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입력 2025.05.25 13:12:26
강남구 가족파크골프대회 조부모·부모·손자 팀이뤄 땀흘리며 가족 화합 다져 “할아버지와 운동해 좋아 ...가족 모두 즐길 수 있어“
지난 24일 서울 강남탄천파크골프장에서 열린 제1회 강남구 가족파크골프대회. 앳된 얼굴의 13세 조연우군이 진지한 표정으로 티샷을 준비하자 군의 할아버지 조종덕씨(77)는 흐뭇한 미소로 손자를 바라본다. 연우군의 아버지 조희국씨(49)는 진지한 표정으로 “힘빼고 자신있게”라고 하며 아들을 격려했다. 연우군의 티샷이 힘차게 필드를 가로질러 홀로 향하자 종덕씨와 희국씨 모두 입을 모아 “나이스샷”이라고 외쳤다.
3대가 함께 한 이번 대회는 파크골프가 시니어들의 취미 생활을 넘어 가족간 유대를 돈독하게 해주는 취미 생활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조종덕씨는 “아들, 손자와 함께 대화를 나누면서 화합할 수 있어서 좋다”며 “손자가 저에게 학교 다니는 이야기를 해주고, 저도 아들에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줄 때마다 매주 한 번 정도는 같이 하고 싶은 마음”이라고 말했다. 연우군은 “할아버지와 함께 운동하니까 좋다”고 말했다.
49개팀·104명이 출전한 이번 대회는 세대별로 출전 선수를 모집해 대회를 진행한 것이 특징이다. 부부, 형제, 자매 등 같은 세대 39개팀, 부모·자식 2세대로 구성된 4개팀(8명), 조부모·부모·손자녀 3세대로 구성된 6개팀(18명)으로 구성됐다. 젊은 세대와 시니어 세대가 함께 즐길수 있는 취미생활이 부족한 요즘 파크골프가 모든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취미생활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셈이다.
3대가 함께 팀을 꾸려 출전한 전성술씨(66)는 “가족 중 파크골프는 제가 먼저 시작해서 권유했다”며 “가족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것이 파크골프의 매력”이라고 말했다.
전씨 가족 역시 가족간 단합을 위해 시작한 파크골프가 취미생활로 발전했다. 전씨와 함께 출전한 이희준씨(44)는 “경주로 가족여행을 갔을 때 가족들과 함께 파크골프를 처음 접했다”며 “이후 기회를 만들어 가족과 함께 즐기고 있다”고 말했다. 전성술씨의 손자인 이효찬군(12)는 “공이 잘 맞을 때마다 기분이 좋고, 파크골프채는 골프채보다 짧아서 저도 사용하기 좋은 것 같다”며 “할머니와 함께 운동할 수 있다는게 신기하다”고 말했다.
팀원의 실수를 격려하고 이를 만회하기 위해 서로 노력하는 것도 3대가 함께 하는 파크골프의 장점이다. 한 팀의 경우 손자의 티샷이 장애물을 맞고 튕겨나와 원래 위치로 돌아오자, 머쓱한 표정을 짓는 손자를 가족들이 입을 모아 “괜찮다”고 격려하기도 했다.
치열한 수싸움도 펼쳐졌다. 이날 3세대 팀의 경기는 베스트 포썸 방식으로 진행됐다. 3명의 팀원 중 2명이 티샷을 날린 뒤 더 좋은 위치에 떨어진 공으로 후속 플레이를 이어가는 방식이다.
티샷을 하는 순간만큼은 가족들이 웃으며 격려를 했지만, 이후 세컨샷을 준비할 때에는 무슨 공으로 플레이를 할지를 놓고 가족들 간 다양한 목소리가 오갔다. 여기에 필드 곳곳에 위치한 수목과 경사가 천연 장애물 역할을 하면서 경기의 긴장감을 더욱 높였다. 수목을 인위적으로 설치하거나 철거하지 않고 경기장의 장애물로 활용해 환경 파괴 요인이 덜하다는 점도 파크골프의 매력 중 하나로 꼽힌다.
조종덕의 아들 조희국씨(49)는 “골프장처럼 곳곳에 위치한 경사 등으로 쉽게 플레이를 예측할 수가 없었다”며 “대화하며 즐길 수 있어서 좋지만 평소에 가족끼리 시합을 할 때에는 절대로 양보가 없다”고 말했다.
강남구는 이번 대회를 시작으로 매년 대회를 개최해나간다는 계획이다. 조성명 강남구청장은 “지난 해 탄천파크골프장이 만들어지면서 가정의 달 5월을 맞이해 이번 대회를 개최한 것이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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