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빌리어드뉴스 MK빌리어드뉴스 로고

"K셀러 된 울엄마, 年1억 번다" 역직구 쑥쑥

한류붐에 해외서 韓제품 불티
역직구 시장 5년새 5배 껑충
주부·직장인 등 일반인 가세
마트서 물건 사고 마진 붙여
해외플랫폼에 등록해 판매

  • 이선희
  • 기사입력:2025.04.22 17:42:03
  • 최종수정:2025-04-22 20:00:09
  • 프린트
  • 이메일
  • 페이스북
  • 트위터
사진설명
서울에 거주하는 주부 김 모씨(35)는 매일 아침 집 근처 다이소를 찾는다. 청소용품·주방용품·간식거리 등 해외에서 팔 만한 저가 제품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김씨는 이렇게 '사입'한 상품을 미국 쇼핑몰 아마존이나 동남아 온라인 플랫폼 쇼피에 올려 수익을 얻는다. 김씨는 "다이소는 3000~5000원대 제품이 많아 부담 없이 사입할 수 있다"며 "K브랜드 인지도가 높다 보니 해외에서는 마진 3~4배를 붙여도 잘 팔린다"고 말했다. 한국 상품을 판매하기 시작한 지 6개월째인 김씨의 지난달 순수익은 100만원 남짓이다. 김씨는 "쿠팡 같은 국내 이커머스는 경쟁이 치열하지만 해외는 아직 성장 중이어서 기회가 더 많다"면서 "월 1000만원을 버는 게 목표"라고 했다.

전 세계적으로 K콘텐츠와 K브랜드 위상이 오르면서 글로벌 오픈마켓에서 한국 제품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해외 쇼핑몰에서 한국 상품은 인기가 많아 이를 오픈마켓에 올려 해외에 판매하는 국내 셀러도 급증하고 있다. 고물가와 경기 침체로 부수입 확보가 절실한 직장인들도 '셀러'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국내외 배송 서비스가 발달해 창고나 물류 시스템 없이 개인도 해외 판매가 가능해지면서다.

22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 소비자가 온라인으로 우리나라 물품을 구매한 '역직구' 금액은 29억300만달러(약 4조1228억원)로 2019년(5억6300달러) 대비 5배 이상 증가했다.

역직구는 한국 제품을 외국 소비자가 구입하는 것을 뜻한다. 국내 소비자가 해외 마켓에서 상품을 구매하는 '직구'와는 반대 개념이다. 외국 소비자들이 아마존·이베이·쇼피 등 현지 오픈마켓에서 사들인 한국 제품이 6년 전에 비해 5배나 증가했다는 얘기다.

특히 한류 열풍이 불고 있는 동남아에서는 한국 셀러 제품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지난해 K셀러 주문 비중은 베트남 134%, 태국 182%, 싱가포르에서는 58% 성장했다.

셀러들이 해외 오픈마켓에 주목하는 것은 한국보다 높은 가격에 판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국내에서 2000원인 사탕 '말랑카우' 한 봉지가 아마존에서는 대략 7000원대(2봉지에 11달러)에 판매된다. 3년 차 아마존 셀러는 "맛을 두 종류 패키지로 만드는 식으로 구성을 달리해 마진을 붙이는 방식"이라면서 "미국 판매가가 국내 대비 3~4배여서 배송수수료 등을 제외하고도 수익이 난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셀러는 "다이소나 올리브영은 이미 검증된 제품을 판매하기 때문에 이곳에서 잘 팔리는 물품을 유심히 보고 해외에 판매한다"고 말했다.

해외 판매의 장벽이었던 '배송'도 서비스가 향상됐다. 예컨대 쇼피는 국내 셀러가 제품을 포장해놓으면 이를 '픽업'해 경기도 김포에 구축한 국내 물류 허브로 배송한 뒤 통관·현지 배송까지 수행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GS25와 협업해 셀러가 근처 편의점에 상품을 맡기면 반값택배를 이용해 쇼피 국내 물류 센터로 배송할 수도 있다. 아마존에서 셀러로 활동하는 박 모씨는 "포장과 출고를 해주는 제3자 물류 서비스(서드파티 업체)도 많아서 물류창고 없이도 집에서 재고 부담 없이 이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아마존이나 쇼피 물류창고에 재고를 맡기고 주문이 발생하면 현지 소비자에게 발송해주는 '풀필먼트' 서비스도 고도화돼 있어 개인 셀러들은 창고가 필요 없다. 그러나 무분별한 판매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제조사가 공식 유통 채널만 허용한 제품을 무단으로 판매하면 지식재산권 침해로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

[이선희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