챌린지투어(4월), LPBA투어(2월)서 나란히 준우승 2018년 전국당구선수권 동반우승 이어 또 진기록 아이스하키·사이클 선수-부상-동호인-당구선수 ‘닮은꼴’ 당구장 사장과 손님으로 만나 부부로 ‘골인’ 신 “여동생같은 아내” 오 “선생님, 오빠같은 남편” 때론 친구처럼, 때론 남매처럼 ‘알콩달콩’ 동반 인터뷰
지난 7일 경기도 광주에 위치한 SM빌리어즈 본사에서 신기웅-오수정 커플을 만났다. 둘은 20-21시즌 프로당구 무대에서 당구 부부 첫 결승에 올라 나란히 준우승 했다. 이에 앞선 2018년에는 각각 포천에서 열린 전국선수권대회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기도 했다.
[광주(경기도)=MK빌리어드뉴스 이상민 기자] 부부는 닮는다고 했던가. 부부당구 선수 신기웅(39) 오수정(38) 커플은 신기할 만큼 비슷한 삶을 살았다. 학창시절 각각 아이스하키와 사이클 선수로 활약하다 부상으로 운동을 그만뒀고, 당구 동호인을 거쳐 선수가 됐다.
둘의 인연도 당구장에서 시작됐다. 당구장 사장과 손님으로 만나 연애 6개월 만에 부부 연을 맺었다. 당구 대회 수상경력도 비슷하다.
2018년 전국선수권대회(포천)에서 나란히 동반 우승(여자부, 동호인 1부)을 차지했다. 3년 후, 이번엔 프로무대에서 동반 준우승했다. 오수정은 지난 2월 열린 LPBA 5차 웰뱅챔피언십(결승 이미래에 2:3패), 신기웅은 지난달 막을 내린 챌린지투어(3부) 4차전(결승 조혜제 1:3패) 정상 문턱서 아쉽게 실패했다.
시즌이 끝난 오수정은 21-22시즌 준비를 하고 있다. 신기웅은 막바지에 접어든 챌린지투어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지난 7일 경기도 광주에 위치한 ‘당구용품업체’ SM빌리어즈(대표 신동혁 황인훈) 본사에서 부부를 함께 만났다. 이곳은 부부의 후원사다. 한 살 터울인 두 사람은 때론 친구처럼, 때론 남매처럼 알콩달콩 인터뷰에 응했다.
신기웅 오수정부부가 인터뷰 후 사진 촬영을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시즌이 끝났는데 어떻게 지내고 있나.
(오수정·이하 오)=평소와 똑같이 당구장에 가서 연습하면서 지내고 있다. 몇몇 선수들은 대회 끝나고 푹 쉬었다고 했는데 나는 조금씩은 당구를 쳤다.
▲왕중왕전 성적이 아쉬웠다. (예선조별리그서 3패로 탈락)
(오)=왕중왕전 직전인 5차대회(웰뱅챔피언십)때 처음 결승에 올라 준우승했다. 좋은 성적을 올려 왕중왕전에서 잘할 줄 알았는데, 큐 적응이 잘 안됐다. 왕중왕전 두 번째 경기 중 상대가 깨져 교체했는데 적응하는데 힘들었다.
오수정은 지난 2월 열린 5차 대회(웰뱅챔피언십)에서 처음 결승에 올라 이미래에 2:3으로 아쉽게 패하며 준우승했다.
▲준우승했을 때 남편 반응은 어땠나.
(오)=여태까지 본 것 중 가장 많이 칭찬해주더라. 평소에는 칭찬을 잘 안한다. 오히려 남 칭찬을 더 많이 한다. 하하. 왕중왕전 끝나고는 다음 시즌 연습해서 잘하면 된다고 쿨하게 격려해줬다.
▲평소에도 당구 관련 조언을 받나.
(오)=4차대회(크라운해태 챔피언십)서 첫 판 탈락했을 때 충격을 받아 처음으로 알려달라고 졸랐다. 오빠에게 레슨받으며 연습하고 산책, 운동으로 몸을 만들었다. 그래서 5차 대회 때 좋은 성적이 난 것 같다. 결승 앞두고는 자신있게 하라고 조언해줘서 그런지 긴장이 덜 됐다.
▲당구는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오)=20대 초반까지 사이클 선수로 활동하다 부상으로 선수생활을 그만뒀다. 2008년 서울로 올라와 회사를 다녔고 동료들과 당구장을 자주 갔다. 어렸을 때 아버지가 당구장을 운영하셔서 구경한 적 있지만 직접 쳐본 적은 처음이었다. 자주 가니 재미 있더라. 거기서 남편을 만났다. 남편이 당구장 사장이었다.
신기웅과 오수정은 2008년 당구장 사장님과 손님으로 만나 6개월 연애 후 부부 연을 맺었다.
