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한솔과의 경기 부진 선골에 문제,
기록에 집착안해 결과는 따라오는 것
“서한솔과의 16강전에서 부진할 땐 멘탈이 무너졌다. 알고보니 큐 선골에 문제가 있었다”(김가영)
“우승확률이 희박하다고 생각했다. 올 시즌엔 랭킹5위안에 들고싶다.‘(차유람)
관심을 모은 김가영과 차유람의 LPBA 결승전은 김가영의 완승으로 끝났다. 22일 밤 열린 ’우리금융캐피탈LPBA챔피언십‘ 결승에서 김가영은 단 76분만에 세트스코어 4:0으로 이겼다.
시상식 후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두 선수는 결승전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8대회 연속 우승 등 기록을 갈아치운 김가영은 ’익숙한 듯‘ 담담했다. ’준우승‘한 차유람은 ’김가영 선수‘가 주는 압박감이 크다면서 스스로 아는 공이 많아졌다고 했다.
[우승 김가영]
◆8대회 연속 우승이다. 소감은.
=기분 좋지만 우여곡절이 많았다. 히다 오리에(SK렌터카)와 처음으로 승부치기도 하고 서한솔(우리금융캐피탈)과의 16강전에서 애버리지 0.755를 기록했을 때는 멘탈이 무너졌다. 다행히 잘 극복했다.
◆서한솔 선수와의 16강전에 무슨 문제가 있었나.
=큐에 문제가 있었다. 경기 끝나고 연습실에서 확인해보니 선골(큐 상대와 팁을 연결하기 위해 부착된 부분)이 살짝 떨어져 있었다. (이걸 모르고) 스스로에게서 문제를 계속 찾았지만 납득 불가한 수준이어서 당황하고 초췌해졌다. 1세트는 서한솔 선수가 컨디션이 좋았다. 스스로 해멘 것도 있었다.
◆4강전에서 최혜미를 상대로 에버리지 2.750을 기록했는데.
=운이 좋았다. 연결되는 모든 흐름이 순조로웠다.
◆차유람 선수와 결승에서 만난다고 했을 때 어떤 기분이었나.
=별 생각이 없었다. 이전에도 준결승에서 몇 번 만났기 때문에, 결승전에서 만난다고 해서 이상할 건 없었다. 또 차유람 선수의 이번 대회 애버리지가 높았다. 실력이 많이 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32강전에서 첫 승부치기를 경험했는데. (김가영은 히다와의 경기에서 승부치기 2:0으로 이겼다)
=그저 집중했다. 경기 전에 준비도 많이 했다. 선공 때 초구는 성공했다. 다만 포지션이 좋은 초구 포메이션은 아니었다. 수비를 염두에 두고 3번째 샷을 했는데 잘못 쳤다. 히다 선수가 맞출 수 있었으나 운이 좋아서 이겼다. 다음에는 더 잘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
◆목표 애버리지가 1.5다. 16강전 결과가 아쉽지 않았나.
=그것도 실력이다. 이번 대회를 치르면서 눈에 보이게 좋아진 부분도 있다. 먼저 경력이 쌓이면서 다양한 공을 구사했다. 또 잘했다고 생각한 부분은 타임 파울에 걸리지 않은 것이다. 에버리지는 상대성이라는 것이 있기에 집착하지 않는다.
◆이번 우승으로 여러 기록을 세웠다. 본인이 욕심나는 목표가 있는지.
=사실 욕심을 내고 목표로 했던 기록은 없다. 열심히 하고, 잘하려고 하다 보니 결과와 기록이 따라왔다.
◆이미 달성한 기록이 상당하다. 어떠한 동기부여로 시즌을 보낼 것인가.
=항상 올라갈 수는 없는 법이다. 결국 떨어지는 순간이 온다. 높은 데서 떨어지면 아프지 않겠는가(웃음). 최대한 꾸준하게 해서 덜 아플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준우승 차유람]
◆이번 대회 소감은.
=시즌 준비를 제대로 들어간 게 한 달도 되지 않았다. 슬럼프도 있었다. 감각도 제대로 올라오지 않다보니, 이번 대회에 대한 기대도 크지 않았다. 32강 김명희 선수를 3:0으로 이기면서 조금씩 자신감을 찾았다. 16강에선 정수빈(NH농협카드) 선수를 상대로 3:1로 이겼는데, 사실 제일 힘든 경기였다. 정수빈 선수가 정말 많이 늘었다. 8강과 4강을 겪으면서 결승전을 치렀는데, 긴장을 많이 한 탓인지 아쉬운 부분이 많았다.
◆긴장했다는 뜻은.
=처음 올라간 결승이고 경험이 많지 않아 잡생각이 많았다. 상대가 강하다 보니 압박감을 느꼈다. 공을 쉽게 주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김가영이라는 사람이 주는 압박감 보단 김가영 선수가 주는 압박감이 있었다. 다른 선수들이랑 할 때는 헤매더라도, 기회가 와서 페이스를 찾지만 김가영 선수와 경기를 할 때는 기회가 적었고, 기회가 와도 ‘이 기회를 놓치면 안된다’는 압박감이 심해서 힘들었다.
◆몇 퍼센트 확률로 우승할 거라 생각했는지.
=숫자로 말씀드리긴 어렵다. 솔직히 희박하다고 생각했다. 멋진 승부를 하고 싶었다. 실력 차가 많이 나서 멋진 승부를 펼치지 못해 속상하다. 매 게임 할 때마다 ‘내 것으로 만들자’는 각오로 임하고, 실패한 순간을 데이터로 쌓아갈 수 있도록 한다.
◆비시즌 준비는 어떻게 했나.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 아이들이 방학이라 여행도 가느라 연습하기 힘들었다. 제대로 시즌을 준비한 건 한 달이 채 되지 않는 것 같다.
◆처음 3쿠션에 도전할 때보다 편하다고 생각하는지.
=아는 공이 많아졌다. 아는게 많아지면 편해진다. 김가영 선수도 느낄 것이다. 정수빈 선수와의 경기를 복기했을 때 ‘이런 상황에서 이런 샷을 했다’고 놀랐다. 실력이 향상되고 편안해졌다고 느낀다.
◆김가영 선수에 비해 경험의 차이가 크다고 느끼는지.
=경험의 차이가 분명 크다고 느낀다. 아무래도 경험에서 차이가 많이 나다보니 조금 속상하다. 요즘은 경험의 차이를 극복하기 위해 내 스스로 내린 결론은 ‘기복을 줄여가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많은 데이터를 쌓아가는 과정 중이다. 이렇게 데이터를 쌓아가다 보면 김가영 선수처럼 포텐셜이 터질 날이 올 거라는 자신감이 있다.
◆이번 시즌 목표는?
=당연히 우승이다. 지난 시즌 애버리지가 0.872였는데, 이번 시즌 애버리지는 1점 대로 바꾸는 게 목표다. 지난 시즌에 우승 없이 포인트 랭킹을 7위를 기록했는데 만족스럽다. 기복 없이 꾸준했다는 증거라고 생각한다. 이번 시즌에는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것이 목표다. [황국성 MK빌리어드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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