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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전사 정신으로 바퀴벌레 퇴치합니다”…1년 새 3배 성장한 방역회사의 비결

특전사·개발자 출신 홍상진 세이클 대표 “안 되면 되게 하라” 해충 퇴치에 통했죠

  • 이호준
  • 기사입력:2025.01.24 06:45:32
  • 최종수정:2025.01.24 06:4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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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전사·개발자 출신
홍상진 세이클 대표

“안 되면 되게 하라”
해충 퇴치에 통했죠
홍상진 세이클 대표
홍상진 세이클 대표

“특전사의 ‘안 되면 되게 하라’는 구호처럼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를 완수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존재함으로써 국내 방역 업계가 한층 더 성장했으면 좋겠고, 더 나아가 전 세계 모든 사람이 깨끗한 환경에서 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육군 특수전사령부 출신이 벌레 때려잡기에 뛰어들었다. 스마트 방역·방제 기업 세이틀을 이끌고 있는 홍상진 대표(사진)가 주인공이다.

홍 대표는 이력이 특이하다. 미국 카네기멜런대에서 컴퓨터공학을 공부한 그는 졸업 후 귀국해 육군 특전사 장교로 군생활을 했다. 제대 후 개발자와 전략 컨설턴트로 마이크로소프트 개발자와 모니터컴퍼니에서 일했다.

홍 대표에게 인생의 전환점은 불쑥 찾아왔다. 2019년 집에서 ‘바(바퀴벌레) 선생’과 맞닥뜨리게 된 것이다. 너무나도 깜짝 놀랐던 홍 대표에게 또 한번의 충격이 찾아왔다.

홍 대표는 23일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바퀴벌레를 근본적으로 퇴치하기 위해 한 방역업체 서비스를 이용하려고 하다가 난관에 부딪쳤다”고 회상했다.

당시만 해도 국내 방역업체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이용할 수 없었다. 홍 대표는 “간신히 회사 전화번호를 검색해 연락을 했지만 정확한 견적도 받을 수 없었고, 집으로 방문하는 데 일주일이나 걸린다는 얘기를 듣고 포기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소비자 만족을 최우선으로 하는 방역·방제 서비스가 필요하겠다고 생각해 다니던 회사에 사표를 던지고 창업의 길로 나섰다”고 덧붙였다.

국내 방역·방제 시장은 80년 역사를 갖고 있지만 대표적인 ‘올드 마켓’으로 꼽힌다. 대형 업체 한 곳을 제외하곤 대부분 자영업자나 마찬가지인 영세업체뿐이다. 그동안 혁신은 전혀 이뤄지지 않았고, 서비스 품질이나 직원 관리 등에 대한 고객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말 그대로 주먹구구식 운영이었던 것이다.

홍상진 세이클 대표
홍상진 세이클 대표

2020년 창업한 세이클은 ‘세이프(Safe)’와 ‘클린(Clean)’의 합성어로, 홍 대표는 방역·방제 시장의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혁신 기술을 도입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세이클의 벌레 퇴치 방식은 다른 방역업체와 크게 다르지 않다. 푸른빛으로 날아다니는 해충을 유인해 끈끈이가 붙은 글루보드로 잡는 비래해충 포충기나 해충 모니터링 트랩을 해충의 이동경로에 설치해 바닥면에 부착된 끈끈이로 포획하는 방식을 주로 사용한다.

하지만 세이클의 가장 큰 경쟁력은 ‘디지털화’다. 홍 대표는 “지역마다 방역업체가 난립하고 있는데 전화 상담이나 인편을 통한 서류 전달처럼 디지털화가 돼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스마트폰 앱을 통해 고객이 쉽고 빠르게 서비스를 신청하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해충 문제를 정확히 진단하며 끝까지 책임지는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세이클은 모든 서비스에 사진을 포함한 자세한 리포트를 모든 고객에게 제공하고, 고객에게서 피드백을 받는다. 조금이라도 미흡한 부분이 있으면 실시간으로 본사에 통보되고, 즉각 처리에 나선다. 필요한 경우 야간 작업과 특수방제 작업도 진행해 고객이 만족할 때까지 서비스를 제공한다. 모든 과정은 스마트폰을 통해 진행된다.

이 같은 홍 대표의 노력은 이용 고객 평가에서 잘 드러난다. 세이클의 누적 고객만족도는 5점 만점에 4.9점 이상을 기록하고 있으며, 장기 고객 서비스 해지율은 5% 미만이다. 세이클을 한번 경험하면 빠져나오지 못 하는 것이다.

회사 성장세도 가파르다. 홍 대표는 “아직 5년 차 스타트업이지만 지난해 전년 대비 3배 가까운 외형 성장을 이뤘다”며 “세이클 스마트 방역·방제 솔루션을 조만간 동남아시아 시장에 선보이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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