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입력 2025.05.09 21:46:28
‘독수리 군단’ 한화 이글스의 비상이 멈출 줄 모른다. 무려 26년 만의 10연승을 달리며 단독 선두를 굳게 지켰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한화는 9일 서울 구로구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KBO리그 원정경기에서 홍원기 감독의 키움 히어로즈를 7-5로 제압했다.
최근 한화는 거센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날 경기 전까지 9연승을 질주했다. 한화가 9연승을 달성한 것은 2005년 6월 4일 청주 두산 베어스~6월 14일 광주(무등) KIA 타이거즈전 이후 20년 만이었다.
내친 김에 이들은 10연승을 노렸다. 키움의 저항이 결코 만만치 않았지만, 끝내 승리를 거뒀고, 결국 10연승과 마주하게 됐다. 한화가 10연승을 질주한 것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던 지난 1999년 9월 24일 현대 유니콘스전~10월 5일 삼성 라이온즈전에 이어 26년 만이다. 반면 최하위 키움은 28패(13승)째를 떠안았다.
한화는 투수 엄상백과 더불어 황영묵(2루수)-에스테반 플로리얼(중견수)-문현빈(지명타자)-노시환(3루수)-채은성(1루수)-이진영(우익수)-최인호(좌익수)-이재원(포수)-심우준(유격수)으로 선발 명단을 꾸렸다.
이에 맞서 키움은 송성문(3루수)-최주환(1루수)-이주형(중견수)-루벤 카디네스(우익수)-임병욱(좌익수)-김태진(2루수)-야시엘 푸이그(지명타자)-김재현(포수)-어준서(유격수)로 타선을 구축했다. 선발투수는 하영민.
기회는 한화에게 먼저 다가왔다. 1회초 2사 후 문현빈이 몸에 맞는 볼로 출루한 뒤 상대 투수의 폭투로 2루에 안착한 것. 단 노시환이 삼진으로 돌아서며 득점과 인연을 맺지는 못했다.
위기를 넘긴 키움은 1회말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선두타자 송성문이 상대 선발투수 엄상백의 초구 144km 패스트볼을 통타해 비거리 125m의 우월 솔로 아치를 그렸다. 송성문의 시즌 7호포. 이어 최주환은 포수 파울 플라이로 물러났지만, 후속타자 이주형도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비거리 125m의 솔로포(시즌 3호)를 쏘아올렸다.
일격을 당한 한화였지만, 2회초에도 찬스를 살리지 못했다. 선두타자 채은성이 좌전 안타를 친 뒤 상대 투수의 폭투로 2루에 도달했으나, 이진영, 최인호, 이재원이 각각 삼진, 1루수 땅볼, 삼진에 그쳤다.
침묵하던 한화는 3회초 추격에 시동을 걸었다. 황영묵의 우전 안타와 플로리얼의 중전 안타로 연결된 1사 1, 2루에서 문현빈이 1타점 우전 적시타를 쳤다, 하지만 계속된 1사 1, 2루에서는 노시환, 채은성이 모두 삼진으로 침묵하며 아쉬움도 남겼다.
대량 실점 위기를 벗어난 키움은 4회말 점수 차를 벌렸다. 선두타자 김태진이 오른쪽 담장을 넘어가는 비거리 110m 솔로포(시즌 3호)를 터뜨렸다. 이어 푸이그도 비거리 120m의 좌월 솔로포(시즌 5호)를 작렬시키며 연속 타자 홈런을 합작했다.
한화도 응수했다. 5회초 2사 후 플로리얼이 비거리 130m의 우월 솔로 아치를 그렸다. 플로리얼의 시즌 3호포.
분위기를 추스른 한화는 7회초 경기 균형을 맞췄다. 대타로 나선 이도윤, 김태연이 나란히 우전 안타로 무사 1, 3루를 만들자 황영묵이 1타점 적시 내야 안타를 쳤다. 플로리얼의 중견수 플라이로 이어진 1사 2, 3루에서는 문현빈이 좌익수 방면 희생플라이를 쏘아올렸다.
다급해진 키움이었지만, 7회말 웃지 못했다. 최주환의 우전 안타와 이주형의 우전 안타로 무사 1, 2루가 완성됐으나, 카디네스가 2루수 병살타로 고개를 숙였다. 이후 임병욱의 볼넷으로 2사 1, 3루가 연결됐지만, 김태진이 2루수 땅볼로 돌아섰다.
리드를 잡지 못한 것은 한화도 마찬가지였다. 8회초 이진영의 볼넷과 최재훈의 우전 2루타로 1사 2, 3루가 만들어졌으나, 이도윤(삼진), 이원석(유격수 땅볼)이 침묵했다. 최재훈의 2루타에 이진영의 대주자 이상혁이 홈으로 파고들지 못한 것이 뼈아팠다.
한화는 이 아쉬움을 9회초 털어냈다. 2사 후 문현빈이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비거리 125m의 솔로포(시즌 7호)를 작렬시켰다. 노시환의 중전 안타와 2루 도루로 완성된 2사 2루에서는 채은성이 1타점 중전 적시 3루타를 날렸으며, 이상혁도 1타점 우전 적시 2루타를 때려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키움은 9회말 이주형의 비거리 125m 중월 솔로포(시즌 4호)로 한 점 따라붙었지만, 거기까지였다. 그렇게 한화는 26년 만의 10연승을 달성하게 됐다.
한화는 선발투수 엄상백이 3.2이닝 5피안타 4피홈런 2사사구 2탈삼진 4실점에 그쳤지만, 뒤이은 조동욱(1이닝 무실점)-김종수(1.1이닝 무실점)-박상원(1이닝 무실점)-한승혁(승, 1이닝 무실점)-김서현(세, 1이닝 1실점)이 키움 타선을 효과적으로 봉쇄했다. 한승혁은 시즌 첫 승(2패 1세이브 8홀드). 타선에서는 단연 결승포의 주인공 문현빈(3타수 2안타 1홈런 3타점)이 빛났다. 이 밖에 황영묵(5타수 2안타 1타점), 플로리얼(5타수 2안타 1홈런 1타점)도 뒤를 든든히 받쳤다.
키움은 뒷심이 아쉬웠다. 선발투수 하영민(6이닝 5피안타 1피홈런 2사사구 8탈삼진 2실점)은 쾌투했지만, 불펜 방화로 시즌 5승(현 성적 4승 4패) 수확을 다음 기회로 미뤘다.
[이한주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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