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입력 2025.05.22 13:47:28
유로파리그 정상 오른 토트넘 후반 교체로 나서 30여분 활약 맨유와의 결승전 승리에 힘 보태
손흥민의 아버지 손웅정 씨가 과거 아들을 두고 “절대 월드클래스가 아니다”고 했던 말을 바꿀 때가 됐다. 손흥민이 2024~202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에서 생애 첫 우승의 감격을 맛봤기 때문이다. 손흥민 역시 결승전이 끝난 뒤 “오랜 꿈이 드디어 현실이 됐다. 오늘만큼은 나도 토트넘의 전설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토트넘은 22일(한국시간) 스페인 빌바오의 산 마메스 경기장에서 열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와의 대회 결승전에서 브레넌 존슨의 결승골에 힘입어 1대0으로 승리했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에서 17위로 추락하는 올 시즌 내내 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토트넘은 이번 우승으로 그동안의 아쉬움을 날려버리는 데 성공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토트넘은 이번 우승으로 2007~2008시즌 리그컵 이후 17년간 이어져 오던 무관을 끊는 데 성공했다. 여기에 다음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UCL) 출전권까지 확보하는 겹경사를 누렸다.
2010년 함부르크(독일)에서 프로 데뷔전을 치른 손흥민도 그토록 바라던 첫 우승을 차지했다. 그동안 손흥민은 리그와 컵대회 등에서 단 한 번도 우승의 기쁨을 맛보지 못했다. 토트넘은 2016~2017시즌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와 2018~2019시즌 챔피언스리그(UCL), 2020~2021 카라바오컵(리그컵) 등에서 우승을 눈앞에서 놓친 바 있다. 그러나 이번에는 달랐다. 토트넘 선수들과 하나로 똘똘 뭉쳐 우승을 완성한 그는 경기장에 주저 앉아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지난달 발 부상 여파로 컨디션을 완벽하게 끌어올리지 못한 손흥민은 이날 경기를 벤치에서 시작했다. 선발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지만 손흥민은 경기장 밖에서 동료들을 진심으로 응원했다. 후반 22분 히샬리송을 대신해 그라운드에 들어간 그는 중앙과 측면을 오가며 토트넘의 공격을 이끌었다. 기다리던 공격포인트는 기록하지 못했지만 손흥민은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최선을 다했고 토트넘이 우승하는 데 큰 힘을 보탰다.
시상식에서 팀을 대표해 우승 트로피를 번쩍 들어올리는 세리머니를 한 손흥민의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했다. 손흥민은 “17년간 아무도 못 해낸 것을 우리가 해냈다. 꿈이 진짜로 이루어졌는데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기분이 좋다. 내가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사람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손흥민은 이제 우승에 대한 부담감을 내려놓게 됐다는 안도감을 드러냈다. 그는 “우승에 대한 간절함이 컸던 만큼 부담감도 상당했다. 지난 일주일 동안 매일 저녁 이번 경기를 꿈꿨다. 항상 같은 장면과 동일한 꿈이었다. 드디어 현실이 됐고 오늘부터는 편하게 잘 수 있을 것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유로피라그 정상에 오르기까지 매 경기 최선을 다해준 동료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손흥민은 “못난 주장을 만나 동료들이 고생을 정말 많이 했다. 팀 분위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우승이라는 결과를 만들어낸 동료들이 대단하다. 오늘 만큼은 모든 것을 잊고 함께 즐기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