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LPGA 두산 매치플레이 결승서 황유민 꺾고 우승 2주 연속 정상 무서운 독주 1대1 대결서도 강한 면모 앞선 두차례 결승 오르고도 준우승했던 아쉬움 털어내 상금·대상·다승 등 단독 선두
이예원이 18일 KLPGA 투어 두산 매치플레이 결승에서 호쾌한 플레이를 하고 있다. KLPGA
이예원(22)이 2025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독주 체제를 구축했다. 두산 매치플레이도 우승하며 2주 연속 정상에 오른 그는 상반기에 일찌감치 3승을 달성해 올 시즌 전성시대를 열어젖혔다.
이예원은 18일 강원 춘천 라데나골프클럽에서 열린 KLPGA 투어 제17회 두산 매치플레이 결승에서 황유민을 4홀 차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11일에 끝난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에 이어 2주 연속 KLPGA 투어 대회 정상에 오른 그는 파죽지세를 이어갔다. 이번 대회 우승 상금 2억5000만원을 받은 이예원은 상금(약 7억5296만원)과 대상(291점), 다승(3승) 등에서 모두 선두를 질주했다.
KLPGA 투어에서 유일한 매치플레이 대회인 두산 매치플레이는 64명이 16개 조로 나눠 조별리그를 치른 뒤 각 조 1위 선수들끼리 16강 토너먼트를 통해 우승자를 가린다. 토너먼트는 하루에 2경기씩 소화해 최대 36홀을 치러야 한다.
직전 대회였던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을 마친 뒤 이예원은 "매치플레이 대회에서 꼭 우승하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앞서 2022년과 지난해 두산 매치플레이 결승에 올랐지만 모두 준우승에 머물렀다. 공교롭게 두 번 다 막판 2개 홀을 남겨놓고 역전패를 했다. 2022년 대회에서는 홍정민에게, 지난해에는 박현경에게 모두 17·18번홀을 내주면서 잡힐 듯했던 우승 트로피와 연을 맺지 못했다.
톱 시드를 받고 조별리그 7조에 편성된 이예원은 거침없는 연승 행진을 펼쳤다. 서연정, 홍현지, 최가빈을 차례로 누르고 조별리그에서 3전 전승을 거둔 이예원은 16강전에서 10조 1위 이다연과 연장 접전 끝에 극적으로 8강에 진출했다. 10번홀(파4)에서 열린 연장전에서 파를 지킨 반면, 파 퍼트를 넣지 못한 이다연을 누른 이예원은 8강전에서 유현조를 5홀 차로 대파하고 분위기를 탔다.
준결승에서는 2022년 대회 때 결승에서 만났던 홍정민과 재대결을 펼쳤다. KLPGA 챔피언십 우승 등 최근 경기력이 좋은 홍정민이었지만 매치플레이 우승 열망이 강력했던 이예원이 더 탄탄한 플레이를 펼쳤다. 14~16번홀에서 3연속 버디를 성공시킨 이예원은 홍정민에게 3홀 차 승리를 거두고 3년 전 결승전 패배를 설욕했다.
결승에서 만난 상대는 2003년생 동갑 친구 황유민이었다. 황유민은 준결승에서 후반 7개 홀에서만 6개 홀을 따내며 노승희에게 역전승을 거두고 만만치 않은 기세를 이어갔다. 국가대표 시절부터 경쟁했던 이예원과 황유민의 결승 대결은 치열한 접전을 기대했다.
그러나 결승 승부는 예상보다 싱겁게 끝났다. 이예원의 기세가 더 강했다. 1번홀(파4)에서 보기를 적어내 황유민에게 먼저 한 홀을 내줬던 이예원은 2번홀(파5)에서 파를 지켜 만회한 뒤 3번홀(파3)에서 약 1.5m 버디 퍼트를 넣고 역전에 성공했다. 이후 이예원은 한 번도 리드를 내주지 않았다. 샷이 흔들리며 고전하던 황유민과 달리 이예원은 정확한 샷과 깔끔한 퍼트로 8번홀(파4)과 10번홀(파4), 12번홀(파5)을 잇달아 따내면서 일찌감치 차이를 벌려갔다.
15번홀(파4)에서 1.5m 파 퍼트에 성공한 이예원은 3개 홀을 남겨놓고 4홀 차 승리를 확정 지었다. 앞서 치렀던 두 차례 결승에서 17·18번홀을 모두 내줘 눈물을 흘렸던 이예원은 세 번째 도전한 결승에서는 17·18번홀까지 가지 않고 일찌감치 우승을 확정 지은 뒤 주먹을 불끈 쥐었다.
이예원은 "우승이 꿈만 같다. 매치플레이에서 우승하고 싶었는데 이렇게 기회가 왔을 때 우승해서 행복하다"고 말했다. "(두 차례 준우승에) 긴장을 많이 했다. 체력적으로 부담스러워서 내 플레이를 잘 못했다"던 그는 "내 플레이에 집중하려고 했다. 체력적으로 부담이 가지 않게 플레이했다"고 돌아봤다.
2023년과 지난해 3승을 달성했던 이예원은 올해 상반기에 일찌감치 3승을 거뒀다. 올 시즌 30개 대회 중 8개만 치러져 3분의 1도 하지 않은 상황이지만 일찌감치 시즌 3승을 달성하면서 독주 체제를 만들었다.
연이은 우승 비결로 "동계훈련 때 특히 체력 훈련을 열심히 했다. 시즌 초에 보상받는 기분"이라고 말한 이예원은 올해 하반기에도 더 많은 우승을 예고했다. 그는 "작년에도 시즌 초에 3승을 빨리 했다. 하반기에 대한 기대가 컸지만 이에 부응하지 못했다. 올 하반기에는 작년보다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더 많은 우승을 거둘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힘줘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