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입력 2025.05.22 14:16:00
인천도시공사에게는 2024-25시즌 신한 SOL페이 핸드볼 H리그가 숙제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개인 기량이 뛰어난 선수들이 포진했는데 이렇다 할 기세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고 어물쩡 머물쩡하다 시즌이 마무리 됐기 때문이다. 인천도시공사하면 대부분 고개를 갸웃하며 이유를 모르겠다는 반응일 정도로 시즌 내내 자신들이 가진 힘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
인천도시공사는 그러지 않아도 강력한 라인에 대학 졸업과 함께 스페인으로 날아갔던 김진영까지 가세하면서 두산의 10연패를 저지할 팀으로 꼽혔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뜨듯미지근도 아닌 그냥 미지근했다. 2승 3패, 4위로 출발한 인천도시공사는 2라운드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3위 싸움을 벌이던 하남시청과 무승부를 기록한 것 외에는 1라운드와 달라진 게 별로 없었다. 2승 1무 2패로 여전히 4위였다.
결정적인 건 실책이었다. 공격에서 발생하는 실책이 쉽사리 줄어들지 않았다. 그러다보니 유기적인 플레이가 이뤄지지 않아 개인 플레이에 의존하게 되면서 시너지를 발휘하지 못했다. 3라운드 첫 경기에서는 하위팀인 상무 피닉스에 패했지만, 2위 SK호크스를 꺾으며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선두 두산까지 제압하며 시즌 처음으로 2연승을 거두며 3승 2패를 기록하고 반격의 신호탄을 쏘아 올리나 싶었다.
하지만 상승세를 타고 올라야 할 4라운드가 최악의 시리즈가 되고 말았다. 2무 3패로 단 1승도 거두지 못했다. 그 사이 플레이오프 진출 경쟁을 벌이던 하남시청이 5연승을 질주하면서 인천도시공사의 추격 의지가 꺾였다. 4라운드에 1승만 거뒀더라도 마지막 라운드에서 플레이오프 싸움이 알 수 없는 상황이 됐을 것이다.
마지막 5라운드에서 인천도시공사는 3연승을 질주하며 4연패에 빠진 하남시청을 무섭게 따라붙었다. 하지만 자력으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수 없는 상황이었기에 불안한 추격을 이어가다 하남시청과 맞대결을 앞두고 4위가 확정되고 말았다. 5라운드는 4승 1패로 가장 좋은 성적을 거뒀지만, 2년 연속 4위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이상은 맥스포츠 핸드볼 전문 해설위원은 “지난 시즌에 이어 이번 시즌에도 아쉬웠다. 기량이 좋은 다양한 선수들이 있는데 이에 비해 결과는 좋지 않았다. 하나로 뭉쳐서 좋은 플레이를 했어야 하는데 개인 기량에 의한 경기를 했던 거 같다. 선수 개개인이 갖고 있는 기량에 비해 경기력이 아쉬웠다. 그런데도 이요셉 선수는 다양한 활약을 하면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이에 비해 김진영 선수는 점프도 좋고 기량도 좋은데 아쉬웠다. 팀 플레이가 이뤄지는 가운데 중거리 슛이 나와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개인 기량으로만 하다보니 아쉬웠다. 아직은 정수영 선수처럼 혼자 만들어 내는 건 역부족이었다”라고 설명했다.
인천도시공사는 지난 시즌 14승 1무 10패로 4위를 기록했는데, 이번 시즌에는 11승 3무 11패로 4위에 올랐다. 지난 시즌 선수들의 부상으로 어려운 상황이었는데도 이번 시즌에 오히려 승리가 줄었다. 그만큼 경기력이 좋지 않았다는 얘기다. 인천도시공사하면 수비가 강한 팀인데 지난 시즌에 비해 20골 가까이 실점이 늘었다. 득점은 제자리 걸음인데 실점이 늘면서 패도 늘어났다.
인천도시공사는 이번 시즌 25경기에서 645골(평균 25.8골)을 넣고, 642골(평균 25.6골)을 실점했다. 득점과 실점이 비슷했다. 그야말로 26골이 승부의 분수령이었다. 인천도시공사가 26골보다 적게 넣고도 이긴 경기는 2경기고, 26골 이상을 내주고도 이긴 경기는 3경기였다. 그만큼 강한 공격도, 탄탄한 수비도 보여주지 못했다는 얘기다.
인천도시공사는 648골 중 6m에서 205골을 넣었다. 6m에서 6팀 중 월등히 많은 득점을 기록했는데 이는 역시 326개로 월등히 많은 도움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중거리 슛으로 166골을 넣었는데 이는 6팀 중 가장 적은 숫자다. 1위를 기록한 두산보다 무려 82골이나 적었다. 이어 속공으로 116골, 돌파로 75골, 7미더 드로로 47골, 윙에서 22골을 기록했다. 수비에서는 실책이 179개로 SK호크스 다음으로 많았던 게 아쉬웠고, 스틸 72개(2위), 블록샷 56개(2위), 골키퍼 세이브 317개(3위)를 기록했다.
인천도시공사는 김락찬이 119골을 넣었는데 대부분 상무 피닉스에서 기록했고, 실질적으로 92골을 넣은 김진영과 정수영이 팀 내 최다골을 기록했다. 플레이 메이커 이요셉이 고른 득점을 보이며 88골, 피벗 진유성이 68골, 중거리 포가 좋은 차성현이 45골, 역시 중거리에서 강했던 윤시열이 42골, 게임을 조율한 심재복이 38골, 속공이 좋은 박동현이 33골로 뒤를 이었다. 골키퍼 이창우가 146세이브, 안준기가 144세이브로 290세이브를 합작했고, 안재필(224세이브)이 시즌 마지막에 전역하고 합류한 만큼 다음 시즌이 기대된다.
조은희 맥스포츠 해설위원은 “팀 스포츠인데 너무 각자 하고 있다는 느낌이 강했다. 고비에서 서로 도와주고 해야 원활하게 기회가 만들어지고 하는데 그런 부분에서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 순위는 4위지만 경기력 면에서는 최하위에 가까웠다. 그런데 진짜 좋은 선수들이 많다. 공격도 그렇고 골키퍼도 좋고, 수비 전문 선수도 있고, 경기력이 떨어질 이유가 전혀 없는 팀이다. 핸드볼에서 원팀을 많이 강조하는데 결국 팀이 하나가 되지 못하면서 자기 기량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고 생각한다”라고 분석했다.
[김용필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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