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입력 2025.05.13 17:22:57
라이칭더, 日닛케이와 인터뷰서 밝혀 中위협에 “최악사태 가정해 최선의 준비할 것” “美관세 심각한 도전...위기속에서 기회 찾을 것”
라이칭더 대만 총통이 대만이 강점을 지닌 반도체 생산을 활용해 민주주의 진영 국가들과 중국에 의존하지 않는 공급망을 구축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우호국과의 공급망 연계 강화를 통해 대만의 안보 확보까지 도모하겠다는 것이다.
‘친미·독립’ 성향으로 알려진 라이 총통은 13일 보도된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과의 인터뷰에서 반도체·인공지능(AI) 등 첨단기술을 언급하면서 세계 번영과 발전을 위해 이러한 ‘비(非)레드 공급망’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레드 공급망’은 중국 중심의 글로벌 공급망을 말하며 중국이 기존에 수입하던 중간재를 자국산으로 대체하면서 기존 공급망이 중국산으로 급속하게 대체되는 것을 뜻한다.
오는 20일 취임 1주년을 맞는 라이 총통은 사실상 내우외환을 겪고 있다.
대만 내부에서는 여소야대 구도 속에서 야권과 치열한 정쟁을 벌이고 있고, 대외적으로는 중국과 갈등 고조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라는 녹록지 않은 과제에 직면해 있다.
라이 총통은 이번 인터뷰에서도 중국이 세계에서 덤핑 행위를 한다고 비판하면서 미국, 일본 등과 협력하겠다는 자세를 나타냈다.
그는 미국의 관세 조치에 대응해 중국이 자유무역을 강조하는 것과 관련해 “중국은 자유무역 체제를 악용하고 지재권을 침해하고 있다”며 “정부 보조금을 대량으로 써서 세계에서 상품을 부당하게 저렴한 가격으로 팔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중국이 대만을 상대로 군사 압력 수위를 높이는 데 대해서는 “최악의 사태를 가정해 최선의 준비를 하는 수밖에 없다”면서도 “평화적 공존과 공영을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라이 총통은 미중 대립이 단순한 국가 간 문제가 아니라면서 “민주주의 헌정 체제를 선택할 것인가, 전제 독재 체제로 돌아갈 것인가라는 가치의 선택”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미국이 강대함을 유지하는 것은 대만과 인도·태평양 지역, 세계에 유익하다”며 “미국이 세계를 주도한다는 정신을 되찾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라이 총통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만에 32%의 상호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데 대해 “매우 심각한 도전으로 이해하고 있다”면서도 “대항하지 않고 협상을 통해 인하하고 싶다. 위기속에서 기회를 찾고 싶다 ”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과는 관세율 0%부터 협상을 시작할 것이라면서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TSMC의 미국 현지 생산과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 수입 등을 염두에 두고 “미국과 대만 간 무역적자를 확실히 줄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관세 정책이 대만 반도체, 정보통신(IT) 업체의 미국 투자에 불리한 조치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미국 공업 경쟁력 강화 등에 대만의 대미 투자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라이 총통은 일본에 대해 “인도·태평양 지역과 국제사회는 일본의 리더십을 필요로 하고 있다”며 일본이 주도하는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을 지지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대만과 일본이 반도체, 인공지능, 기후변화 등 여러 분야에서 전략적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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