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장례식 이모저모 교황 모국인 아르헨의 밀레이는 伊 늦게 도착해 빈소 조문 못해 EU 수장 만난 트럼프 "곧 회동"
26일(현지시간) 프란치스코 교황의 장례 미사에 참석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바티칸의 관례를 무시하고 파란색 정장과 넥타이를 착용해 구설에 올랐다. 왼쪽부터 트럼프 대통령과 영부인 멜라니아 여사, 알라르 카리스 에스토니아 대통령, 펠리페 6세 스페인 국왕. AFP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의 장례 미사에 참석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바티칸 행사의 복장 규정을 어기고 파란색 정장과 넥타이를 착용해 구설에 올랐다. 2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바티칸은 장례 미사에 참석하는 남성의 경우 어두운 색깔의 정장과 흰색 셔츠, 검은 넥타이를 착용해야 한다고 규정에 명시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비교적 밝은 계열의 파란색 정장과 넥타이 차림으로 나타났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은 어두운 파란색이 아니라 선명한 사파이어 같은 파란색 정장과 넥타이를 착용해 검은색 (정장) 사이에서 표지판처럼 튀어나왔다"고 전했다.
다만 파란색 정장이 복장 규정을 심각하게 위반한 것은 아니라는 의견도 나왔다. 윌리엄 영국 왕세자도 이날 남색에 가까운 정장을 입었다. 벨기에의 마틸드 왕비는 이미 요한 바오로 2세 교황 장례식 때 진주 목걸이를 착용해 지적을 받았으나 이날 다시 진주 목걸이를 착용해 입방아에 올랐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모국인 아르헨티나의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은 '지각' 논란으로 기자들과 설전을 벌였다. 밀레이 대통령은 지난 25일 교황을 안치한 관이 닫힌 후 이탈리아에 도착해 조문을 하지 않았다. 아르헨티나 국내 언론은 밀레이 대통령이 '지각 도착'을 해 생긴 일이라고 비판했다. 밀레이 대통령은 문제를 제기한 기자들을 "지능 지수가 부족한 돼지들"이라고 비난하며 바티칸의 안내에 따라 움직였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자리 배치도 관심을 끌었다. 트럼프 대통령 부부는 이날 긴 벤치 형태인 좌석의 맨 앞줄, 오른쪽 끝자리에 앉았다. 유로뉴스는 "교황청이 전통적인 의전 관례를 깨고 막판에 장례 미사 자리 배치도를 변경했다"고 보도했다. 교황청 의전 규칙에 따르면 통상 국가원수의 자리는 프랑스어로 표기된 국가원수 이름의 알파벳 순서에 따라 배정된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 내외도 세 번째 줄에 배치될 것으로 예상됐다.
미국과 관세 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는 유럽연합(EU)의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도 트럼프 대통령과 악수하고 회동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두 정상의 첫 만남이다. 이날 장례 미사 기도문 낭독 언어에 중국어가 포함된 것도 눈길을 끌었다. 이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생전 중국과 관계를 개선하려 했던 뜻을 반영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