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유명 브랜드 의류를 싸게 구매하려는 소비자의 심리를 악용해 짝퉁을 병행수입 제품인 것처럼 속여 판매해 온 업체가 경찰에 붙잡혔다. 이미 신뢰가 쌓인 유통업체나 온라인에서 활동하는 유명인을 등에 업고 위조품을 정품으로 속여 판매하는 사기 행각이 늘면서 병행수입 제품을 찾는 소비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5일 경찰과 유통업계에 따르면 서울 용산경찰서는 의류 수입업체 A사를 사기 혐의로 입건해 수사하고 있다. A사는 지난해 10월 서울 용산구 소재의 한 쇼핑몰에서 국내 대형 유통업체가 연 팝업스토어에서 해외 유명 브랜드 M사의 패딩 상품을 판매했다. 정식 수입 상품 가격이 300만~400만원에 이르는 제품을 100만원대로 판매하면서 입소문이 났다.
이들은 해외에서 유통되는 상품을 들여온 병행수입 제품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고객들을 속였다. A사의 제품을 구매한 김 모씨(35)는 "과하게 저렴한 가격이 의심스러워 M사 본사에 감정을 의뢰하니 가짜 제품으로 판정됐다"고 털어놨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위조품을 병행수입 제품으로 속여 판매하는 이들은 기존 유통업체의 명성을 악용해 소비자에게 접근하고 있다. 지난 7일에는 이마트가 지난해 이마트 트레이더스 월계점에서 판매한 브랜드 '스투시'의 병행수입 제품에 대한 위조품 논란이 일면서 환불 조치에 나서기도 했다.
온라인 위조품 유통은 더욱 심각한 상황이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다수의 팔로어를 확보한 인플루언서들이 유명 브랜드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공동구매하는 경우가 잦아지자, 위조품 판매 업자들이 이들의 유명세를 이용해 위조품을 판매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병행수입 제품이 정품임을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제한적이므로 구매에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영애 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지나치게 저렴한 것은 의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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