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입력 2023.09.21 13:41:16
FMG 이희진 대표 “팀리그 출전 등 협상 결렬” 베트남 PBA투어 올핸 어려워…내년 투어2회 계획 “UMB와 협의 불필요, 현지 문체부 등서 프로 반겨” 디지털化 위해 2백억 투자유치 중, 긍정적이지 않아
지난 2019년 출범한 프로당구 PBA가 다섯 번째 시즌을 맞으며 프로스포츠로서 안착하는 모양새다.
물론 현재에 이르기까지 순탄치만은 않았다. PBA 출범시 ‘뒷배’였던 NEW그룹과 거칠게 분리했고, 글로벌화를 위해 추진했던 UMB(세계캐롬연맹)와의 협력도 성과없이 끝났다. 전대미문의 ‘코로나19’도 겪었다.
하지만 추진력과 위기관리 능력으로 난관을 헤쳐나왔다.
그럼에도 해결해야할 과제는 적지않다. 몇 차례 공언해왔던 베트남투어는 아직 첫발을 떼지 못하고 있다. 상금은 다섯시즌째 거의 동결상태에다 독식구조는 여전하다. 최근에는 ‘PBA 간판’인 쿠드롱이 떠났다. 새로운 스타들이 여럿 영입됐지만, 그럼에도 쿠드롱의 빈자리는 크다.
그래서 FMG 이희진 대표를 만났고, 이 대표는 자신감을 보였다. 베트남투어는 올핸 어렵지만 내년에 할 것이라고 했다. ‘쿠드롱 사태’와 관련해서는 의견이 맞으면 언제든 함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희진 FMG(PBA 지주회사) 대표 겸 PBA글로벌사업 총재특보에게서 최근 일련의 이슈와 PBA 비전에 대해 들어봤다.
▲당초 올 시즌에 베트남투어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어떻게 준비되고 있는지.
=결론부터 말하자면 올 시즌엔 (베트남)투어가 없고, 다음 시즌에 개인투어 두 개와 팀리그 하나를 베트남서 개최할 예정이다. 당초 올해 하반기 추진을 계획하고 있었으나 타이틀스폰서측 사정으로 부득이하게 일정을 미뤘다. 내년 베트남투어 개최에 대해 내부적으로는 이미 밑작업이 거의 끝났다.
▲베트남 투어는 어떤 방식으로 운영되나.
=현재 선수규모, 대회방식 등 세부적인 내용을 조율 중이다.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베트남 현지선수를 와일드카드로 참여시키는 방안, 입상자에 국내투어 참여권을 부여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세트제와 달리 단판제를 도입하는 등 대회형식에 변화를 줄 수도 있다. 프로골프처럼 각 투어마다 특색에 맞게 조정하는 방식이다.
▲첫 글로벌투어 대상지로 베트남을 선택한 이유는.
=PBA는 현재 베트남 당구시장을 굉장히 유망하게 평가하고 있다. 당구뿐 아니라 전반적인 스포츠산업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특히 당구의 경우, 현지 소비층 대부분이 35세 이하로, 우리나라에 비해 매우 젊은 편이다. 더욱이 당구와 같은 실내스포츠에 대해선 ‘럭셔리 스포츠’ 인식이 강하다. 따라서 올해 말쯤 FMG 베트남법인을 설립, PBA 운영노하우와 미디어, 스폰서 등을 현지에 도입해 베트남 스포츠시장에 뛰어들 계획이다.
▲지난 5월 호치민서 PBA-UMB 협상이 결렬됐고, 이후 유럽캐롬연맹(CEB)과의 대화도 잘 풀리지 않았는데.
=여태 이 내용과 관련해 떠도는 이야기는 글로벌적인 흐름에선 파편적인 내용에 불과하다. PBA는 글로벌화를 위해 전략적으로 UMB CEB와 접근했고, 비록 대화가 잘 풀리지는 못했으나 PBA의 당초 계획을 실행하는 데에는 무리가 없다.
▲PBA투어를 베트남에서 개최하기 위해서는 UMB와의 협의가 필요한가.
=PBA는 UMB, CEB 영향과 관계없이 자력으로 베트남에서 대회를 개최할 수 있다. 이미 우리나라 문체부가 이에 도움을 주고 있을 뿐 아니라, 현지 대사관과 문체부, 체육회 등 여러 단체들이 프로 진입을 환영하는 입장이다. 베트남투어 개최는 시기의 문제일 뿐이다.
▲FMG가 200억원의 투자유치에 나섰다. 투자금의 용도는.
=PBA의 디지털전환(DT, Digital Transformation) 및 산업화를 위해서다. 현재 프로당구가 순항하고 있는 건 사실이나 소비층은 여전히 한정적이다. 향후 발전을 위해서는 MZ세대를 주타겟으로 한 소셜미디어 개발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고, 이 작업을 원활히 진행하기 위해 투자유치를 추진하고 있다.
▲투자 유치는 잘되고 있나.
=상황이 그다지 긍정적이지는 못하다. 그렇지만 최대한 힘을 써 연말까지는 투자유치를 마무리하고, 내년에 국내와 베트남서 동시다발적으로 디지털화에 돌입할 계획이다.
▲PBA가 다섯 시즌째다. 프로스포츠로 안착했다는 평이 많은데 성공요인을 꼽자면.
