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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경영지원본부 칼럼] 4월에 개인 목표 설정하는 회사

  • 정양범
  • 기사입력:2025.04.21 09:28:48
  • 최종수정:2025.04.21 09:2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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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말까지 개인 KPI를 등록하세요.

인사팀의 업무 연락이 도착했다. 연간 KPI 설정과 관련 추진 일정이었다. 개인이 KPI를 설정하고, 팀장과 협의를 마치고 4월 30일까지 인사팀에 최종 결과를 제출하라는 내용이었다. 중소기업이고 인사 담당자가 1명 밖에 없지만, 4월말에 KPI 설정은 이해할 수가 없었다.

1월에 입사한 A책임은 인사 담당자를 찾아 갔다. 회사 사업계획은 작년 12월에 마무리되었는데, 왜 개인 목표는 4월이냐고 물었다. 통상 그렇게 해왔다고 한다. 1월에 입사했는데, 자신도 KPI를 작성해야 하느냐 물으니 당연히 해야 한다. KPI가 무엇이냐고 하니 팀장에게 물어보라고 한다. 팀장은 A책임의 KPI는 본인이 설정하고 자신과 협의하면 된다고 한다. 형식적이기 때문에 크게 신경 쓸 필요가 없고, 전임자 것 참고하여 대충하라고 한다. 전임자가 했던 KPI를 보니 매우 형식적이었다. 실행 과제도 없고 결과물도 불명확하게 KPI를 작성했다. 도대체 무슨 일을 했기에 이런 지표가 나왔나 이해하기 힘들었다. 팀장에게 질문하니 지금 바쁜데 그런 것 가지고 신경 쓰지 말고 대충하고 회의 준비부터 하라고 한다.

4월말 개인 목표 설정을 실행 과제 없는 KPI, 팀원이 작성해 팀장과 협의하는 프로세스, 팀장의 가치 없는 일이라는 평가가 이해할 수 없었다. 인사 팀이 요구한 양식에 맞추어 KPI를 설정하고 팀장에게 결재를 올리니 코멘트 없이 승인이 되었고, 인사 팀에 전송되었다. 팀장도 인사 팀도 피드백이 전혀 없다. 매우 중요한 일인데, 이 회사에서는 어떻게 이렇게 하며, 이렇게 할 것이면 이런 형식적인 일을 왜 하는가? CEO와 경영층이 이를 모르는 것인지? 알면서도 방관하는 것인지 화가 났다.

KPI의 점검과 피드백

4월말 수립된 KPI는 1년 내내 단 한번도 점검하는 일이 없다. 12월 평가에 KPI 대비 실적을 작성하게 한다. 각자 자신의 KPI를 작성해 직속 상사에게 전송하면, 상대 비율에 따라 평가가 실시된다. 개인 KPI는 전원 100% 이상 달성된다. 개개인은 자신은 100% 이상 달성했기 때문에 좋은 점수와 등급을 생각한다. 1차 평가자들이 정해진 등급별 가중치에 따라 팀원을 평가하고, S(탁월)과 C(미흡)은 가중치를 반드시 맞춰야 하기 때문에 인원이 적은 팀은 대부분 B등급에 몰리게 된다. 2차 평가자가 1차 평가자의 결과를 보고 등급 조정을 할 수 있다. 마지막 최종 평가자인 CEO가 회사와 개인 성과에 따라 2차 평가 결과를 조정할 수 있다.

회사는 계속 매출과 이익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적자인데, 직원들의 KPI는 전부 100% 이상 초과달성이다. 회사의 인사제도는 C등급은 연봉 동결이고, B등급은 3% 인상, A등급은 6% 인상, S등급은 10% 인상이다. 평가 가중치는 S 10%, A20%, B 60%, C10%이다. CEO는 2년 연속 회사가 적자인데, B등급 이상이 90%로 임금인상을 해야 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판단했다. 회사 성과와 개인 성과를 연계하여 보상 제도를 개선하라고 했다. 예를 들어 회사 성과가 적자이면, S와 A등급은 없고, B등급 20%와 전부 C등급으로 처리했다. 어느 정도 연봉이 인상될 것이라 생각했던 직원들은 80%가 동결되자, 분위기가 어수선하다. 임금인상이 있는 직원이 누구냐를 확인하고, KPI와 무관하게 상사의 판단에 따라 결정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KPI에 의한 성과관리가 되기 위해서는……

KPI는 핵심 성과 지표이다. 지표가 지표로써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앞 단의 실행 과제와 결과물이 명확해야 한다. 목표에 의한 관리가 운영되어야 한다. KPI가 설정되었다면 최소 월 단위로 점검과 피드백이 이루어져야 한다. 상황이 변화되면 KPI도 조정해야 하며, 개인 KPI 달성이 회사 KPI 달성에 기여 되어야 한다.

KPI에 의한 성과관리가 제대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첫째, 실행 과제와 결과물에 의한 12월 개인 KPI 작성이다.

조직의 사업 계획이 확정되는 12월, 인사 팀은 개인 목표를 수립하여 가능한 12월말에 마무리해야 한다. 팀원이라면 팀장이 팀 사업계획의 실행과제를 중심으로 팀원에게 과업 부여를 해야 한다. 팀원은 자신의 고유 업무와 팀장이 부과한 과업을 중심으로 내년도 목표인 실행 과제를 먼저 확정해야 한다. 이후, 사업 과제별 결과물, 세부 실행 계획, KPI를 수립한다.

이를 기반으로 팀장과 협의하여 최종 확정하면 된다.

둘째, KPI의 점검과 피드백이다.

개인별 KPI의 작성이 마무리되면 전 팀원이 실행 과제별로 결과물, 세부 추진 계획, KPI를 발표하여 공유해야 한다. 매월 목표 대비 실행과 차월 계획을 중심으로 KPI를 발표해야 한다. 팀원들이 각자 목표 대비 어느 정도 실행했는가 인지하도록 해야 한다. 팀장은 팀원 발표가 끝나면 팀 목표 관련 실행율, 차월 중점 과제, 팀원들이 잘한 점, 강조 및 특이 사항을 설명하여 팀 목표의 진행 정도를 알게 하고, 팀원을 동기부여해야 한다. 발표가 끝난 후, 팀원 개인별로 면담을 실시하여 보다 구체적인 피드백을 해 준다.

셋째, KPI의 조정과 기록에 의한 평가이다.

KPI 조정은 매월 면담을 통해 환경과 상황 변화, 추진 실적 등에 때라 조정을 해줘야 한다. 초과 달성을 했으면 추가 과제를 부여하고, 미달 시, 지원 방안을 제시해 달성하도록 해야 한다. 발표와 면담을 통해 년간 목표의 실행 과제별 진척, 목표 이외의 실행 과제 추진 등을 관리해야 한다. 년말에 한번 평가하는 것이 아닌 월별 발표와 면담 후 평가를 실시해 직원 전체의 달성과 질적 성과를 이끌어야 한다.

중소기업 팀장은 실무부터 시작하여 조직관리를 하는데, 점검과 피드백, 발표와 면담을 할 시간을 낼 수 없다고 한다. 성과 관리보다 더 중요한 일은 그리 많지 않다. 중요한 일이라면 더 관심을 갖고 실천해 가야 한다. 구성원의 행동은 지속적 조치에 습관이 된다. 최소 월별 발표와 면담은 습관이 되도록 해야 함이 최우선이다.

[홍석환 매경경영지원본부 칼럼니스트/ 현) 홍석환의 HR 전략 컨설팅 대표/전) 인사혁신처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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