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가 시비옹테크(4위·폴란드)가 그토록 바라던 잔디 코트에서의 첫 우승을 차지했다. 일반 대회가 아닌 메이저 윔블던 테니스 대회에서 잔디 코트 첫 정상에 오르는 감격을 맛본 시비옹테크는 코트에 드러누워 포효했다.
시비옹테크는 13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올잉글랜드 클럽에서 열린 대회 13일째 여자 단식 결승에서 어맨다 아니시모바(12위·미국)를 2대0(6-0 6-0)으로 제압했다. 개인 통산 6번째 메이저 정상에 오른 그는 우승 상금으로 300만파운드(약 55억8000만원)를 받았다.
시비옹테크는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이상급 대회 단식에서 이 대회 전까지 22회 우승을 차지한 실력자다. 그러나 유독 잔디 코트에서는 자신의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하드 코트와 클레이 코트에서 각각 12회, 10회 정상에 올랐지만 잔디 코트에서는 지난달 바트 홈부르크오픈 준우승이 역대 최고 성적이었다.
이번 대회에서도 시비옹테크를 우승 후보로 꼽는 이는 많지 않았다. 잔디 코트에 약하고 지난해 8월 도핑 양성 반응을 보인 뒤 부진한 경기력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비옹테크는 이번 대회에서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특히 결승에서는 공격과 수비 모두 완벽했다. 시비옹테크는 이날 2001년생 동갑 아니시모바를 상대로 25분 만에 1세트에서 6대0으로 승리했다. 2세트에서도 시비옹테크는 단 한 게임도 내주지 않았고 경기 시작 58분 만에 우승을 확정했다.
시비옹테크는 "윔블던 정상에 올랐다는 사실이 지금도 믿기지 않는다. 이 대회 우승과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했는데, 오랜 꿈을 현실로 만든 나 자신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시비옹테크가 결승에서 상대에게 단 한 게임도 내주지 않는 완벽한 우승을 차지하면서 "시비옹테크의 베이글 빵집이 윔블던 대회 결승전에서도 열렸다"는 해외 언론 보도도 나왔다. 테니스에서 베이글은 상대를 압도하는 플레이로 6대0 승리를 거두는 것을 의미한다.
세계랭킹 3위로 올라서게 된 시비옹테크는 2002년 20세였던 세리나 윌리엄스 이후 23년 만에 최연소(24세)로 하드·클레이·잔디 코트 메이저 대회 단식을 제패한 선수로 이름을 남기게 됐다. 현역 선수로는 시비옹테크가 유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