=일단 수많은 고비가 있었음에도 중도포기하지 않고 초지일관 앞으로 나아갔던 추진력이 가장 큰몫을 했다. 또 PBA사업을 펼치고 지속하기 위한 인프라가 국내에 생각보다 많이 갖춰져 있었다. 여기에 미디어 및 스폰서들의 호응이 겹쳐 성공적으로 사업을 유지할 수 있었다. 특히 스폰서의 경우 한 투어만이 아닌 연간으로 참여하는 부분, 또 투어와 팀리그가 함께 엮이는 부분이 큰 도움이 된 것 같다.
▲개선해야할 점을 꼽자면.
=미디어 활성화를 위해 앞서 언급한 디지털전환 작업이 필요하다. 당장 현 상황이 나쁘지는 않으나, 이 부분에 발전이 없다면 미래를 그리기 어려울 것이다.
▲상금은 여전히 독식구조에 가까운데, 이에 대한 개선책은.
=분명 개선의 여지가 필요한 부분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당장 해결하기는 쉽지 않다. FMG와 PBA엔 현재 PBA투어뿐 아니라 많은 사업분야가 있고, 이 사업에 자금을 효율적으로 분배할 필요가 있다. 산업 자체가 커진다면 그런 문제는 자연히 해결될 것이다. 미시적으로 접근한다면 PBA는 물론, 당구업계 발전에도 좋을 것이 없다.
이 문제를 조금씩이라도 해결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PBA선수 수익구조는 상금과 기업스폰서, 그리고 미디어노출 등으로 이루어진다. 여기서 미디어노출과 관련, PBA가 추진하고 있는 디지털전환 작업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진다면 스포츠산업에 당구와 PBA가 더욱 큰 비중을 차지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구조적인 문제도 자연히 해결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아프리카TV가 파이브앤식스를 인수, 당구계에 진입했는데.
=아프리카TV 진입은 당구계에 무조건 좋은 일이다. 특히 현재 PBA에 부족한 MZ세대를 소비층으로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다만 걱정되는 부분들도 몇 있다. 아프리카TV가 당구계에 진입한지 얼마 되지 않았으나, 생각보다 암초가 많은 산업 속에서 아프리카TV가 PBA처럼 초지일관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최근 아프리카TV가 3쿠션서바이벌을 개최했는데.
=개인적으로 긍정적인 면을 많이 봤다. 서바이벌로 진행한 대회 포맷부터 신선한 요소를 도입한 점이 눈에 띄었다. 특히 e스포츠경기장을 잘 활용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름대로 존재감을 잘 어필했던 대회라 생각하고, 이번 대회를 보며 PBA도 배울 점이 많다고 느꼈다.
▲PBA가 올 시즌부터 전용구장에서 대회를 치르고 있는데 임시구장이다. 정식 전용구장은 언제쯤 볼 수 있나.
=몇년 전부터 계속해서 정식 구장을 물색해 오고 있다. 그간 e스포츠경기장과 극장 등 여러 장소를 다녀봤다. 다만 당구대회장으로 활용하기엔 한계들이 엿보여 결정이 쉽지 않다. 그렇지만 앞으로 최적의 장소를 찾아 향후 4~5년 안에 정식 전용구장을 구축할 계획이다.
▲최근 이른바 ‘쿠드롱 사태’로 시끄러웠다. 여러 소문들이 많았는데, 사태의 본질은 뭔가.
=PBA가 쿠드롱의 투어출전 자격을 제한한 것은 ‘스롱피아비 사태’와는 무관하다. 시기적으로 공교롭게 겹쳤을 뿐, 단순히 쿠드롱과 PBA의 계약조건 협상이 결렬됐을 뿐이다. 쿠드롱과 새로운 계약체결 과정에서 쿠드롱이 투어 및 팀리그 출전과 관련해 몇 가지 요구사항을 제시했는데, 이 부분에서 쿠드롱과 PBA의견이 엇갈려 원활한 협상이 이루어지지 못했다.
▲‘쿠드롱 사태’ 이후 많은 당구팬들이 실망스러워하고 있다.
=PBA로서도 유감스럽고 아쉽다. PBA와 웰컴저축은행 모두 쿠드롱과 원활한 협의를 위해 최대한 노력을 기울였지만 결국 의견이 맞지 않았다. ‘스롱피아비 사태’와 관련해서는 PBA가 이후 관련 규정을 더욱 철저히 만들고 시행, 재발 방지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쏟고 있다.
▲팀리그 지명선수는 팀리그를 안 뛰면 개인투어도 못 뛴다는 규정이 있다. 타당하다고 생각하는지.
=PBA 대회는 기본적으로 9개 스폰서가 개인투어만 하는게 아니라 팀리그도 하는 구조다. 이러한 구조적인 면과 직결되는 규정이고, PBA 운영 차원에서도 필요불가결한 규정이다. 또 PBA 입장에서 스폰서에 이 정도의 권리는 부여해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쿠드롱이 PBA를 아예 떠났다고 생각하나.
=그렇지 않다. 계약과 관련해 의견이 맞지 않았을 뿐, PBA와 쿠드롱 양측 모두 서로에 대한 감정적인 앙금은 없다. 앞으로라도 서로 의견이 맞는다면 언제든 다시 함께할 수 있다고 본다. 다만 올 시즌은 이미 많이 진행된 상황이기에, 시즌 도중 합류는 어려울 것이다. [김동우 MK빌리어드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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