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입력 2025.08.15 15:47:50
이정후와 김하성, 두 선수가 맞대결을 치른다. 지난해 개막 시리즈 이후 처음이다. 분위기는 그때와 살짝 다르다.
59승 63패 기록중인 탬파베이 레이스와 59승 62패 기록중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오는 16일(한국시간)부터 3일간 오라클파크에서 3연전을 치른다.
김하성과 이정후, 두 선수 모두 각자 소속팀에서 꾸준히 선발 출전 기회를 얻고 있기에 두 선수가 맞대결을 벌일 가능성이 아주 크다. 이정후가 2루에 출루한다면 두 선수가 나란히 서 있는 모습도 볼 수 있을 것이다.
이정후는 앞선 인터뷰에서 “오랜만에 만나는 자리다. 한국에서 보고 안 봤던 거 같다. (김)하성이 형이 먼저 미국으로 출국해 LA에서 재활하다가 플로리다로 갔고 나는 애리조나로 바로 갔다”며 반가운 만남을 기다리고 있다고 기대감을 전했다.
김하성도 “내가 투수가 아니기 때문에 ‘상대한다’는 느낌은 없다”고 말하면서도 “서로 잘했으면 좋겠다”며 기대감을 피력했다.
두 선수는 지난해 시즌 개막전에서 맞붙었다. 김하성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주전 유격수, 이정후는 샌프란시스코의 주전 중견수로 뛰었다. 이정후의 빅리그 데뷔 시리즈이기도 했다.
당시 두 선수는 출국 기자회견을 통해 ‘트래시 토크’를 주고받았다. 김하성이 “정후가 치면 봐주는 것 없이 잡도록 하겠다”고 말하자 이정후는 “나도 형이 치면 이빨로라도 잡을 것”이라고 응수했다.
시즌 개막이라는 시기, 그리고 이정후의 빅리그 데뷔라는 요소가 더해지면서 두 선수 모두 맞대결에 대한 기대감이 큰 모습이었다.
그러나 이번 시즌은 분위기가 살짝 다르다. 좋게 말하면 차분해졌고, 나쁘게 말하면 김이 빠졌다.
두 팀이 처한 상황이 그렇다. 탬파베이와 샌프란시스코 모두 6월까지는 순항했지만, 이후 급격한 내리막을 타며 지금은 순위 경쟁에서 밀려났다. 5할 승률이 무너지면서 사실상 포스트시즌 진출이 무산됐다.
두 선수의 상황도 분위기를 즐길 여유가 없다. 테일러 월스의 부상에 따른 이탈로 유격수로 고정된 김하성은 이번 서부 원정에서 25타수 5안타(타율 0.200) 기록중이다. 5개의 안타 중 3개가 장타로 타격감은 살아나고 있지만, 보다 꾸준할 필요가 있다.
이정후는 8월 12경기에서 45타수 15안타(타율 0.333) 2루타 5개 3루타 2개로 활약중이지만, 남은 시즌 기회가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밥 멜빈 감독은 “여전히 이런 말은 하고 싶지 않지만, 우리는 조만간 몇몇 선수들에게 휴식을 주고 다른 선수들을 보는 시기가 올 것”이라는 말을 남겼다.
김하성은 “그냥 잘해야 한다. 지금은 대결 같은 것을 생각할 여유가 없는 거 같다. 모든 경기에서 이기려고 노력하고 있고 순위 경쟁에서도 이기면 좋겠지만, 한 선수의 마음만으로 되는 것은 아니다. 그저 경기에 계속 나가서 열심히 뛰는 것이 선수로서 할 일”이라며 각오를 다졌다.
한편, 양 팀은 이번 시리즈 조 보일(1-2, 3.82) vs 랜든 루프(7-6, 3.11), 아드리안 하우저(6-4, 2.84) vs 저스틴 벌랜더(1-9, 4.53), 라이언 페피엇(8-9, 3.86) vs 로건 웹(10-9, 3.34)의 선발 매치업을 예고했다.
[새크라멘토(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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