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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군의 셰프’로 인생 바꾼 이채민 “부담 컸지만…스스로의 한계 부쉈죠” [인터뷰]

“촬영 한달 전 교체 투입…부담 없었다면 거짓말” “저도 몰랐던 저를 발견…한계 부수고 넘어” “인생 변화 있겠지만…나를 다잡아야겠다는 생각”

  • 김미지
  • 기사입력:2025.10.01 08:00:00
  • 최종수정:2025.10.01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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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 한달 전 교체 투입…부담 없었다면 거짓말”
“저도 몰랐던 저를 발견…한계 부수고 넘어”
“인생 변화 있겠지만…나를 다잡아야겠다는 생각”
이채민. 사진|tvN ‘폭군의 셰프’
이채민. 사진|tvN ‘폭군의 셰프’

“이 작품이 유독 저에게 있어 큰 작품이었기에 부담감이 없었다고 하면 거짓말이죠. 짧은 기간에 어떻게든 최선을 다하려 노력했는데 그런 마음을 알아주신 것 같아서 정말 감사해요.”

30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tvN ‘폭군의 셰프’ 종영 인터뷰로 만난 배우 이채민이 스스로의 인생을 바꾼 작품 ‘폭군의 셰프’ 뒷이야기를 전했다.

웹소설 ‘연산군의 셰프로 살아남기(작가 박국재)’를 원작으로 한 ‘폭군의 셰프’는 최고의 순간 과거로 타임슬립한 셰프 연지영(임윤아 분)이 최악의 폭군이자 절대 미각 소유자인 왕 이헌(이채민 분)을 만나며 벌어지는 서바이벌 판타지 로코를 그렸다.

화면 너머로 전해지는 미식 요리의 향연과 ‘이헌지영’의 절절한 로맨스, 궁중 정치 등이 맛깔나게 어우러진 이 작품은 지난 28일 17.1%(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자체 최고 시청률로 종영했다. 넷플릭스에서는 2주 연속 비영어권 TV 부문 글로벌 1위를 차지하며 국내외 시청자들을 모두 사로잡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채민. 사진|바로엔터테인먼트
이채민. 사진|바로엔터테인먼트

이채민은 “아직 끝난 게 실감이 안 될 정도로 아직 여운이 남아있다”며 “항상 작품 끝나고 나면 아쉽기도 하고 시원섭섭한 마음도 큰데, 이번에는 유독 작품이 잘 되고 많은 사랑을 받다 보니 뿌듯하다”고 종영 소감을 전했다.

촬영 한달 전 남자주인공으로 교체 투입된 그는 합류 결심 계기에 대해 “장태유 감독님의 팬이었다”고 운을 뗐다.

“장 감독님 드라마를 정말 재밌게 봐서 첫 미팅 때 정말 팬이라고, 행복하다 말씀 드리고 시작했어요. 그렇기에 이 작품을 안 할 이유는 없었고, 대본도 너무 재밌고 취향에 맞더라고요. 그런데 역할이 역할이니만큼,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부담감과 기대감, 설렘을 모두 안고 들어가게 된 것 같아요.”

이채민, 임윤아. 사진|tvN ‘폭군의 셰프’
이채민, 임윤아. 사진|tvN ‘폭군의 셰프’

캐릭터를 잡는데 시간이 촉박하다 보니 처음엔 자신감도 없었고, 불안감도 팽배했다고. 그런 그를 잡아준 것은 상대역인 배우 임윤아였다.

“선배님이 ‘충분히 잘 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불어넣어주셔서 큰 힘이 됐어요. 호흡이 정말 좋았어요. 갈등도 없었고, 서로 원하는 부분도 많이 수용해 주시고 아이디어도 제시해 주셨죠. 어릴 때부터 팬이었던 분과 작품 파트너를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영광이었는데, ‘이제 나만 잘하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실제 10세 연상인 임윤아와는 나이차이가 느껴지지 않을 만큼 촬영시 서로 캐릭터로서 집중했다고. 이채민은 임윤아에 대해 “선배님이 워낙 많은 것을 알려주셨기에 존경의 대상이었다”며 “배울 게 많은 선배님이자 사람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표현했다.

이채민. 사진|tvN ‘폭군의 셰프’
이채민. 사진|tvN ‘폭군의 셰프’

이채민은 촬영 준비 기간인 한 달이라는 시간에 승마, 서예 등을 배워야했다. 일주일에 몇 번씩 승마와 서예 학원을 다니며 최대한 많은 것을 습득했다는 그는 “현장에서 오히려 더 많이 배우게 됐다”고 이야기했다.

“승마 같은 경우도 현장에서 직접 하면서 늘었던 것 같아요. 막바지에는 혼자 말도 잘 달려서 ‘왜 마지막에 잘 달리지?’라는 아쉬움을 느낄 정도였죠.”

