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입력 2025.04.21 22:38:34
12년간 전세계 14억 가톨릭 신자를 이끌어온 프란치스코 교황이 21일(현지시간) 88세로 선종했다고 교황청이 발표했다.
교황청 궁무처장인 케빈 페렐 추기경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오늘 아침 7시 35분에 아버지의 집으로 돌아가셨다”고 발표했다.
페렐 추기경은 “그는 삶의 전체를 주님과 교회를 섬기는데 헌신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프란치스코 교황이 신앙, 용기, 보편적 사랑을 갖고 복음의 가치를 살아가라고 우리를 가르쳤다”며 “그는 특히 가장 가난한 이들과 가장 소외된 이들을 지지했다”고 밝혔다.
또 “주 예수의 진정한 제자의 모범이 된 데 깊이 감사하며 우리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영혼을 삼위일체 하느님의 무한한 자비에 맡긴다”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호흡기 질환으로 지난 2월 14일부터 로마 제멜리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았다.
양쪽 폐에 폐렴 진단을 받은 그는 입원 후에도 호흡 곤란 증세로 고용량 산소 치료를 받았고, 혈소판 감소증과 빈혈로 수혈받기도 했다.
교황은 부활절을 앞두고 이탈리아 로마 시내의 교도소를 깜짝 방문하거나 이탈리아를 방문한 JD 밴스 미국 부통령을 비공개로 면담했고 부활절 미사에도 등장하는 등 활동을 늘려가고 있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가톨릭 교회의 개혁, 사회적 약자 옹호, 환경 보호, 종교 간 대화 증진에 기여하셨습니다.
세계 각국 지도자들과 유명 인사들이 애도의 뜻을 전하고 있으며, 주요 스포츠 경기 등이 연기되었습니다.
전날 남긴 생전 마지막 부활절 강론에서는 “가자지구의 상황이 개탄스럽다. 전쟁 당사자들에게 휴전을 촉구하고 인질을 석방해 평화의 미래를 열망하는 굶주린 이를 도와줄 것을 호소한다”는 사실상의 마지막 메시지를 남겼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장례는 고인의 생전 뜻에 따라 간소하게 치러질 것으로 보인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공식 장례 예식은 이날 저녁 8시 그가 거주했던 산타 마르타의 집 예배당에 마련된 관에 유해를 안치하면서 시작된다.
바티칸은 산타 마르타의 집 예배당에 교황의 시신을 며칠간 안치했다가 성 베드로 대성전으로 옮겨 일반 대중의 조문을 받을 예정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해 직접 장례 절차를 대폭 간소화하도록 전례서를 개정했다.
이에 따르면 시신을 안치하는 관의 수는 기존 3개에서 1개로 줄이고 선종 확인은 교황이 숨을 거둔 방이 아닌 개인 예배당에서 하도록 했다.
또 시신이 관에 안치된 채로 일반의 조문을 받도록 했고, 사후에는 바티칸 외부에 안장될 수 있도록 규정도 개정했다.
전임 교황 265명 중 148명은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에 안치됐으나 프란치스코 교황은 사후 로마 시내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전에 묻히고 싶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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