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입력 2025.11.17 15:58:14
선발전 거쳐 광주3쿠션월드컵 출전, 1차예선(PPPQ)출발, 최종예선까지, 외국선수들 신중한 모습 인상적
세계적인 선수들의 명승부가 펼쳐진 광주3쿠션월드컵에서 당구팬의 관심을 끈 10대 선수가 있었다. 2007년생으로 올해 18세인 김건윤(동래고부설방통고3)이다. 유청소년선발전에서 16.5대1의 경쟁률을 뚫고 광주3쿠션월드컵 무대를 밟은 김건윤은 1차예선(PPPQ)부터 출발, 최종예선(Q)까지 진출하며 돌풍을 일으켰다.
그러나 32강 본선을 눈앞에 둔 최종예선에서 승점1(1무1패) 조3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그웬달 마르쉘(프랑스)에게 29:40으로 졌고, 피터 클루망(벨기에)과는 40:40으로 비겼다. 3쿠션월드컵 개인 최고성적을 기록한 김건윤을 광주3쿠션월드컵 대회장에서 만났다.
▲광주3쿠션월드컵을 마친 소감은.
=2023년과 2024년 호치민월드컵에 출전해 2차예선(PPQ)까지 오른 경험이 있지만 이번에는 국내에서 열리는 월드컵 첫 출전이라 잘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목표는 개인 최고기록보다 더 높게 올라가는 거였는데 최종예선으로 마무리해 기쁘다. 달콤한 맛이다.
▲이번 월드컵 초반 국내 여자랭킹 1, 2위 김하은 최봄이를 상대했는데.
=정말 쉽지 않았다. (최)봄이 누나는 같이 연습도 하고 친한 사이라 나름 각오했다. 게다가 봄이 누나랑 치면 승률도 낮은 편이라 경기 전까지 긴장했다. 2차예선에서 만난 김하은 선수와는 처음 상대하는 거라 경기에만 집중했다. 결과적으로 두 선수와의 경기 이후 자신감이 생겼고 최종예선 진출에 좋은 약이 됐다.
▲최종예선까지 치르면서 가장 힘들었던 경기는.
=8경기 모두 기억에 남지만 2차예선 두 번째 경기를 잊지 못할 것 같다. 어렵게 경기하다가 동점(29:29)을 만들었다. 여기서 승리하면 3차예선으로 가는건데 실수하면서 득점 기회를 놓쳤다. 대기석에서 후구를 준비하고 있었는데 다행히 상대 선수가 공격을 실패해 다시 공격권을 넘겨받았다. 평정심을 찾고 힘겹게 마무리했다. (김건윤은 H조에서 이스멧 에선과의 두 번째 경기에서 마지막 28이닝에 1득점, 30:29로 승리했다)
▲이번 월드컵에서 방송으로 중계되는 메인 테이블에서 두 번 경기했는데.
=내가 그렇게까지 긴장하는지 몰랐다. 그래서 내가 가진 것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크다. 아울러 작은 실수가 큰 차이를 만들고 패배로 직결된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이번 대회를 통해 배운게 있다면.
=내가 앞서갈 때 급하게 플레이하는 경향이 있는데 상대 선수들은 하나같이 경기에서 신중하더라. 무엇보다 이기고 있어도 마음을 놓을 수 없었다.
▲만약 32강에 올라갔다면 상대하고 싶은 선수는.
=조명우 야스퍼스 쿠드롱 선수다. 조명우 선수는 국내대회에서 만날 수 있지만 야스퍼스나 쿠드롱은 월드컵에서나 볼 수 있는 선수들이다. 이런 선수들과 같은 조에서 경기하면 어렵겠지만 잃을 것 없고 많이 보고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최종예선까지 진출했을 때 주위 반응은.
=라운드를 거듭할수록 주위 응원과 축하를 많이 받았다. 아버지가 경기마다 ‘평정심을 유지하고 제 실력만 발휘하면 좋은 결과 있을 것이다’라고 말씀을 해주셨고 힘이 많이 됐다.
▲지난 7월 세계주니어선발전에서 좋은 분위기에서 탈락해서 아쉽지 않았나.
=세계주니어선발전 1차예선에선 전체1위였지만 본선에서 너무 일찍 떨어져서 허탈했다. 다른 친구들이 잘해서 그런 것도 있지만 내 실력이 부족했다고 생각해서 마음을 다잡았다. 나중에 광주3쿠션월드컵 국내 선발전 소식을 듣고 동기부여가 됐다. (김건윤은 선발전에서 76명 중 1위로 1차예선을 통과했으나, 2차예선에서 탈락했다)
▲요즘 당구계에 ‘10대 학생선수’ 활약이 대단한데.
=(김)현우나 (김)도현이 활약을 보면 원래 잘 하는 선수로 알고 있어서 놀랍지 않다. (웃음) 최근 학생부 대회에 나가지 않아 모르는 친구들이 많은데 경기에서 잘 치는 모습을 보면 긴장하고 자극이 된다.
▲앞으로의 목표는.
=내년에 고등학교 졸업한다. 대학 진학보다는 당구선수로서 꾸준히 발전하도록 노력하겠다. 일단 11월 양구에서 열리는 대한체육회장배 전문선수부에 출전한다. 월드컵에서 좋은 경험을 했으니 양구에서는 8강 이상 오르고 싶다. 50점제 경기를 해본 적 없는데 궁금하다. [광주=김기영 MK빌리어드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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