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식 당구선수로 데뷔한 이유는.
=그간 당구에 쏟았던 노력을 선수로서 실전에서 실현해보려고 선수등록을 결심하게 됐다.
▲천안지역에서 당구이론 동호인으로 꽤 알려졌다고 들었다.
=2011년부터 인터넷 카페에 개인적으로 연구한 당구이론을 정리해 게재하고 있다. 연구분야는 스트로크, 3쿠션 시스템 원리, 난구풀이 등 다양하다. 이를 보고 많은 사람들이 직접 찾아오기도 한다.
▲당구이론을 연구하게 된 계기는.
=15년 전만해도, 당구를 감각으로만 쳤다. 19살 때 처음 큐를 잡은 후 쭉 그래왔다. 그런데 공을 치면 칠수록, 당구는 이론공부가 부족하면 (실력이)올라가는데 한계가 있더라. 당구연구는 그래서 시작했다. 시중에 나온 당구서적을 거의 다 뒤졌고, 때론 전문선수에게 자문도 구해 저만의 이론을 만들었다. 이를 카페에 올리고 레슨도 하면서 다른 동호인들에게도 공유해왔다.

=가끔 그런 얘기를 들었다. 하지만 당구는 과학적인 스포츠라는게 저의 지론이다. 어떻게 보면, 주변 비난은 제 당구발전의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불과 10여년 전엔 클럽에 개인 큐를 들고가도 ‘유난 떤다’는 소리를 듣곤 했다. 하지만, 1년간 개인장비를 사용한 제가 좋은 결과를 내놓으니, 앞다퉈 개인큐를 장만하더라. 하하.
▲30살 때부터 몇 년간, 생계 때문에 큐를 놓기도 했다던데.
=IMF 외환위기 직전, 개인사업이 힘들어져 사업을 접었다. 그후 제 전문분야인 금형과 관련된 분야에서 일하면서 몇 년간 큐를 놓았다. 하지만 당구 공이 눈앞에 아른거렸다. 그래서 들어간 동호회가 바로 ‘천당’(천안당구동호회)이다. 2005년 무렵이다.
▲그런 ‘천당’동호회가 2008년 해체 됐다.
=거점 구장이 사라지면서 동호회가 해체됐다. 많은 동호회가 이런 이유로 해체수순을 밟는다. 또 업주가 바뀌어서 사라지는 경우도 있다. 당시 ‘천당’에서 임원으로 활동하던 터라, 해체 충격은 꽤 오래갔다. 이에 4년 전, 동호회가 구장을 옮기며 친목하는 당구동호회인 ‘천당사(천안당구사랑)를 만들었다. 저는 현재 천당사를 나왔지만, 천당사의 창단모토는 지금도 잘 지켜지고 있다.

=당구인들이 클럽에 가면 늦게 들어오잖나. 많은 부인들이 그렇듯, 저희 아내도 사실 그 점을 달가워하진 않았다. 하지만 진지하게 저의 (선수가 되려는)각오를 설명했다. 그러니 받아주더라. 아마 본업(반도체 장비 제조업체 임원)에 충실해서일 수도 있다. 하하.
▲신인 선수로서의 각오는.
=거창한 각오는 없다.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도전하려 하는 제 인생관 때문에 결정한 일이다. 당장 좋은 성적을 얻기 힘들다는 것도 알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온 힘을 다해 부딪혀볼 생각이다. 나아가 제 소속인 천안당구연맹 발전에도 기여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 [sylee@mk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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