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챔피언십 정상 연장서 박준홍·강태영 제압 우승 상금으로 3억원 받아 맬릿 퍼터 교체 효과 톡톡 서원밸리 그린 완벽 정복
우리금융 챔피언십 정상에 오른 이태훈이 주먹을 불끈 쥐고 포효하고 있다. KPGA
캐나다 동포 이태훈이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우리금융 챔피언십에서 연장 접전 끝에 우승했다. 신한동해오픈과 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 BNI 인도네시아 마스터스(아시안투어)에 이어 다시 한번 금융회사가 주최하는 대회에서 정상에 오른 그는 KPGA 투어 통산 4승째를 달성했다.
이태훈은 27일 경기 파주 서원밸리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1언더파 70타를 쳤다. 합계 5언더파 279타를 적어낸 이태훈은 동타를 기록한 박준홍, 강태영을 1차 연장에서 따돌리고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우승 상금 3억원의 주인공이 된 그는 오른손을 불끈 쥐며 환호했다.
이태훈은 "우승하는 과정이 정말 쉽지 않았다. 쟁쟁한 선수들을 따돌리고 이번 대회를 1위로 마무리해 행복하다"며 "올해 두 번째 대회에서 첫 우승을 차지한 만큼 남은 시즌이 기대된다. 준비를 잘해 최종전까지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보겠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월 아버지가 된 이태훈은 18번홀에서 기다리고 있던 딸 이루다 양을 안으며 감격해했다. 그는 "딸에게 자랑스러운 아버지가 되고 싶어 더욱 열심히 했다. 딸이 응원하러 온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해 더욱 뜻깊은 것 같다"고 환하게 웃었다.
이번 대회 우승 원동력으로는 최대한 많은 파를 잡아내는 전략을 꼽았다. 이태훈은 우리금융 챔피언십에 출전한 선수들 중 유일하게 나흘간 모두 언더파를 적어냈다. 그는 "서원밸리 컨트리클럽의 난도가 높았기 때문에 대부분의 홀에서 버디보다는 파를 노렸다. 타수를 줄이려고 무리한 플레이를 하다가 보기 이상을 적어낼 수 있는 만큼 안정적인 플레이를 했다. 다행히 전략이 제대로 통했고 우승이라는 값진 결실을 맺게 됐다"고 설명했다.
작년까지 자신을 괴롭혔던 퍼트 고민을 해결하는 데는 아내의 조언이 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이태훈은 "퍼트가 잘 들어가지 않아 우승을 눈앞에서 놓쳤던 적이 몇 번 있었는데 아내가 추천해준 맬릿 퍼터로 바꾼 뒤 곧바로 우승이 찾아왔다. BNI 인도네시아 마스터스에 이어 다시 한번 우승하게 됐는데 아내에게 고맙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태훈은 이제 '한국의 마스터스' GS칼텍스 매경오픈 우승에 도전한다. 오는 5월 1일부터 나흘간 경기도 성남시 남서울 컨트리클럽에서 열리는 GS칼텍스 매경오픈 정상에 오르면 KPGA 투어 5년, 아시안투어 2년 출전권을 따내게 된다.
박준홍과 강태영은 모두 생애 첫 우승에 도전했지만 마무리에서 아쉬움을 보이며 다음으로 미루게 됐다. 정한밀과 송민혁, 옥태훈은 3언더파 281타 공동 4위에 이름을 올렸다.
자폐성 발달장애 프로 골퍼인 이승민은 2오버파 286타 공동 22위로 이번 대회를 마쳤다. KPGA 투어 역대 최고 성적을 경신한 이승민은 언젠가는 꼭 우승을 차지하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이승민은 "계속해서 노력하다 보면 뭐든지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매년 발전하는 프로 골퍼가 될 수 있도록 열심히 해보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