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입력 2025.07.27 13:32:34
남원 전국당구선수권서 8강, 2012년 선수등록 후 최고 성적, 6세때 왼쪽 엄지 손가락 한마디 절단, 유튜브 공짜당구TV, 덕사부아카데미 운영
“3년 전에는 (조)명우랑 경기할 때 점수판만 누르다 끝났는데, 이번에는 34점까지 올렸습니다. ”
인천당구연맹 소속 임정덕(45) 선수는 최근 전북 남원에서 열린 전국당구선수권에서 자신의 최고 성적(8강)을 갈아치웠다. 그 동안 전국당구대회에서 128~64강을 기록하던 그다. 그러나 이번 남원대회에서는 256강부터 시작, 5연승을 달리며 8강까지 올라갔다. 특히 32강 서창훈(시흥), 16강 박욱상(서울)과의 경기에서는 13~15점차를 뒤집고 역전승했다.
비록 8강에서 ‘세계1위’조명우(서울시청, 실크로드시앤티)에 34:50으로 져 4강 진출에 실패했지만, 임정덕 선수는 스스로 뿌듯해 했다.
왼손 엄지 손가락 한 마디가 없는 그는 인천시장애인체육회 소속으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장성원(인천당구연맹)과 장애인체전에 출전, 단체전 금메달을 따기도 했다.
그는 현재 유튜브 채널 ‘공짜당구TV’와 ‘덕사부당구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다. 인천시장애인체육회 혜택을 보는 만큼 뭔가 보답하기 위해서다. 남원 전국당구선수권에서 자신의 최고성적을 거둔 임정덕과 얘기를 나눴다.
▲간단하게 자기소개 해달라.
=인천당구연맹 소속 임정덕이다. 현재 인천 문학동 ‘덕사부당구아카데미’를 하면서 학생이나 어르신들에게 레슨하며 유튜브 ‘공짜당구TV’도 운영한다. 과거에 PBA드림투어에도 출전했다.
▲PBA서는 얼마나 뛰었는지.
=20/21시즌 챌린지투어(3부투어)로 시작해 21/22시즌 드림투어(2부투어)로 올라갔다. PBA에서 뛰면 장애인체전에 못나가기 때문에 다시 당구연맹으로 돌아왔다. 장애인선수로 연봉을 받는데, 그걸 포기할 수 없었다.
▲이번 남원 전국당구대회에서 8강에 올랐는데, 개인 최고 성적인가.
=2012년 선수 등록하고 나서 개인 최고 성적이다. 32강(서창춘), 16강(박욱상)에서 10점 넘게 지고 있다가 운 좋게 역전승을 거두며 8강에 올랐다. 비록 (조)명우에게 34:50으로 져 대회를 끝냈지만 첫 8강이라 기분이 좋다.
▲세계1위를 상대했는데. 조명우가 맛세로 공격을 성공할 때 뒷목잡는 모습이 쇼츠로 나오던데.
=인성부터 실력, 역시 세계1위더라. 내가 삼촌뻘이지만 보고 배울거 많았다. 조명우가 난구를 맛세로 멋지게 성공시켜서 나온 반응이다. 유튜브 구독자들이 그 장면을 많이 봤다고 하더라.
▲전에도 조명우와 만난 적 있는지.
=2022년 경남고성군수배 128강전이다. 그때는 점수판만 눌러주다 끝났다. 하하. (40:16(19이닝) 조명우 승) 이번 남원대회 8강전 조명우와 붙게 됐을 때 당구아카데미도 운영하니 열심히 쳐보겠다고 마음 먹었다. 이번에는 34점까지 쳤다. 다만, 여자부 결승이랑 겹쳐 방송중계가 안된게 아쉽다.
▲8강에 오르고 가족들이 좋아했다고.
=중2 딸과 초등학교 5학년 아들이 너무 좋아하더라. 항상 초반에 탈락하고 일찍 돌아오는데, 이번에 8강에 진출하며 최고 성적을 냈다면서. 대회때마다 3~4일씩 집을 비워 아내한테는 항상 미안한데, 이번에 좋은 성적을 내서 조금은 체면이 섰다. 유튜브 구독자들도 많이 축하해줬다.
▲당구아카데미를 운영한다고 들었다.
=‘덕사부아카데미’다. 초등학교 5학년부터 70세 어르신까지 10여 명쯤 된다. 인천시장애인체육회에서 혜택을 보는데, 뭔가 보답을 하고 싶었다. 그래서 아카데미를 운영하게 됐다.
▲어떤 장애가 있는지.
=6살 때 아버지가 운영하는 공장에서 기계에 손이 빨려들어가 왼손 엄지 손가락 한 마디가 절단됐다. 어렸을 때는 콤플렉스가 됐다. 당구칠 때 불편함은 전혀 없다.
▲유튜브 채널을 운영 중인데.
=2022년 3월에 개설했는데, 본격적으로 한지는 7개월 가량 됐다. 알아보니 인천에는 유튜브를 하는 구장이나 덩규아카데미가 없었다. 현재 구독자수는 1만 3000명 정도 인데, 큰 힘이 된다. 남원 전국당구선수권때는 건설쪽에 계신 구독자가 운전해주고 숙소까지 챙겨줬다.
▲유튜브에서는 어떤 콘텐츠를 다루나.
=당구선수를 초청하는 콘텐츠를 하고 있다. 양구에서 열린 대한당구연맹회장배 3쿠션 복식에 나갔는데, 16강에서 만난 여자선수 실력이 정말 좋더라. 끝나고 물어보니까 박세정 선수였고, 그때 인연으로 함께 촬영했다.
▲고마운 분께 한마디 해달라.
=가장이면서 대회 나간다고 며칠씩 집 비워도 묵묵이 이해해주는 아내와 아이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 인천장애인체육회와 ‘공짜당구TV’ 구독자, 그리고 고리나 임정철 대표에게도 감사한 마음이다.
▲앞으로의 목표는.
=현재 국내랭킹 39위인데 앞으로 대회에 원활하게 참가하기 위해서 20위 안에 들고, 3쿠션월드컵에도 출전하고 싶다. 물론 랭킹이 더 높으면 좋겠지만, 워낙 쟁쟁한 선수들이 많아 현실적인 목표를 정했다. 그리고 유튜브 ‘공짜당구TV’도 더욱 알리고 싶다. [김기영 MK빌리어드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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