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입력 2025.06.07 07:39:20
신체에서 불쾌한 냄새가 나는 희귀병인 트리메틸아민뇨증(TMAU)으로 고통받고 있는 영국인의 사연이 공개됐다. TMAU는 생선 냄새 증후군으로도 불리는 유전적 질환이다.
7일 동아일보에 따르면 최근 메트로는 영국 맨체스터 팔로우필드에 거주 중인 카르멘 데이비스가 TMAU 진단을 받아 타인과의 접촉을 피하게 되면서 정신 건강 문제까지 앓게 됐다고 보도했다.
카르멘는 “매일 아침 샤워를 하고, 향수를 뿌려도 냄새가 사라지지 않는다”며 “다른 사람 곁에 서는 것조차 미안하고 조심스럽다”고 호소했다.
카르멘은 외출할 때마다 사람들의 부정적인 반응에 상처를 입어 자신감이 떨어졌다. 친구를 사귀거나 직업을 구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었다. 심지어는 사촌의 장례식에도 참석하지 못했다.
카르멘은 18세에 처음으로 냄새를 이유로 괴롭힘을 당했다. 동급생이 유튜브에 카르멘을 조롱하는 노래를 올리기도 했다. 카르멘은 냄새가 난다는 지적이 이어지자 이상함을 느꼈다. 이에 병원을 찾았지만 정신적인 문제라는 오진이 나왔다. 카르멘은 여러 차례 병원을 방문한 끝에 29세인 지난 2023년 TMAU 진단을 받게 됐다.
TMAU는 대사의 이상이 생겨 몸에서 어패류가 썩는 것과 비슷한 냄새가 나는 희귀 질환이다. 트리메틸아민이라는 화합물을 트리메틸아민 N-옥사이드로 바꿔 주는 효소가 부족해 나타난다. 안타깝게도 예방법이나 치료법은 없다.
카르멘은 증상을 완화하기 위해 붉은 고기, 녹색 채소, 가공식품, 냉동식품 등의 섭취를 피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냄새가 사라지지 않는다. 단식 요법을 시도한 후 냄새가 일시적으로 완화되는 경험을 했지만 건강이 악화돼 그만둬야만 했다.
카르멘은 현재 온라인에서 동일한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과 교류하는 방식으로 마음의 위안을 얻고 있다.
카르멘은 “다른 사람들에게는 설명하기 너무 힘들지만 같은 고통을 겪고 있는 사람들과는 서로를 완전히 이해할 수 있다”며 “세상이 이 질환에 대해 너그러워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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