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입력 2025.08.15 17:18:33
“우리 마음속에는 아직 이루지 못한 꿈이 있습니다.”
안준호 감독이 이끈 대한민국 농구 대표팀은 지난 14일(한국시간) 사우디 아라비아 제다의 킹 압둘라 스포츠 시티에서 열린 중국과의 FIBA 제다 아시아컵 2025 8강전에서 71-79로 패배했다.
‘KOR든스테이트’ 대한민국은 3점슛이 말을 듣지 않았음에도 중국과 잘 싸웠다. 하나, 맞춤형 수비와 높이를 자랑한 중국의 벽은 역시 거대했다.
대한민국만큼 중국도 이번 대회가 절실한 건 마찬가지다. 그들은 오랜 시간 대한민국과 아시아 농구의 양강 구도를 형성했으나 호주, 뉴질랜드 편입 후 정상에서 내려왔다. 당연한 듯했던 올림픽 출전도 이제는 옛이야기가 됐다. 그런 그들에게 있어 이번 아시아컵은 설욕의 기회였다.
중국은 2015년 우승 이후 두 대회 연속 8강 탈락했다. 2017년에는 호주, 2022년에는 레바논에 무너졌다. 아시아컵 최다 챔피언의 자존심이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그들의 4강 진출은 무려 10년 만이다.
그래서일까. 중국의 캡틴 자오루이는 대한민국전 승리 후 기자회견에서 목이 멘 채 인터뷰를 이어갔다. 그는 “중국 대표로서 앞으로 몇 경기나 더 뛸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래서 더욱 소중하게 생각한다. 동료들에게 감사하다. 내게 중국 대표로 한 경기라도 더 뛸 수 있게 해줘서 정말 고맙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후진추와 같은 말을 했다. 앞으로 몇 경기나 더 뛸 수 있을지 알 수 없으나 코트에 서 있는 매 순간 최선을 다해 중국을 위해 헌신하겠다. 우리 마음속에는 아직 이루지 못한 꿈이 있다. 어떤 일이 있더라도 우리는 이 꿈을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자오루이에게 있어 이루지 못한 꿈은 바로 올림픽이다. 중국은 2016 리우올림픽 이후 2회 연속 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했다. 2020 도쿄올림픽, 2024 파리올림픽 모두 농구월드컵에서 아시아 최상위 성적을 내지 못했다.
자오루이는 2017년부터 중국을 대표했고 8년 동안 간판선수로 활약했다. 최대 성과는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 작은 부상이 있거나 고열 증세가 있더라도 중국을 대표하는 것을 외면하지 않았던 그다. 그러나 올림픽 경험은 없다. 우연히 중국 농구의 암흑기를 대표하는 선수가 되고 말았다.
실제로 2023 FIBA 필리핀-일본-인도네시아 농구월드컵이 끝난 후 자오루이는 “정말로 올림픽에서 뛰고 싶다. 단 한 경기라도 좋다”며 절실함을 드러냈다.
중국, 그리고 자오루이가 바라는 최대 목표, 올림픽은 앞으로 3년 뒤에 열린다. 자오루이는 LA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축제에 초대장을 받을 수 있을까. 공교롭게도 대한민국과 중국은 2028 LA올림픽으로 향하는 첫 관문인 2027 FIBA 카타르농구월드컵 아시아 예선 1라운드에서 또 만난다. 자오루이가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선 다시 한 번 대한민국을 넘어서야만 한다.
[민준구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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