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입력 2025.06.09 10:45:26
트럼프 감세안 저격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뒤끝이 강렬하다.
머스크가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정부의 재정 긴축 정책 성공을 예시로 들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크고 아름다운 하나의 예산조정법안(OBBBA)’을 비꼬았다고 아르헨티나 일간 라나시온, 페르필 등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OBBBA는 트럼프 1기 행정부 때인 2017년 시행돼 올해 말 종료되는 주요 감세안을 연장하고 부채한도를 5조 달러까지 늘리는 조항이 포함된 예산법안이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미국 재정적자가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엑스(X·옛 트위터)의 사용자가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의 긴축 정책에 게시물을 지난 7일 리트윗(재게시)하면서 트럼프의 예산법안을 공격했다고 라나시온이 전했다. 머스크가 리트윗한 글은 “밀레이는 공공지출을 30%나 줄이고 단 한 달 만에 흑자를 달성했다. 그의 인기는 떨어지지 않고 오히려 높아졌다. 재정 규율이 일반 시민에게 인기가 없다고 말하지 말라. 워싱턴을 장악한 힘 있는 특수 이익 세력에게 인기가 없는 것뿐이다”라는 내용이다.
또 게시물 끄트머리에 대선 유세 중인 밀레이 대통령이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전기톱’을 휘두르며 동생과 함께 있는 사진이 함께 게재됐다. 머스크는 밀레이가 대선 후보였을 때부터 그의 ‘전기톱’ 재정 긴축 공약에 관심을 가졌다. 이들은 지난 2월 20일 미국 메릴랜드주에서 개최된 보수단체 행사에서 만났다. 밀레이 대통령은 당시 선거 운동의 상징인 전기톱을 머스크에게 선물했다.
머스크는 트럼프 행정부의 정부효율성부(DOGE) 수장으로 정부 지출 삭감을 주도했다. 아르헨티나 매체 페르필은 머스크의 리트윗 글이 온라인상에서 빠르게 퍼져나갔고 미국과 중남미 재정조정 경제 모델에 대한 논의가 다시 불붙었다고 전했다.
한편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머스크와 소셜미디어(SNS) 설전을 주고받던 지난 5일 JD밴스 부통령에게 머스크 사태에 관한 발언을 주의시켰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이 머스크와 관계를 회복할 수 있는 ‘다리’를 완전히 불태우진 않았다면서 이는 머스크와 충돌의 여파를 최소화하고자 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본능을 드러낸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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