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 세계적으로 K콘텐츠와 K브랜드 위상이 오르면서 글로벌 오픈마켓에서 한국 제품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해외 쇼핑몰에서 한국 상품은 인기가 많아 이를 오픈마켓에 올려 해외에 판매하는 국내 셀러도 급증하고 있다. 고물가와 경기 침체로 부수입 확보가 절실한 직장인들도 '셀러'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국내외 배송 서비스가 발달해 창고나 물류 시스템 없이 개인도 해외 판매가 가능해지면서다.
22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 소비자가 온라인으로 우리나라 물품을 구매한 '역직구' 금액은 29억300만달러(약 4조1228억원)로 2019년(5억6300달러) 대비 5배 이상 증가했다.
역직구는 한국 제품을 외국 소비자가 구입하는 것을 뜻한다. 국내 소비자가 해외 마켓에서 상품을 구매하는 '직구'와는 반대 개념이다. 외국 소비자들이 아마존·이베이·쇼피 등 현지 오픈마켓에서 사들인 한국 제품이 6년 전에 비해 5배나 증가했다는 얘기다.
특히 한류 열풍이 불고 있는 동남아에서는 한국 셀러 제품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지난해 K셀러 주문 비중은 베트남 134%, 태국 182%, 싱가포르에서는 58% 성장했다.
셀러들이 해외 오픈마켓에 주목하는 것은 한국보다 높은 가격에 판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국내에서 2000원인 사탕 '말랑카우' 한 봉지가 아마존에서는 대략 7000원대(2봉지에 11달러)에 판매된다. 3년 차 아마존 셀러는 "맛을 두 종류 패키지로 만드는 식으로 구성을 달리해 마진을 붙이는 방식"이라면서 "미국 판매가가 국내 대비 3~4배여서 배송수수료 등을 제외하고도 수익이 난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셀러는 "다이소나 올리브영은 이미 검증된 제품을 판매하기 때문에 이곳에서 잘 팔리는 물품을 유심히 보고 해외에 판매한다"고 말했다.
해외 판매의 장벽이었던 '배송'도 서비스가 향상됐다. 예컨대 쇼피는 국내 셀러가 제품을 포장해놓으면 이를 '픽업'해 경기도 김포에 구축한 국내 물류 허브로 배송한 뒤 통관·현지 배송까지 수행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GS25와 협업해 셀러가 근처 편의점에 상품을 맡기면 반값택배를 이용해 쇼피 국내 물류 센터로 배송할 수도 있다. 아마존에서 셀러로 활동하는 박 모씨는 "포장과 출고를 해주는 제3자 물류 서비스(서드파티 업체)도 많아서 물류창고 없이도 집에서 재고 부담 없이 이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아마존이나 쇼피 물류창고에 재고를 맡기고 주문이 발생하면 현지 소비자에게 발송해주는 '풀필먼트' 서비스도 고도화돼 있어 개인 셀러들은 창고가 필요 없다. 그러나 무분별한 판매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제조사가 공식 유통 채널만 허용한 제품을 무단으로 판매하면 지식재산권 침해로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
[이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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