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부발전(사장 이정복)이 디지털트윈, 인공지능(AI) 등 기술을 활용해 발전설비의 효율성과 안전성을 높이는 발전소 운영 혁신을 이뤄내고 있다. 회사는 앞으로도 차별화된 데이터 공유 인프라스트럭처와 민관공 협조를 기반으로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작동할 수 있는 신사업 모델을 창출하고 디지털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방침이다.
디지털트윈이란 기계나 사물, 장비 등 실물을 컴퓨터로 구현한 가상모형을 말한다. 발전소는 디지털트윈을 통해 발전 효율을 높이고 고장 예측, 유지·보수 업무를 최적화하는 등 설비 안정성을 키울 수 있다.
서부발전은 디지털트윈 기술을 발전소 운영에 적용하기 위해 전력연구원과 협력해 국내 최초로 국산 가스터빈이 설치된 김포발전본부를 대상으로 운영 최적화 솔루션을 공동 개발하고 있다. 서부발전은 충남 태안 본사에 있는 '와이즈예측진단센터'와 김포발전본부의 '디지털트윈센터', 경기 성남 판교의 '디지털기술공유센터'를 연계한 '지능형 빅데이터 플랫폼'에 해당 솔루션을 적용해 발전 데이터 활용 가치를 극대화하고 있다. 서부발전 관계자는 "김포발전본부는 국내 최초 '한국형 가스복합 디지털트윈 모델'로서 타 발전소의 본보기로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
서부발전은 디지털트윈 기술에 AI 기술도 융합해 발전소의 디지털 변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서부발전은 발전소 유지·보수 업무를 사후 방식에서 AI 기반 예측 방식으로 전환했다. 이상 징후를 초기에 감지해 뜻하지 않은 손실을 막는 등 유지·보수 비용을 아끼고 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회사는 두산에너빌리티, 전기연구원과 각각 진동 진단 시스템 개발, 화순 풍력발전 디지털트윈 기술 실증을 추진하고 지능형 발전 운영 통합 시스템, 3차원(3D) 모델링, 지능형 공정 배관 계장도(P&ID), 정보무늬(QR) 설비 점검 시스템 등 스마트 발전소 운영 기술을 도입해 운전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있다.
이 같은 기술 혁신 시도는 단순한 시스템 개선에 그치지 않고 발전소 운영 최적화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서부발전은 발전 운전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가상 공정제어 시스템을 개발해 각 공정의 최적 튜닝값을 도출하고 이를 통해 가스복합 발전소와 신재생 발전소의 운영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서부발전은 디지털기술공유센터에서 현재까지 86개 기관과 협력해 71개 민간 협력 솔루션 개발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이를 바탕으로 국내 민간 발전사와 해외 시장 맞춤형 디지털트윈 솔루션 패키지를 제공할 계획이다.
디지털트윈 외에도 서부발전은 전력그룹사 최초로 AI 질의응답 'WP-GPT' 서비스를 개발해 발전설비 운영 업무에 적용했다. WP-GPT는 정비, 구매, 공사, 안전 분야 업무와 관련된 대화형 질의응답 서비스를 제공하며 영문 번역 기능도 갖췄다.
이 덕분에 발전소 설비 담당자는 업무 부담을 줄이고 발전설비 분석, 현장 진단, 안전관리 등 고부가가치 업무에 더욱 집중할 수 있다. 또 신입사원 등 업무 숙련도가 낮은 직원의 업무 처리에도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해킹 기술이 갈수록 교묘하고 정교해지는 추세에 대응해 발전소 정보 유출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WP-GPT를 외부 통신망과 완전히 분리한 것도 특징이다. 이는 국가정보원의 생성형 AI 활용 보안 지침에 따른 것이다.
앞으로 서부발전은 연말까지 WP-GPT가 발전설비 관리 보고서, 구매규격서 초안 등을 작성할 수 있도록 고도화할 계획이다. 아울러 발전설비 고장 사례, 정비·조치 사례 등을 학습시켜 고장 원인을 분석하고 정비 방향까지 제공하도록 개선하기로 했다.
WP-GPT 외에도 서부발전은 사내 업무망에 생성형 AI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지난해 초 특별 전담 조직을 꾸리고 추진 계획을 세웠다. 같은 해 6월에는 '발전 기술 업무 생성형 AI 구축사업'을 시작해 7개월 만에 WP-GPT를 선보였다. WP-GPT는 개발 기간에 서부발전 내부 문서 1432건을 학습하고 질의응답 데이터 약 3만5000건에 대한 추가 학습 과정을 거쳐 시범운영을 마쳤다.
이정복 서부발전 사장은 "디지털트윈을 활용한 발전설비 최적화와 안전성 강화는 운영 효율성을 높이고 비용 절감에도 중요한 기여를 할 것"이라며 "차별화된 데이터 공유 인프라와 민관공 협조를 기반으로 국내외 신사업 모델 창출과 디지털 생태계 조성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 = 유준호 기자 / 류영욱 기자 / 강인선 기자 / 곽은산 기자 / 최예빈 기자 / 신유경 기자 / 이지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