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예원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시즌 첫 다승자가 됐다.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경쟁자들의 거센 추격을 '클러치 퍼트'로 따돌리고 대회 2연패를 달성했다.
이예원은 11일 경기 용인의 수원컨트리클럽(수원CC) 뉴코스(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일 3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3개를 기록해 최종 합계 14언더파 202타로 홍정민(12언더파 204타)을 2타 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지난달 6일 시즌 국내 개막전 두산건설 위브 챔피언십에서 정상에 오른 뒤 5주 만에 우승을 더한 이예원은 상금 1억8000만원을 받고 대상 포인트(221점)와 시즌 상금 선두(약 5억296만원)에 등극했다.
특히 이예원은 2연패를 달성해 이 대회에서 강한 면모를 또 한번 과시했다. 2022년 이 대회에 참가한 그는 첫 출전 당시 공동 5위에 올랐고 2023년 공동 3위, 지난해와 올해 연속 우승을 거뒀다. 이예원은 지난해와 올해 모두 한 번도 선두를 내주지 않은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해냈다. 대회 2연패에 성공한 뒤 이예원은 "타이틀 방어를 꼭 하고 싶었는데 와이어 투 와이어로 멋지게 마무리할 수 있어 행복하다"며 활짝 웃었다.
올해 최종일에는 추격자들의 경쟁이 거셌다. 공동 2위에 5타 앞선 채 3라운드를 맞았던 이예원은 좀처럼 타수를 줄이지 못했다. 그사이 김민별이 첫 6개 홀에서 버디를 기록하면서 한때 이예원과 공동 선두에 올랐다. 또 지난 4일 끝난 메이저 대회 KL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했던 홍정민도 이날 하루에만 8타를 줄여 이예원을 위협했다.
그러나 이예원은 추격자들의 압박에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6번홀(파4)에서 약 3m 버디 퍼트를 성공한 이예원은 15번홀(파4)에서 약 7m 거리의 내리막 버디 퍼트를 넣고 살짝 미소를 지었다. 2라운드에서 세컨드샷 실수로 더블 보기를 적어냈던 18번홀(파4)에서 우승을 확정 짓는 4.5m 버디 퍼트를 성공하고서야 이예원은 오른팔을 번쩍 들고 기뻐했다. 이예원은 "10번홀 티잉그라운드에서 리더보드를 보니 1타 차까지 추격을 받더라. 좀 당황했지만 나를 믿고 집중력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결정적인 순간에 나온 중장거리 퍼트가 이예원의 우승 원동력이 됐다. 이예원은 올 시즌을 앞두고 미숫가루를 먹고 체중을 불려 힘을 키웠다는 사연으로 화제를 모았다. 체력 강화 못지않게 이예원이 공들였던 건 5~7m 거리의 '미들 퍼트'였다. 이예원은 "그동안 중장거리 퍼트가 약하다는 걸 알고 있어서 동계훈련 때 집중적으로 연습했다"고 말했다.
올 시즌 이예원의 퍼트 관련 지표는 대부분 지난해보다 크게 향상됐다. 지난 시즌 29.71개에 그쳤던 평균 퍼트 수는 올해 28.36개로 1개 이상 줄이며 이 부문 4위에 올랐다. 견고한 샷에다 퍼트까지 좋아지면서 자신감이 더 높아졌다.
2023년과 지난해 연이어 3승을 달성했던 이예원은 올 시즌 최고 목표로 세운 '단독 다승왕'을 향해 한 발짝 앞으로 나섰다. 이예원은 "지난해에도 이번 대회까지 2승을 했는데 이후에 아쉬운 경기가 많이 나오면서 개인적으로 아쉽게 시즌을 마무리했다. 올해는 시즌 끝까지 마무리를 잘하고 다승왕을 달성하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