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입력 2025.05.21 15:32:22
국제축구연맹(FIFA)로부터 선수 등록 금지 징계를 받은 광주FC에 대한 대한축구협회의 입장은 변화 없다.
축구협회는 21일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제55대 집행부 김승희 전무이사 기자 간담회를 열었다.
김승희 전무이사는 새 집행부에서 ▲현장과의 소통 강화, ▲행정의 투명성과 공정성 강화, ▲유소년 육성과 다양한 저변확대 등의 방향성으로 나아가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최근 불거진 광주FC의 ‘부실 행정 논란’에 대해서는 “축구협회 또한 미숙한 부분이 있었다”라며 “고민이 많았다. 고의성이 없는 행정적 착오로 인해 선수들의 땀과 노력이 헛되게 되는 부분이 아닌가. 최상위 리그인 K리그의 안정성 또한 지켜야 한다는 생각도 들었다. 물론 엄격하고, 공정하게 바라봐야 하는 축구협회의 생각 또한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 아니지만, 리그의 안정성과 고의성 없는 착오로 인한 실수인 부분에 조금 더 고심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로서 광주도 마찬가지고, 축구협회 또한 FIFA에 사실을 기반한 공문을 발송했고, 계속해서 소통하고 있다. 상위 기관의 결정이 내려오면 그에 입각해 결과에 대해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다”라며 “한국프로축구연맹과 함께 징계 부분에 대해 공유하고, 향후 같은 문제가 반복되지 않도록 소통하겠다”라고 전했다.
부실한 행정력이 낳은 광주의 촌극이다. 광주는 지난 2023년 알바니아 출신 공격수 아사니를 영입하는 과정에서 3,000달러(한화 약 420만 원)의 연대기여금을 미납했다. 연대기여금은 선수 이적시 발생하는 이적료 일부를 해당 선수가 12~23세까지 활약했던 팀에게 지급하는 금액이다. FIFA는 기존 복잡했던 규정을 지난 2022년 11월 각 구단에 직접 분배하는 ‘클리어링 하우스 제도’를 도입했다.
그러나 광주는 이 과정에서 연대기여금이 제대로 송금되지 않은 상태였다. 이에 FIFA는 지난해 12월 17일 ‘선수 등록 금지’ 징계를 내렸다. 광주는 FIFA의 징계 사실을 최근에야 알게 됐다. FIFA 징계 공문은 아시아축구연맹(AFC)를 거쳐 축구협회로 전달되는데, 해당 공문이 휴직 중인 광주 구단 담당자에게 전해진 것. 인수인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담당자의 휴직과 이직 등이 이뤄지며, 행정상의 공백이 발생했다. 축구협회 또한 FIFA 징계와 관련해 광주에 재차 확인 없이 업무를 이어가는 등 촌극이 일었다.
그 사이는 광주는 징계 사실을 모른 채 10명 이상의 선수를 올해 겨울 이적시장에서 영입했다. 이정효 감독과 선수들에게는 귀책사유가 없지만, 해당 선수들은 징계로 인해 규정상 뛸 수 없는 상태였다. 그 사이 광주는 K리그, 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코리아컵 등 21경기를 소화했다. 규정상 ‘무자격 선수 출전’으로 몰수패 가능성이 제기됐다.
우선, 축구협회는 광주에게 임시 면죄부를 쥐여줬다. 지난 16일 밤 공지사항을 통해 “본 사안은 고의성이 없는 행정 실수”라며 “지금까지 진행된 경기에 출전한 광주 선수들을 ‘무자격’으로 판단하기 무리가 따른다. 지난 경기 결과를 번복하기보다는 결과를 인정해 선수들의 출전 자격 보장과 리그 안정성 확보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다”라고 발표했다.
이는 상위기관인 FIFA와 AFC의 입장과는 별개다. 축구협회 또한 해당 부분을 강조하며 “상위기관과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 ‘고의성이 없는 행정 실수’라는 점을 강조하고, 적극적인 추가 소명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광주는 우선 리그 일정을 정상적으로 소화했다. 지난 18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린 포항스틸러스와 경기에서 올해 합류한 헤이스, 진시우가 선발로 나섰고, 후반전 박인혁이 교체 투입했다. 대기 명단에는 주세종이 포함됐다. FIFA 징계가 유효한 상황에서 광주는 정면돌파를 선택했다. 이로 인해 포항은 프로축구연맹에 ‘무자격 선수 출전’과 관련해 19일 이의를 제기했다. 프로축구연맹 법무팀에서 현재 포항의 공문을 검토 중이다.
프로축구연맹 규정 ‘제33조 패배로 간주 되는 경우’ 제2항에는 ‘공식 경기에 무자격 선수가 출장한 것이 경기 중 또는 경기 후 발각되어 경기 종료 후 48시간 이내에 상대 구단으로부터 이의 제기된 경우, 무자격선수가 출장한 구단이 0-3으로 패배한 것으로 간주된다’라고 명시되어 있다. 하지만, 앞서 축구협회가 결과 번복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고 해석했기에, 프로축구연맹으로서는 상위기관인 축구협회의 입장과 상반된 결과를 도출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김승희 전무이사는 광주의 상황을 두고 ‘각 단체, 구단 간의 소통 강화’를 강조했다. 김승희 전무이사는 “FIFA의 클리어링 하우스 제도가 도입된 지 몇 년 되지 않았다. 현장 이야기에 따르면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해외 또한 해당 제도가 정착되는 과정인 것 같더라. 문제점을 파악하고, 전문가의 의견을 들으면서, 프로축구연맹과도 논의를 통해 재발 방지에 힘쓰겠다”라고 말했다.
[축구회관(신문로)=김영훈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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