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룹 우주소녀 멤버 겸 배우 김지연(30)이 ‘귀궁’으로 판타지 장르에 처음 도전했다. 어느덧 9년차가 된 그는 아직 아쉬운 점이 먼저 보인다면서도,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지연은 9일 서울시 강남구 청담동에 위치한 킹콩by스타쉽 사옥에서 매일경제 스타투데이와 SBS 금토드라마 ‘귀궁’(극본 윤수정, 연출 윤성식 김지연)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지난 7일 종영한 ‘귀궁’은 영매의 운명을 거부하는 무녀 여리(김지연 분)와 여리의 첫사랑 윤갑의 몸에 갇힌 이무기 강철(육성재 분)이 왕가에 원한을 품은 팔척귀를 맞닥뜨리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김지연은 “출연자, 제작진과 모여서 마지막 회를 함께 봤다. 종방연 때 ‘다시 만났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다 같이 보고 너무 즐겁게 마무리했다”며 “너무 기분 좋게 시작했는데, 마지막 회에 기분 좋게 끝나서 좋았다”라고 종영 소감을 밝혔다.
첫 회 9.2%(이후 닐슨 코리아, 전국 기준)의 시청률로 시작한 ‘귀궁’은 이무기와 무녀의 사랑 이야기라는 참신한 소재, 왕가에 깊은 원한을 지닌 팔척귀로부터 시작된 미스터리하고 스펙터클한 서사, 신스틸러 역할을 톡톡히 하는 한국 전통 귀신의 존재감 등이 시청자들의 흥미를 모으며 최종회 11%의 자체 최고 시청률로 종영했다.
김지연은 “방송을 시작하기 전에 떨려서 잠을 못 잤는데, 첫방 시청률을 보고 깜짝 놀랐다”면서 “방송 내내 주위에서 ‘이런 모습이 있었는지 몰랐다’, ‘고생 많이 했겠다’, ‘연기할 때 안 무서웠냐’ 등 ‘귀궁’ 이야기를 많이 해줬다. SNS 팔로워도 10만명 정도 늘었다”라고 뿌듯한 미소를 지었다.

김지연은 작품에서 혼령들의 넋을 풀어주는 섬세하고 강단 있는 무녀 여리로 분했다. 그는 무녀 역할을 소화하기 위해 직접 가서 굿을 배우고, 냉장고에 독경을 붙여가며 연습하는 등 준비에 심혈을 기울였다고 했다.
“굿을 하는 장면은 자문해주시는 선생님이 계셨는데, 현장에 따라가서 보고 배웠어요. 또 감독님이 굿을 한국적인 미가 있게 안무처럼 소화하면 좋겠다고 해서 한국 무용도 따로 배웠죠. 독경 같은 경우에는 안 쓰는 말이다 보니까 외우는 게 어려워서 집안 곳곳에 붙여놨던 기억이 나요.”
귀신을 다루는 연기를 한 만큼, 특별한 경험도 했다고 밝혔다.
“연기 연습을 위해, 촬영 소품인 방울을 빌려 집에 둔 적이 있다”고 운을 뗀 그는 “감독님이 영화 ‘만신’이 연기에 도움이 될 것 같다고 해서 봤는데, 거기서 무당들이 소리로 귀신을 찾는다는 내용이 나오더라. 그런데 보고 나니까 괜히 방울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그래서 선생님께 물어봤는데 ‘귀신을 쫓는 신성한 소리’라고 하더라. 그 후로는 방울 소리가 안 들렸다”라고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를 공개했다.

‘귀궁’에서 이무기와 무녀로 러브라인을 그린 육성재와의 호흡도 들어볼 수 있었다. 김지연은 “연습생 시절을 같이 보낸 친구다 보니까 확실히 편했다. 판타지 장르가 처음이라 상상하며 연기하는 게 어려웠는데, 육성재와 감독님이 많이 도와줬다. 또 16년 지기와 로맨스 연기를 하는 게 어색했던 것이 여리, 강철이의 감정선과 잘 맞지 않았나 싶다”라고 말했다.
오래된 친구와 연인이 되는 것이 가능하다고 생각 하냐는 말에 김지연은 “안 그래도 주변에서 ‘둘이 사귀는 거 아니냐’고 묻는데, 제가 ‘16년 동안 뭐 없었으면 없지 않았을까요?’라고 답했다. 우주소녀 멤버들은 ‘육성재랑 로맨스를 찍는다고? (너희) 진짜 프로다’라고 하더라”라며 웃음을 터트렸다.
그러면서도 김지연은 육성재와 ‘베스트 커플상’에 대한 욕심을 드러냈다. 그는 “작년에 SBS 연말 시상식을 처음 가봤다. MC를 맡아서 ‘내년에는 저기 앉아있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올해 불러주시면 너무 좋을 것 같다. 베스트 커플상을 받아본 적이 없어서 이번에 노려보고 싶다”라고 이야기했다.

2017년 드라마 ‘최고의 한 방’으로 연기 활동을 시작한 김지연. 어느덧 9년차 배우가 된 그는 “돌아보면 열심히 산 것 같다. 모니터링을 하면 아쉬운 점이 먼저 보이는 건 어쩔 수 없지만, 하나씩 만들어 가는 과정이 아닌가 싶다. 학교물, 사극 이런 느낌으로 장르마다 하나씩 대표작을 만들고 싶은 욕심이 있다. ‘귀궁’은 사극 대표작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까지는 제가 가지고 있는 성향 안에서 제일 잘 표현할 수 있는 캐릭터를 골라왔다면, 이제는 조금 다른 것을 해보고 싶다. ‘잘할 수 있는 걸 해야지’라는 성향이 강했는데, 연기를 하면 할수록 ‘내가 모르는 새로운 모습이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새로운 작품을 할 때마다 이전 작품이 생각 안 나는 그런 배우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다겸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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