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입력 2025.02.23 17:04:09
2월 셋째 주 독자들의 마음을 울린 ‘이번주인공’을 소개합니다.
배우 김새론이 25세의 나이로 영면에 들었습니다. 그의 발인은 지난 19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됐습니다. 발인식에는 고인과 절친한 배우인 김보라, 에이비식스 박우진 등이 참석해 그의 마지막 길을 함께 했습니다.
김새론은 지난 16일 서울 성동구에 있는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그의 별세 소식이 알려지자 빈소에는 영화 ‘아저씨’를 함께 촬영한 배우 원빈을 비롯해 동료 연예인들이 찾아 조문했습니다. 온라인에서도 추모 메시지가 이어졌습니다.
고인의 이른 죽음을 둘러싸고 연예인을 향한 과도한 ‘악플’(악성 댓글)과 악성 보도가 한 사람을 벼랑 끝으로 내몰았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고인의 사생활을 보도한 유튜버 영상이 심적 부담으로 작용했을 거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해당 유튜버에 대한 비판 여론도 커지고 있습니다.
2001년 잡지 ‘앙팡’ 아역 모델로 연예계에 발을 들인 김새론은 2009년 영화 ‘여행자’로 배우의 길을 걷기 시작했습니다. 이창동 감독의 한국·프랑스 합작 영화인 ‘여행자’가 칸국제영화제 초청을 받으면서 칸 레드카펫을 밟은 한국 최연소 배우로 기록됐고 영화 ‘아저씨’, ‘도희야’ 등으로 ‘천재 아역’이라는 수식어를 얻었습니다.
그러나 2022년 5월 음주운전 교통사고를 내면서 활동을 중단했습니다. 고인의 유작 ‘우리는 매일매일’이 이르면 가을에 영화로 개봉될 전망입니다.
마약류 상습 투약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던 배우 유아인(39·본명 엄홍식)이 항소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풀려났습니다.
서울고법 형사5부(권순형 안승훈 심승우 부장판사)는 지난 18일 마약류관리법 위반(향정), 대마 흡연 및 교사, 증거인멸 교사 등 혐의로 기소된 유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과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습니다. 80시간의 사회봉사와 40시간의 약물치료 강의 수강, 154만여원의 추징도 명령했습니다.
유씨는 지난해 9월 1심에서 징역 1년과 벌금 200만원, 추징금 150여만원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습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오랜 기간 수면 장애와 우울증을 겪고, 제대로 잘 수 없는 고통으로 범행한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약물 의존성을 상당 부분 극복한 것으로 보이고 재범하지 않을 것을 다짐했다”고 감형 이유를 밝혔습니다.
한편, 배우 이병헌과 유씨가 바둑기사 조훈현과 이창호를 연기한 영화 ‘승부’가 다음 달 26일 개봉할 예정입니다. 2021년 촬영을 마치고 2023년 넷플릭스에서 선보일 예정이었으나, 유씨가 프로포폴 투약 혐의로 재판을 받으면서 공개가 계속 미뤄지다 결국 넷플릭스가 아닌 극장 개봉으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다만 유씨는 영화 시사회와 기자간담회, 인터뷰 등 각종 홍보 행사에 참여하지 않을 예정입니다. 영화 예고편도 또 다른 주연인 이병헌과 조연 조우진, 고창석 등을 중심으로 만들어졌으며, 유씨는 이병헌과 바둑을 두는 뒷모습만 나오는 방식으로 편집됐습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길원옥 할머니가 향년 97세를 일기로 지난 16일 별세했습니다. 길 할머니가 세상을 떠나면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 생존자는 정부에 등록된 240명 중 7명으로 줄었습니다.
길 할머니의 빈소가 마련된 인천적십자병원 장례식장에는 또 다른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가 자리를 지키며 오랜 벗의 마지막을 배웅했습니다. 또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우원식 국회의장 등 각계각층 인사들이 화환을 보내거나 직접 조문하면서 고인을 추모했습니다.
1928년 평안북도 희천에서 태어난 고인은 평양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으며, 13살 때 공장에 취직하는 줄 알고 중국 만주로 향했다가 일본군 위안부로 수난을 겪었습니다. 1998년 정부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로 등록한 뒤 일본군 성노예제의 진상을 국내외에 알리기 위해 활발하게 활동했습니다.
2004∼2020년 정의기억연대(정의연)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쉼터인 ‘평화의 우리 집’에서 생활하며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수요집회에 꾸준히 참여했으며, 유엔 인권이사회와 국제노동기구(ILO) 총회에 참석해 피해를 증언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호주, 캐나다, 미국, 프랑스, 벨기에, 네덜란드, 독일 등 세계 각지를 돌며 전시 성폭력 피해자들의 인권 회복을 위한 활동도 벌였습니다.
정의연에 따르면 고인은 생전에 “내가 일본 정부에 요구하는 것은 배가 고파 밥을 달라고 하는 게 아니고 옷을 입혀 달라고 하는 것도 아니다”며 “역사의 진실을 솔직히 인정하고 진실을 기반으로 공식 사죄와 법적 배상을 하라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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