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입력 2025.05.15 06:23:02
첫 국산 항공기 코맥 C919 엔진 등 주요 부품 美서 조달 트럼프, 추후 협상 지렛대로 부품 공급 차단카드 꺼낼수도
중국 최초의 국산 항공기인 중국상용항공기공사(COMAC·코맥) C919가 미·중 관세전쟁으로 공급망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1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미·중이 90일간의 관세 휴전에 들어선 가운데, 미국이 항공기 부품 공급 차단 카드를 협상 지렛대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C919는 중국에서 자국 항공기 산업의 자립을 목표로 개발한 항공기지만 여전히 주요 부품 대부분을 미국 업체에 의존하고 있다. C919의 엔진과 비행기록장치, 유압시스템 등 주요 부품이 미국에서 조달된다. 이에 미·중 관세전쟁이 고조될 경우 미국이 C919 공급망을 겨냥할 가능성이 크다고 FT는 분석했다.
영국의 항공 및 방위산업 전문가인 새시 투사 에이전시 파트너 애널리스트는 “미국이 아직 C919 부품을 공급하지 않겠다고 말하지 않았다”며 “그것이 다음 단계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C919의 핵심 부품 중 하나인 LEAP-1C 엔진은 GE 에어로스페이스와 프랑스의 사프란이 합작한 CFM 인터내셔널에서 제조하며, 주요 모듈 조립이 미국 오하이오주에서 이루어진다. 중국은 자국산 대체 엔진인 CJ-1000A를 개발하고 있지만, 이 엔진은 아직 시험 중에 있어 실제 생산까지 시간이 더 필요한 상황이다.
항공 컨설팅업체인 IBA의 대니얼 테일러는 중국이 자체 개발한 엔진 CJ-1000A에 대해 “아직 준비되지 않았다”며 “(기존 엔진에 대한) 접근이 차단되면 코맥은 큰 곤경에 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C919 생산에 차질이 빚어질 경우 중국의 주요 국영 항공사들인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의 에어차이나, 차이나이스턴에어라인, 차이나서던에어라인은 2031년까지 각각 100대 이상의 C919 항공기를 운영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올해 초 기준 중국에서 운영 중인 C919 기종 항공기는 총 16대다. 코맥은 지난해 중국 항공사들에 13대의 C919를 납품했으며, 올해 1분기에는 1대만 납품하는 등 아직 생산 역량이 제한적이다. 또한 미국이 C919 부품 공급을 제한할 경우 코맥이 이미 운항 중인 여객기들의 수리와 유지보수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 같은 의존도를 의식한 듯 중국은 여러 미국산 항공기 부품에 대한 관세를 면제하고 있다. 또한 중국 항공사들이 최근 인수할 예정이던 미국 보잉 항공기를 반송한 직후 중국 상무부가 입장문을 내고 “미국 기업과의 정상적인 협력을 지원할 의향이 있다”고 밝힌 점도 이러한 현실 인식에서 비롯됐다고 FT는 전했다.
또한 이같이 높은 공급망 의존도와 관세 불확실성 등으로 C919의 국제 인증이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고 FT는 분석했다. C919는 아직 미국 연방항공청(FAA)과 유럽항공안전청(EASA)으로부터 인증을 받지 못했다. EASA는 C919 인증까지 3년에서 6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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