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입력 2025.04.21 11:36:54
中, 트럼프 취임 앞두고 대두·콩 수입 중단
닛케이, “1월 16일 이후 주문 실적 全無”
1기 관세戰서도 미국산 농산물 수입 차단
희토류 통제도 美제조업 급소 공략 전략
美기업, 재고 여력 없는 ‘적기생산’ 기반
희토류 통제 땐 첨단 제조업 마비 일으켜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1월 20일) 며칠 전부터 미국산 대두와 옥수수 수입을 동결했다.”
21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아시아판은 미국 농무부 데이터를 인용해 따르면 중국이 지난 트럼프 1기에 이어 2기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타격을 입히기 위해 대두와 옥수수 미국 주문을 완전히 중단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닛케이 내부 조직인 닛케이 리서치가 파악한 농무부 데이터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 취임 며칠 전인 1월 16일 이후 중국 기업이 생산한 대두와 옥수수는 전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평가입니다.
세계 2위 경제 대국인 중국은 3월에 트럼프가 발표한 새로운 관세에 대응해 미국산 대두, 옥수수, 닭고기 및 기타 제품에 최대 15%의 추가 관세를 부과했습니다. 이에 대응해 중국은 브라질로 수입선을 대체 중으로, 지난주 중국 협상단이 브라질로 건너가 브라질산 대두 수입 확대를 위한 양자 논의를 진행했습니다.
그런데 오늘 닛케이 아시아 보도의 특징은 중국 정부가 트럼프 대통령 취임 며칠 전부터 작정하고 미국산 대두와 옥수수 수입을 차단했음을 가리키고 있다는 점입니다.
지난 트럼프 1기 관세전쟁에서 중국이 미국산 농산물 공격 카드로 성공을 거둔 것처럼 미국의 급소로 농산물 분야를 찌르고 있다는 뜻입니다.
중국이 미국산 농산물 수입 중단과 함께 공격하고 있는 소재는 바로 ‘희토류’입니다.
각종 첨단 소재에 투입되는 희토류를 통제해 미국 제조업에 타격을 입히겠다는 전략인데 경제 전문가들은 중국이 노리는 미국의 급소가 ‘적시생산 체제’라고 평가합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의 국제경제 전문 라나 포루하 칼럼니스트는 20일(현지시간) ‘미국의 관세는 산업정책과 함께 가지 않으면 효과가 없다’는 제목의 칼럼에서 트럼프 관세정책이 미국 제조업 부흥과 연결될 수 없는 여러 한계를 지적하고 있습니다.
이 중에서도 눈에 띄는 평가는 제조업 공급망에서 미국 업체들이 내포하고 있는 재고 문제입니다. 그는 “미국 기업 대부분이 적시생산(just-in-time) 모델을 추구하면서 미리 재고를 보유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며 “중국이 희토류 광물에 대한 갑작스러운 보복성 제한 조치나 중요한 광물인 코발트를 공급하는 유일한 국가 중 하나인 콩고민주공화국과 같은 곳에서 수출 금지 조치를 일으켜 미국 경제에 매우 중대한 이슈를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경제 해방의 날'을 선언하며, 전 세계 수입품에 10% 일괄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습니다.
특이사항: 중국은 별도 추가 제재 대상으로 지목.
중국을 제외하고, 주요 동맹국(EU, 일본, 한국 등)에 대해 90일간 관세를 유예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중국에 대한 추가 관세 및 제재 가능성을 공식 검토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중국 상무부는 "미국의 도발이 지속될 경우 대규모 보복조치를 시행하겠다"고 공식 경고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Truth Social을 통해 "중국에 상상을 초월하는 세금을 부과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백악관은 중국산 전자제품, 배터리, 자동차 부품에 대해 최대 200% 관세를 검토 중이라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산 제품 전체에 평균 245% 관세를 부과하는 초강경 무역조치를 공식 발표했습니다.
중국이 세계 공급망을 장악한 희토류에서 미국 유입을 통제할 경우 사전 주문량만큼 제품을 만들어 출하하는 미국의 적시생산 모델을 질식시킬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희토류 공급 중단으로 이런 질식 상태가 유발될 수 있는 부문은 전기차와 의료 기기, 항공 우주 재료 등 광범위합니다.
미국의 적시생산 모델은 지난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자동차부터 반도체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공급망 병목과 공장 가동 중단을 일으켰습니다. 적시생산 모델의 반대는 비상확보(just-in-case) 모델로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제조·유통사들이 팬데믹 충격에 놀라 ‘비상확보 모델’로 일시 전환한 뒤 2023년부터 다시 적시생산 모델로 회귀했다고 평가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중국의 희토류 통제가 미국 국가 안보에 일으킬 수 있는 위협을 조사하라고 행정명령을 내린 것도 바로 이런 위협적 시나리오가 현실화할 수 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포루하 칼럼니스트는 자국 제조업 부흥에 관세 정책이 만병통치약처럼 무리하게 동원되는 현실에 대해 “백악관은 이런 한계를 무시하고 기존의 보수적인 처방에 집중하고 있다”며 “관세와 규제 완화, 그리고 감세로 미국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는 스티븐 미란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의 생각은 미국 제조업의 복원력 계획이라기보다 개인적 희망사항으로 들린다”고 일축했습니다.
앞서 미란 위원장은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현재의 트럼프노믹스를 세 개의 다리를 가진 의자로 설명하며 그 세 개의 다리를 ‘관세 무역협상’과 ‘규제 완화’, 그리고 ‘감세’로 규정했습니다. 관세 협상에서 얻은 전리품으로 세수가 늘어나면 감세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고 관세 정책으로 커지는 기업의 불확실성은 규제 완화를 통해 돌파할 수 있다는 게 미란 위원장의 설명입니다.
그러나 관세 정책의 불확실성과 부작용이 워낙 커 규제 완화와 감세로 연결되는 미국 제조업의 회복탄력성 강화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게 포루하 칼럼니스트의 지적입니다.
아울러 최근 트럼프 관세 정책에 대해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는 미국 보수 경제 매체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편집위원회 사설에서 트럼프 관세정책이 헛된 보조금 정책으로 미국 제조업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부패를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WSJ는 해당 사설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로 피해를 볼 수 있는 미국 내 수출업자(제조사와 유통업체 등)에게 보복관세 피해를 인정해 조세 감면 혜택을 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에 대해 “이는 로비스트들의 면세와 각종 보조금 요구로 인해 정치적 부패를 만들게 된다”고 비판했습니다.
예컨대 연구개발(R&D)과 반도체 제조, 친환경 에너지 프로젝트와 같은 사업에서 감세와 보조금은 투자와 산업 강화를 유도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관세 인상으로 피해를 보는 업체에 감세와 보조금을 투입하는 방식은 제조업 경쟁력 강화가 아닌 잘못된 정부의 정책 설계에 대한 보상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는 설명입니다.
WSJ는 “이런 식의 새로운 감면 방안이 추가되면 미국 세법은 엉망이 되고 법인세 수입이 줄어들 것이며 이는 공화당에 법인세율 인상이라는 압박을 가할 것”이라며 “관세는 직접적인 피해자들을 양산해 경제적으로도 해로울 뿐만 아니라 로비스트들의 면세 및 각종 보조금 요구로 정치적으로도 부패하게 만든다”고 일갈합니다.
이 매체는 “백악관이 검토하는 수출업자 보조금은 관세의 원죄를 만회하려는 정부의 마지막 실수조차 아닐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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