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청역 인근에 있는 노후 오피스 건물 '서울센터빌딩'(사진)이 호텔로 탈바꿈한다. 최근 오피스 시장 공급 과잉 우려와 호텔 수요 회복세가 맞물려 용도를 전환한 것으로 보인다.
21일 서울 중구청에 따르면 서울센터빌딩은 최근 용도를 기존 근린생활 업무시설에서 근린생활 숙박시설로 변경하고, 리모델링하는 건축허가신청을 접수했다.
서울센터빌딩은 서울 중구 소공동에 위치한 건물로, 1971년 건축가 박춘명의 설계로 건축됐다. 서울시청과 서울광장을 마주한 건물로 더플라자, 웨스틴 조선호텔, 프레지던트 호텔에 둘러싸인 중소형 오피스다.
서울센터빌딩은 지하 2층~지상 16층 규모로, 리모델링 후 총 117실 규모의 호텔로 거듭날 전망이다. 이를 위해 명동·종로·강남 등 핵심 상업지 및 관광지에 호텔을 운영 중인 유에이치씨(UHC)와도 손을 잡았다.
호텔로 용도를 변경한 배경에는 서울 도심업무지구(CBD)의 공급 과잉 우려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축구장 220개 정도의 대규모 공급이 예고된 상황에서, 중소형 오피스가 리노베이션만으로 수익성을 확보하기는 어렵다는 판단이 있었던 것이다.
반면 호텔 시장은 회복 흐름이 뚜렷하다. 팬데믹 기간 서울의 다수 호텔이 폐업한 상황에서 외국인 관광객 수가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JLL코리아에 따르면 호텔의 평균 객실당 가격은 2019년 4억2400만원에서 지난해 4억7600만원으로 올랐다.
이에 따라 서울에서는 오피스 건물이 호텔로 전환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동대문 두산타워는 최근 소유주가 한국투자증권으로 바뀐 뒤 호텔로의 용도변경 절차를 진행 중이다. 이런 가운데 서울센터빌딩도 입지적 장점을 살려 '호텔 컨버전' 대열에 합류한 것이다. 건물은 덕수궁, 서울역사박물관, 서울시청 등 주요 관광 명소들과 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