열심히 준비했던 작품인 만큼, 이채민은 방영 내내 전작에 비해 연기가 늘었다는 호평을 받았다. 유독 준비 시간이 짧다 보니 강박과 책임감이 있었다는 그는 “잠을 줄여 가며 연구하고, 영상 참고하고, 말투도 여러가지로 준비하고 시도했다”고 회상했다.

“감독님께서 직접 많이 불러주셔서 그룹 리딩도 많이 했어요. 초반에 캐릭터를 잡는 데에는 저만의 노력이 아니라 윤아 선배님과 동료분들이 많이 도와주셨어요. 그랬기 때문에 단기간에 어느 정도 촬영할 수 있는 캐릭터를 잡지 않았나 싶어요.”

수많은 칭찬을 받았던 이채민은 가장 뿌듯한 피드백으로는 “이헌 그 자체”라는 평을 꼽으며 “정말 뿌듯하고 좋았다”고 말했다.

이채민. 사진|tvN ‘폭군의 셰프’
이채민. 사진|tvN ‘폭군의 셰프’

작품 막바지에 담긴 절절한 눈물 연기는 시청자들에게 두고두고 회자될 명장면으로 남기도 했다. 이채민은 “유독 그 장면은 집중이 잘 됐다”고 이야기했다.

“우는 장면을 찍기 직전까지 무술 신을 찍었어요. 저 자체도 지치기도 했는데, 그런 몸 상태가 그 장면의 이헌과 맞아서였는지 몰입이 잘 됐던 것 같아요. 실제로 윤아 선배님이 눈을 감으시는데 슬프더라고요. 강풍기가 오고 와이어가 올라가면서 순간 몰입이 깨질 뻔 했지만, 다행히 여러 분들이 집중할 수 있게 많이 도와주셨어요.”

‘폭군의 셰프’는 최종회에서 이헌이 어떻게 현대로 다시 넘어왔고, 어떤 과정을 거쳐 연지영을 찾아냈는지를 정확히 보여주지 않은 채 “그건 중요하지 않다”는 대사로 그간의 스토리를 생략해 일부 시청자들에 ‘회피엔딩’이라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이채민. 사진|tvN ‘폭군의 셰프’
이채민. 사진|tvN ‘폭군의 셰프’

이에 대해 이채민은 “오늘 처음 들은 지적이었는데, 시청자분들에게는 정말 다양한 시선이 존재하는구나를 느꼈다”며 “촬영하는 입장에서는 단순히 아름답게 보였다”고 스스로 느낀 감상을 전하기도 했다.

“사실 판타지다 보니 어느 정도 허용하고 가는 부분이 있었던 것 같아요. 한 장 떨어진 망운록과 사랑의 힘으로 현대에 오게 된 것으로요. 촬영 순간에는 그게 당연하게 느껴졌고, 연기했던 입장으로서는 나름 설득이 됐어요.”

이채민은 ‘폭군의 셰프’를 통해 가장 크게 얻어가는 것으로 작품을 함께한 선배와 동료 배우, 감독님을 꼽으며 “좋은 사람들이 내 곁에 남아주는 것보다 더 값진 선물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또 하나는 스스로 몰랐던 자신을 발견한 것이라고.

“이렇게까지 에너지를 발산하는 역할을 처음하다 보니 부담이 컸어요. 평소에 저는 화도 잘 안 내고 소리 치는 성격도 아니거든요. 눈물이 많긴 하지만 그렇게까지 많이 흘려본 적도 없었고요. 그런데 이렇게까지 내 감정을 표출하고 발산할 수 있구나, 라는 생각이 처음 들었던 것 같아요. 그런 부분에서 저 스스로의 한계를 부수고 넘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채민. 사진|바로엔터테인먼트
이채민. 사진|바로엔터테인먼트

방영 중 ‘대세’로 도약했고, 대본이 30개가 밀려들어온다는 소문까지 난 이채민은 그야말로 ‘폭군의 셰프’로 인생을 바꿨다는 평을 받고 있다. 그러나 이채민은 이러한 변화 속에서도 “나를 잃고 싶지 않다”는 마음가짐을 굳게 다지고 있다.

“당연히 사람은 인생을 살다보면 여러 상황을 만나고 부딪히다보니 변화도 있겠지만, 온전히 제 내면에 있는 본 모습은 변하고 싶지 않아요. 이게 요즘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인 것 같아요. 다양한 일들이 벌어질 수 있지만, 그럴수록 저를 더 다잡아야겠다는 생각입니다.”

끝으로, 그는 많은 사랑을 준 팬들과 시청자들에게 앞으로의 행보를 기대케 하는 메시지를 남겼다.

“생각지도 못한 관심과 사랑을 주신 시청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앞으로 배우 이채민으로 더 책임감 갖고 재밌게 찾아뵐 수 있게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한 만큼 실망시키지 않고 더 열심히 좋은 모습 많이 보여드리겠습니다.”

[김미지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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