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설명](https://wimg.mk.co.kr/news/cms/202502/13/20250213_01160105000002_L00.jpg)
12일 매일경제가 벤처투자 정보업체 더브이씨에 의뢰해 받은 자료에 따르면 스푼랩스가 작년 한 해 가장 많은 투자를 유치했다. 스푼랩스를 포함해 1000억원 이상 투자를 받은 스타트업만 총 6곳에 달했다. 글로벌 확장성이라는 키워드를 품어야만 거액 투자 유치가 가능한 것으로 판명됐다. 2020년부터 5년간 투자 유치 상위 기업을 놓고 보면 작년 투자 규모는 상당히 위축된 편이다.
1위 스푼랩스는 현금 동원력이 탄탄한 국내 게임업체 크래프톤이 게임이 아닌 분야에 투자한 것 중 최대 자금을 유치한 것이어서 눈길을 끌었다. 창업 12년 차 중고 신인 스타트업으로 새로운 미디어 트렌드에 발맞춰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 업종 전환을 시도한 것이 매력적으로 다가온 셈이다.
틱톡이 촉발한 숏폼 플랫폼은 드라마는 물론 게임 시장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숏폼 드라마 시장이 중국에서만 7조원 규모다. 미국, 일본 등에서도 빠르게 성장하며 시장 성장성과 새로운 지식재산권(IP) 확보, 기존 사업을 안정적으로 운영했던 시너지 효과에 주목했다는 것이다.
![스푼랩스의 숏폼 드라마 플랫폼 '비글루'(위)와 트웰브랩스가 12일 공개한 차세대 영상 AI 모델 '페가수스-1.2'(아래).](https://wimg.mk.co.kr/news/cms/202502/13/20250213_01160105000002_L01.jpg)
4위에 오른 블록체인 기반 IP 거래 기업 스토리(옛 스토리포트폴리오)는 해외 투자사에서만 1070억원을 유치했다. 세계 최대 벤처캐피털(VC) 앤드리슨호로위츠와 폴리체인캐피털 등이 참여했다. 웹소설 플랫폼 '래디쉬'를 창업해 카카오에 5000억원에 매각한 성공 신화의 주인공 이승윤 대표와 구글 딥마인드 프로덕트매니저(PM) 출신 제이슨 자오가 2022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공동 창업했다. 발전하는 AI 기술을 활용해 크리에이터들의 IP를 보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창업 2년도 채 안 돼 3조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셈이다.
지난해 국내 유니콘에 등극한 패션 플랫폼 에이블리와 태양광에너지 발전 운영사 브라이트에너지파트너스가 나란히 1000억원으로 5위에 올랐다.
다만 더브이씨 자료에 따르면 투자 상위 100대 스타트업의 투자 유치 규모는 2021년 10조3450억원에 달했지만 2022년 7조8058억원, 2023년 4조3766억원, 지난해 3조4266억원으로 계속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분야별로는 바이오기업이 작년까지 5년 연속으로 투자 유치 상위 100대 기업 숫자가 가장 많았다. 작년 투자 유치 상위 100개 기업(중복 제외) 중 22곳이 바이오기업이고, 투자 유치 금액은 총 4780억원으로 약 15% 비중을 차지했다.
맹필재 바이오헬스케어협회장(충남대 미생물·분자생명과학과 명예교수)은 "수명이 증가하고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바이오 산업이 성장하고 있어 투자 규모가 크다"며 "신약 하나를 개발하는 데에 평균 12년 넘게 걸리고 조 단위 금액이 드는 산업 특성이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바이오기업 중에서는 엠에이치지(MHG)가 가장 높은 순위인 10위에 올랐다. 자체 개발한 모발이식 장치 '메타식모기' 등을 유통하고 있다. 김수현 대표가 2021년 설립한 메디컬 헬스케어 기업으로 작년 8월 글로벌 사모펀드(PEF) 앵커에퀴티파트너스에서 600억원을 유치했다. 작년에 투자를 유치한 국내 바이오의료 스타트업 중 가장 많은 금액이다.
1위 투자 유치 기업의 투자금은 급감했다. 2020년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2060억원), 2021년 숙박중개 플랫폼 야놀자(1조9400억원), 2022년 바이오기업 보타메디(8022억원), 2023년 패션 플랫폼 무신사(2400억원)에 비해 스푼랩스가 유치한 투자금은 저조한 수준이다.
윤건수 한국벤처캐피탈협회장은 "인구 감소와 글로벌 시장 환경 변화에 따라서 과거에는 국내 시장 성장성만으로도 높은 가치를 인정받아 투자받던 플랫폼 기업이 있었는데, 앞으로는 글로벌 성장성이 받쳐주지 않으면 투자받기 힘든 시대가 왔다"고 지적했다.
[이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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