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과 가까이하려 가장 작은 급 골라
지난해 순방 때는 흰색 ‘아이오닉 5’

지난 4월 21일 프란치스코 교황이 선종한 가운데, 과거 한국과의 각별한 인연이 재조명되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4년 8월 아시아 국가 중에선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했다. 전 세계로 보면 브라질, 이스라엘에 이어 세 번째 방문지로 한국을 택했다. 요한 바오로 2세에 이어 한국을 방문한 두 번째 교황이기도 하다.
방한 중 교황은 세월호 참사 유족을 위로하고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등 고통받거나 소외된 이들과 마주했다. “한반도 평화를 마음속에 깊이 간직하고 왔다”며 평화를 기원하기도 했다.
당시 교황은 리무진 의전 차량 대신 한국 브랜드 기아의 소형차 ‘쏘울’을 선택해 화제를 모았다. 교황은 신변 안전에 대한 우려에도 대중과 가까이하기 위해 가장 작은 급의 한국차를 ‘포프모빌’(교황의 차량)로 타고 싶다는 뜻을 천주교 교황방한준비위원회 측에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9월 아시아·오세아니아 4개국 순방에 나섰던 교황은 마지막 목적지 싱가포르에서 현대차의 전기차 아이오닉 5를 의전 차량으로 이용하기도 했다. 교황이 흰색 아이오닉 5에서 창문을 열고 싱가포르 시민을 향해 손을 흔드는 장면도 여러 차례 목격됐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삼성전자와도 인연을 맺었다. 매주 교황과 신자들이 만나는 장소인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엔 삼성전자가 기부한 대형 옥외 전광판 4대가 2023년부터 설치돼 있다. 2007년부터 일본 파나소닉의 전광판이 있었으나, 교황청이 제품 노후화로 교체를 검토하던 중 삼성전자 제품을 선정했다. 당시 삼성전자 대표단은 전광판 설치 작업 완료 시점에 바티칸을 방문, 교황을 개인 알현하기도 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대표단에 감사를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교황은 올해 봄 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산불이 확산해 큰 피해가 발생하자 위로의 뜻을 표명하기도 했다. 교황청 국무원장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은 지난 3월 28일 한국 가톨릭교회와 행정 당국에 보낸 전보에서 “(교황은) 한국 여러 지역에서 발생한 산불로 인해 발생한 생명의 위협과 피해에 대해 깊이 우려하고 있다”며 “희생자들의 영혼을 전능하신 하느님의 자비에 맡기시며, 사랑하는 이들을 잃은 유가족들에게 진심 어린 애도를 표했다”고 했다.
‘가난한 이들의 아버지’로 전 세계로부터 존경을 받았던 프란치스코 교황은 부활절 4월 21일 선종했다. 2013년 교황으로 선출돼 12년간 재임한 그는 재임 기간 동안 약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행보를 보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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