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빌리어드뉴스 MK빌리어드뉴스 로고

10평 매장서 시작해 10년 만에 브랜드 매출 750억 [대한민국 장사 고수 열전]

(44) 임상진 생활맥주 대표

  • 노승욱 객원기자
  • 기사입력:2025.02.22 21:00:00
  • 최종수정:2025-02-25 09:44:06
  • 프린트
  • 이메일
  • 페이스북
  • 트위터
(44) 임상진 생활맥주 대표
2014년 생활맥주 창업, 대표(현)/ 매경 100대 프랜차이즈 선정/ 저서 ‘상권을 이기는 작은 가게 성공 법칙’/ 직가맹점 250여개 운영(현)/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부회장(현)
2014년 생활맥주 창업, 대표(현)/ 매경 100대 프랜차이즈 선정/ 저서 ‘상권을 이기는 작은 가게 성공 법칙’/ 직가맹점 250여개 운영(현)/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부회장(현)

열 평 작은 매장에서 시작해 10년 만에 브랜드 매출 750억원.

임상진 대표가 운영하는 생활맥주 얘기다. 1호점은 여의도의 망한 꽃집 자리에서 시작했다. 무권리금 매장이 많은 외진 입지였던 데다, ‘여의도스럽지 않은’ 개성 있는 수제맥주펍이란 점에서 주변 우려가 많았다. 그러나 임 대표는 확신했다. 여의도 어디를 둘러봐도 생활맥주처럼 개성이 강하고 반짝거리는 술집이 없으니 경쟁하지 않고 주목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 결과는 대성공. 오픈하고 단 며칠 만에 손님이 줄을 설 정도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이 경험을 통해 저는 브랜드의 진정성과 공간 브랜딩이 상권보다 중요하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나만의 정체성이 명확한 브랜드라면 뒷골목 후미진 곳에도 기꺼이 소비자는 찾아옵니다.”

이후는 승승장구. 생활맥주는 설립한 지 10여년 만에 250여개 직가맹점을 운영하는 수제맥주 1등 프랜차이즈로 자리매김했다. 특이한 점은 이 중 직영점이 54개나 된다는 것. 매출의 70%가 직영점에서 나온다. 브랜드에 대한 자신감과 운영 노하우가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국내 외식 프랜차이즈 중 직영점을 운영하는 브랜드는 5.1%에 불과하더군요. 치킨 프랜차이즈가 1000개가 넘는데, 그중 7개 브랜드만 직영점을 운영해요. 고객을 마주하고 시행착오를 겪은 후 얻은 노하우를 가맹점에 전달하기 위해서라도 프랜차이즈 본사의 직영점 운영은 필수입니다.” 국내 프랜차이즈 평균 수명은 5년이 채 안 된다. 그런데 생활맥주는 어떻게 11년이나 장수할 수 있었을까. 여러 비결이 있지만 ‘트렌드를 좇지 않은 것’이 주요인으로 꼽힌다.

“우리는 흔히 ‘트렌드’라는 단어에 민감합니다. 연말 연초가 되면 트렌드 관련 서적을 읽으며 새로운 유행을 따라가려고 하죠. 단언컨대, 트렌드를 따라가는 사업은 망하기 쉽습니다. 그러다 보면 나만의 색깔이 점점 무뎌지고 경쟁력도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생활맥주의 또 다른 강점은 ‘플랫폼 전략’이다. 대부분의 프랜차이즈는 특정 제품을 가맹점에 강제적으로 공급하면서 수익을 얻는다. 생활맥주는 반대로 다양성을 극대화했다. 양조장들과 협력해 전국 각지에서 개성 있는 맥주를 공급, 점주들이 판매 데이터를 분석해 잘 팔리는 맥주만 선별한다.

임 대표는 최근 자영업 경기가 어렵지만 나만의 브랜드 정체성만 확고하다면 얼마든지 성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최근에는 장사 노하우를 집대성, ‘상권을 이기는 작은 가게 성공 법칙’ 책을 내고, 장사고수 플랫폼 ‘창톡’에서 후배 창업자 1:1 멘토링도 하고 있다. “외식업은 단순히 맛있는 음식을 만든다고 성공하는 것이 아닙니다. 브랜드 정체성을 선명하게 해서 ‘초격차’를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노승욱 객원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97호 (2025.02.19~2025.02.25일자) 기사입니다]

[Copyright ⓒ 매경이코노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