▲서로 첫인상은 어땠나.
(오)=별다른 생각은 없었다. 당구장을 자주 갔고 회사 동료들이 함께 못가면 혼자라도 갔다. 장난도 많이 치고 잘 가르쳐줬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연인으로 발전했고 6개월 만에 결혼하게 됐다.
(신기웅·이하 신)=나도 마찬가지다. 하하. 당구장에 자주와 얼굴을 보다보니 가까워졌다.
▲오수정 선수가 먼저 신기웅 선수에게 반했다고 했는데.
(신)=오래된 이야기라 자세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수정이가 먼저 관심을 보였던 걸로 기억한다.
(오)=아니다. 오빠가 먼저 나에게 대시했다. 이 부분 꼭 바로잡아줬으면 좋겠다. (웃음)
▲3년 전 포천대회 우승하고 MK빌리어드뉴스와 부부동반 인터뷰 했는데.
(신‧오)=2018년 3월 포천에서 열린 전국선수권대회서 동반 우승(여자부, 동호인 1부)했을 때인데, 그때는 따로따로 전화 인터뷰했다. 한 자리에서 동반 인터뷰는 이번이 처음이다.
신기웅은 최근 막을 내린 PBA 챌린지투어 4차전 준우승을 차지했다.(사진=PBA)
▲최근 챌린지투어 준우승을 했다.
(신)=경기하면서 긴장을 많이 해본 적 없는데 많이 떨렸다. 혹시 떨어지면 어떡하나 싶어 8강, 4강전을 떨면서 했다. 오히려 결승은 하나도 안 떨렸다. 드림투어(2부) 진출을 확정짓고 마음 편하게 경기했다. 다만 경기 내용이 만족스럽지 못했다. 완벽하게 졌다.
(오)=나도 아쉬웠다. 경기 끝나고 얼굴표정 보니 ‘화남’이라고 쓰여 있더라. 하하.
▲둘 다 운동선수 출신에 부상, 동반 우승-준우승 등 닮은 점이 많다.
(오)=부부가 동반우승한 것도 웃긴데 함께 준우승한 것도 웃기다. 항상 내가 경기하고 오빠 경기가 열렸다. 이번 챌린지투어 4차전 결승 전날 장난으로 내가 준우승해서 오빠도 준우승 하는거 아니냐고 했는데 정말 그렇게 되더라.
(신)=그러잖아도 결승전 때 수정이가 한 말이 맴돌았다. 이번에 정말 같이 준우승하나 생각했다. 하하. 부부끼리 좋은 인연 아니겠나. 둘 다 예전부터 운동을 잘했고 당구에서는 잘할 땐 같이 잘하고, 못할 때도 같이 못하니 참 묘하다.
MK빌리어드뉴스와 인터뷰 후 사진 촬영을 위해 포즈를 취한 신기웅 오수정부부
▲부부 당구선수로서 좋은 점과 나쁜 점이 있다면.
(오)=같이 돈을 벌 수 있고, 직업(취미)이 같아서 좋다. 또 같은 업종이다 보니 항상 손 안에 있는 느낌이다.
(신)=수정이 말에 동의한다. 직업이 같다보니 눈 뜨면 하는 행동이 똑같다. 대회 때는 생활패턴도 같다. 서로 이해할 수 있는 부분도 많다. 그러나 이게 단점이 될 수도 있다. 오히려 너무 잘 아니까 다른 사람들을 의식할 수밖에 없다.
▲서로에게 어떤 남편이고, 어떤 아내인가.
(오)=우리는 신혼 때나 지금이나 똑같은 것 같다. 결혼했을 때 우리 보고 10년 된 부부처럼 보인다고 하더라. 그만큼 선생님 같고, 오빠 같고, 같이 살아가는 동반자다.
(신)=서로 장난을 잘 치고 남매같이 지내기도 한다. 그냥 여동생 같다.
부부는 지난해 SM빌리어즈가 독립하며 신동훈 황인훈 대표를 따라 둥지를 옮겼다.
▲SM빌리어즈와의 인연은.
(신)=황인훈 신동혁 대표와 원래 친분이 있었다. 특히 수정이가 특별한 성적을 내지 않았는데도 후원을 해줘서 고마웠다.
▲지금 쓰고 있는 당구용품은.
=둘다 메이드 큐를 쓰고 있으며, SM의 하이브리드 큐 케이스를 사용하고 있다.
▲앞으로 목표는.
(신)=욕심 부려서 1부투어에서 뛰는 게 첫 번째 목표다. 최종 목표는 아무래도 동반 우승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오)=프로 무대에서 준우승 해봤으니 이제는 우승도 해보고 싶다. 쉽지 않겠지만 가능하면 다시 동반 우승을 해보고 싶다.[imfactor@mk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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