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BA 1부투어 직행 15명] (중) 준우승자 6명 ‘각오’ 박흥식‧김철민 당구클럽 운영 접고 1부투어 대비 맹연습 정재권‧정재석 전국 동호인 무대 휩쓴 ‘재야고수’ 출신 해설위원 겸임 김군호 “프로당구 선수 직업 갖고 싶었다” 당구선수 4년만에 1부투어 김해용 “최고무대 진출에 가슴 뛰어”
[MK빌리어드뉴스 김다빈 기자] PBA(프로당구협회·총재 김영수) 2부투어 ‘드림투어’ 첫번째 시즌(2019~20)이 모두 마무리됐다. 지난 19일 시즌 마지막 대회인 ‘쏘팔 코사놀 PBA드림투어 8차전’은 이재근(60)이라는 새로운 주인공을 탄생시켰다.
드림투어 종료와 함께 다음 시즌(2020~21) 1부투어에 진출할 15명도 확정됐다. 지난해 7월 1차전 이후 8차전(2월)까지 7개월의 치열한 경쟁 끝에 나온 결과다.
그 주인공은 드림투어 랭킹1위 선지훈(27) 김기혁(38‧2위) 박정민(54‧3위) 이재근(60‧4위) 윤균호(41‧5위) 박흥식(51·6위) 정재권(43·7위) 정재석(47·8위) 김군호(41·9위) 김해용(41·10위) 김철민(68·11위) 함명수(57·12위) 김시형(46·공동13위) 이상용(39·공동13위) 김광진(41·15위)이다.
MK빌리어드뉴스는 1부투어 티켓을 따낸 15명을 3번에 걸쳐 소개한다. 이번에는 5명의 우승자를 소개했던 (상)편에 이어 준우승자 6명을 소개하는 (중)편이다.
◆박흥식·김철민, 당구클럽 운영접고 1부투어 대비 맹연습
이번 시즌 드림투어 유일한 ‘2회 준우승’ 기록을 갖고 있는 선수는 박흥식이다. 박흥식은 드림투어 개막전인 1차전 윤균호에게 결승서 패하며 준우승을 차지했다. 이어진 2차전에서도 박흥식은 결승에 올랐지만 김기혁에게 패, 드림투어 최초 2회 연속 결승진출자이자 준우승자가 됐다.
이처럼 우승 목전에서 2차례나 물러섰지만 박흥식은 ‘1부투어 승격’에 스스로 감격해했다.
박흥식은 지난 2001년 서울연맹 소속으로 선수생활을 시작했다. 오랜 선수생활만큼 프로당구 출범을 염원해온 박흥식은 PBA출범 소식에 주저없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는 “우승을 바로 앞에 두고 두번이나 준우승에 머물고, (7차전)4강서 패한 게 못내 아쉽다”며 “그럼에도 1부투어 승격은 당구인생에서 기쁜 경험 중 하나”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당구장(경기도 양주) 운영도 그만두고 실력향상에 정진하고 있다. 1부투어에서 기죽지 않고 제 실력을 발휘해 (1부투어)강호들과 제대로 겨뤄보고 싶다”고 강조했다.
프로당구에 대한 염원은 ‘당구원로’ 김철민에게도 마찬가지였다. 1952년생 김철민은 1부투어 선수 장성출과 함께 만 68세로 PBA 최고령 선수다. 1979년 전국 4구선수권 우승, 1981년 전국3쿠션 우승을 거머쥐며 국내당구계를 호령했다. 또한 1995년부터 2001년까지는 BWA(세계프로당구협회)소속선수로 활약하며 한국당구를 대표하는 선수이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2009년 뇌경색으로 큐를 내려놓아야 했다. 이후 꾸준한 재활로 실력을 회복했고 새로 출범한 PBA에서 당구인생 ‘마지막 불꽃’을 불태우기 위해 도전했다. 결국 드림투어 6차전 준우승을 차지하며 1부투어 티켓을 따냈다.
김철민도 1부투어에 대한 갈망이 남다르다. 때문에 최근 경기도 남양주서 운영하던 당구장을 그만두고 맹연습 중이다.
김철민은 “6차전 준우승 전까지 성적이 안나와 마음고생을 많이 했다”며 “그럼에도 평생 당구친 사람으로서 (준우승으로) 자신감을 금세 회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3쿠션월드컵 등 세계무대에 출전했던 선수로서 내 무대는 최정상 대회라고 생각한다”며 “체력을 보완해 당구선수 김철민을 다시 한번 세상에 알리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7개월간의 치열한 드림투어의 한 시즌 결과, 15명의 1부투어 승격진출자들이 결정됐다. 사진 맨 윗줄 왼쪽부터 선지훈 김기혁 박정민 이재근 윤균호, 가운데 줄 왼쪽부터 박흥식 정재권 정재석 김군호 김해용, 마지막 줄 왼쪽부터 김철민 함명수 김시형 이상용 김광진.
