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이봉련(44)이 또 하나의 ‘인생캐(인생 캐릭터)’를 탄생 시켰다.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에서 산부인과 교수 서정민 역을 맡아 실수에는 쓴 소리를 퍼붓지만, 칭찬은 확실하게 하는 ‘참스승’으로 시청자들의 지지를 얻었다.
이봉련은 20일 오전 서울시 강남구 역삼동 한 카페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저희 드라마를 많이 봐주시고 좋아해 주셔서 얼떨떨하다. 너무 빨리 끝난 것 같아서 아쉬운 마음이다. 촬영하면서 배우들과 같이 찍은 사진을 보면서 추억을 떠올리는데 ‘사진 좀 더 많이 찍을 걸’이라는 생각이 든다”라고 종영 소감을 밝혔다.
지난 18일 종영한 tvN 드라마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크리에이터 신원호 이우정. 극본 김송희, 연출 이민수, 이하 ‘언슬전’)은 의사생활을 꿈꾸는 레지던트들이 입덕부정기를 거쳐 성장해 나가는 과정을 담은 ‘슬기로운 의사생활’ 스핀오프 드라마다.
이봉련은 ‘언슬전’에 합류한 과정에 대해 “많은 배우들이 그랬던 것처럼 저도 오디션을 봤다”면서 “‘어떻게 하면 이 세계관에 들어갈 수 있을까’라는 기대감이 커서 열심히 준비를 했는데, ‘같이 합시다’라는 말을 들었을 때 되게 짜릿했던 기억이 난다”라고 이야기했다.
이 작품은 당초 ‘눈물의 여왕’ 후속으로 편성돼 지난해 5월 방송 예정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상반기 의대 정원 증원을 둘러싼 의정 갈등과 이에 따른 전공의들의 집단 파업과 사직 여파로 편성이 무기한 연기됐고, 1년여 만에 시청자들을 찾았다.
기다리는 것이 쉽지 않았을 것 같다는 말에 이봉련은 “열심히 찍었는데 1년 정도 방송이 밀렸지 않나. ‘언슬전’으로 데뷔하는 친구들도 있고 해서 그런 소식이 들릴 때마다 아쉬웠는데, 다들 개인적으로 열심히 일을 하고 있어서 잘 견딘 것 같다. 막상 방송이 시작되고 나서는 사랑을 많이 받아서 그런 아쉬움이 다 녹아 내렸다”라고 답했다.

첫 회 3.7%(이하 닐슨 코리아, 전국 기준)의 시청률로 출발한 ‘언슬전’은 열심히 하지만 어딘가 어설픈 사회 초년생들이 생과 사가 공존하는 공간인 산부인과에서 인생의 시작과 끝을 마주하며 성장하는 과정으로 웃음과 감동, 공감을 선사했다. 그 결과 최종회 8.1%의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시청률이 조금씩 오르다가 마지막에 8%를 넘겼잖아요.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이라는 제목에 걸맞게 조금씩 들여다봐주신 마음이 시청률에 반영된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았어요. 같이 연기한 배우들이랑 그런 이야기를 자주 했고, 마지막에 최고 시청률이 나와서 기분 좋게 배우들을 만날 수 있었던 것 같아요.(웃음)”
이봉련은 극 중 종로 율제병원의 산부인과 교수 서정민 역으로 분해 레지던트들에게 가장 닮고 싶은 롤 모델이자 마주치고 싶지 않은 존재로 변신했다. 파란 수술복을 입거나 의사 가운을 걸치는 것만으로도 교수 포스를 발산, 평범하지만 개성 있는 캐릭터를 자신만의 색으로 그려냈다는 호평을 받았다.
그는 캐릭터를 어떻게 설정하고 연기했냐는 질문에 “의사 선생님들은 환자를 만나는 게 직업이니까, 정확하고 명료하게 전달하려고 하는 부분이 있지 않나. 제가 가지고 있는 소리나 말하는 방식 중 그런 부분을 꺼내서 캐릭터로 만들려고 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살면서 경험한 의사 선생님들의 모습들을 집합해 서정민이라는 인물을 완성한 것 같다. 직접 병원에 찾아가기도 했는데, 저와 비슷한 머리 기장에 안경을 쓰신 분들이 많더라. 그래서 작품에서 안경을 썼는데 그 순간 뭔지 모르게 알 수 없는 지식이 확 들어오는 기분이 들어서 도움을 많이 받은 것 같다. ‘서정민 교수에게 가서 아기를 낳겠다’는 댓글 반응이 가장 인상적이었다”라며 웃음을 터트렸다.(인터뷰②에서 계속)
[이다겸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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