 시스템LSI사업부 모두에 중요한 과제다.

향후 완성될 1㎚대 공정은 엔비디아의 차차세대 칩인 파인만에 적용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파인만은 엔비디아가 2028년 내놓을 인공지능(AI) 가속기로, 1㎚대 공정에서 생산되고 HBM5를 탑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상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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