◆‘재야고수’ 출신 정재권·정재석, ‘해설위원’ 김군호, ‘가슴 뛰는’ 김해용…
박흥식 김철민 외 드림투어 역대 준우승자는 정재권 정재석 김군호 김해용 4명이다. 박흥식과 김철민이 오랜 선수경력을 갖고 있지만 이들 4명은 선수 생활한지 채 4년이 안된다.
특히 최종 8차전과 7차전서 준우승한 정재권과 정재석은 지난해 PBA 출범과 함께 선수생활을 시작한 ‘동호인 출신’이다.
8차전 결승서 이재근에게 패해 준우승하며 랭킹 7위에 오른 정재권은 전국동호인대회서 10여차례 우승한 실력파다. 뛰어난 실력에도 선수활동을 하지 않은 것은 생계 때문. 하지만 정재권은 PBA 출범과 함께 당구선수에 전념하기로 하고 프로당구에 도전했다.
정재권은 “프로무대는 선수가 당구에만 전념할 수 있는 무대라는 확신으로 도전했다”며 “이번 시즌을 통해 자신감을 갖게된게 가장 큰 수확”이라고 했다.
다음시즌 1부투어 활약에 대해 정재권은 “실력에 대한 걱정이나 두려움보다는 오히려 기대가 크다.맘 같아서는 우승도 한번 해서 파이널 무대에 진출하고 싶다”며 “시즌을 대비해 연습량을 더 늘려 실력을 키우겠다”고 말했다.
7차전 준우승자 정재석은 ‘광주 출신’ 소문난 재야고수다. 전국 동호인 수백명이 참가하는 ‘대구캐롬연합회장배’ 대회서 2차례(2015년, 2019년) 우승하는 등 전국적으로 소문난 실력파다.
정재권과 마찬가지로 정재석도 PBA 출범과 함께 본격적으로 선수생활을 시작했다. 2010년 광주연맹 소속으로 한 달간 선수생활을 했지만 생계 때문에 그만둔지 9년만이다.
정재석은 “나이가 50을 향해 가는데 지금이 프로선수가 될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해 도전했다”며 “선지훈이나 김기혁 선수처럼 2회 이상 우승도 해보고 싶었는데 4강만 3차례해서 못내 아쉽다”고 말했다.
현재 광주에서 당구장을 운영하고 있는 그는 “가장 좋아하는 선수가 프레드릭 쿠드롱인데 열심히 연습해서 1부투어에서 그를 꺾고 우승해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빌리어즈TV 해설위원을 겸하며 드림투어 선수로 활동하고 있는 김군호는 ‘4차전 준우승자’다. 당구를 좋아하는 동호인이던 그는 2017년 동양기계배 동호인대회서 우승하며 서울연맹 선수가 됐다.
길지 않은 경력에도 김군호는 2018년 ‘잔카챔피언십 아시아3쿠션오픈’ 8강에 올랐고, PBA가 출범하자 프로당구선수란 ‘직업’을 갖고싶어 주저없이 도전장을 냈다.
현재 그는 유튜브채널 ‘군호TV’를 운영하고 최근 서울 용산에 ‘군캐롬클럽’을 오픈했다.
김군호는 “드림투어에서 쟁쟁한 선수들과 실력을 쌓을 수 있었고 또 준우승이라는 값진 결과까지 얻어 만족스럽다”며 “1부투어 선수가 된 만큼 연습량을 늘려 최정상 선수들에게 뒤지지 않는 실력을 키우겠다”고 다짐했다.
5차전 결승서 선지훈에게 져 준우승한 김해용은 짧은 선수경력에도 실력이 급성장한 케이스로 꼽힌다. 그는 7차전 우승자이자 서울당구연맹 이사를 맡고 있는 박정민의 추천으로 지난 2017년 서울연맹 선수가 됐다. 당시 그의 수지는 25점. 그러나 김해용은 꾸준한 연습과 경험으로 실력을 향상시켰고, 드림투어 첫 시즌에 상위권(10위) 성적을 거두었다. 아울러 최고무대인 1부투어 티켓도 당당히 따냈다.
김해용은 “선수경력이 길지 않은데 준우승까지 차지한 건 운이 좋아서라고 생각한다. 하하. 더욱이 1부투어까지 올라갔으니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도 다음시즌 1부투어에서 경기할 수 있다는 사실에 가슴이 뛴다”며 “(1부투어에는) 쟁쟁한 선수들이 많은 만큼,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dabinnett@mkbn.co.kr]
2019-20시즌 PBA드림투어 최종랭킹 상위 15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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