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입력 2025.04.27 23:21:46
잠실 장미아파트 5000가구로 4800가구에서 300가구 증가 최고층수 49층으로 추진될듯 잠실5단지와 송파 재건축 ‘투톱’
잠실주공 5단지와 함께 서울 송파구의 대표 재건축 단지로 꼽히는 장미1·2·3차 아파트가 5100가구가 넘는 초대형 단지로 탈바꿈할 전망이다. 지난해 서울시의 신속통합기획 당시 제안된 4800가구보다 300가구 이상 증가한 수치다.
27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지난 24일 송파구청은 장미1·2·3차 아파트 재건축정비사업 정비구역 및 정비계획 변경안을 공람공고했다. 공람에는 장미아파트의 재건축 사업 후 예상 가구 수가 5165가구로 명시됐다.
지난해 8월 서울시는 잠실 한강변 마지막 재건축 단지인 송파구 신천동 장미아파트 1·2·3차 단지를 신통기획 대상으로 확정한 바 있다. 현재 총 3522가구 규모인 이 단지를 최고 49층, 4800가구로 정비한다는 계획이었다.
신통기획은 서울시와 전문가가 정비사업 조합과 함께 정비계획 초안을 만드는 제도다. 다만 이는 지침 격으로 조합이 일부 내용을 수정해 정비계획을 입안하면 시의 심의를 거쳐 신통기획안과 다른 내용으로 정비사업을 진행하는 것도 가능하다.
실제 지난해 말 장미아파트 조합은 서울시의 제안보다 높은 69층 초고층 재건축을 검토하기도 했다. 조합원 일부가 고급화를 위한 초고층 건축 필요성을 제기했고, 성동구 성수4지구와 강남구 압구정 2·3·4·5구역, 영등포구 여의도 시범아파트 등에서 랜드마크 입지를 굳히기 위해 50층 이상의 초고층 재건축을 추진한 영향이다. 장미아파트와 함께 송파구 재건축 양대산맥으로 꼽히는 잠실주공5단지도 최대 70층 높이로 재건축을 추진하는 중이다.
그러나 조합원을 대상으로 진행한 선호 층수 설문조사에서 10명 중 9명이 69층의 ‘초고층’보단 49층의 ‘준초고층’을 더 선호한다고 응답했다. 초고층 추진 시 아파트 가치 상승을 기대할 수 있지만 공사비 상승과 공사 기간 연장 등을 부담스러워하는 조합원이 다수였던 것으로 풀이된다.
1979년(3단지는 1984년)에 입주를 시작한 장미아파트는 준공 후 40년을 훌쩍 넘겼다. 주차 공간 부족과 배관 노후화로 인한 녹물 등 주거환경 악화에 불편을 호소하는 주민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정비업계 관계자는 “길어지는 재건축 과정과 주거환경 악화에 피로감을 느끼는 조합원도 적지 않다”며 “잠실르엘(미성·크로바)과 잠실래미안아이파크(진주아파트) 등 인근 단지들의 입주가 임박하면서 장미아파트 조합원들도 사업 진행에 대한 열망이 커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조합은 69층을 포기하는 동시에 가구 수를 확대해 ‘재건축 가시화’와 ‘사업성 강화’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장미아파트는 옆 단지인 잠실주공5단지보다 재건축 추진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렸다.
조합이 자체 설계를 통해 산정한 이번 계획안은 현재 송파구 주민 공람 중이다. 단지 주변으로 공원을 3개 배치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다음달 26일까지 의견을 수렴한 뒤 구의회 의견 청취와 서울시 심의를 거쳐 최종 고시로 이어질 예정이다. 장미아파트 재건축 조합 관계자는 “현재 제출된 5165가구는 확정된 숫자는 아니다”면서도 “향후 심의 과정에서 변경될 수는 있지만 조합 내부에선 5000가구 내외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장미아파트는 행정구역상 송파구 신천동에 속하지만 한강변에 위치한 데다 2·8호선 환승역인 잠실역과 가깝고 단지 동편으로는 2호선 잠실나루역이 있어 잠실 대표 재건축 단지로 꼽힌다. 잠실대교와 올림픽대로, 강변북로 진입이 용이하며 도보로 10~20분이면 롯데월드몰,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석촌호수 등 잠실 생활권에 도착한다.
지난 2월 토지거래허가제 해제 대상에서 제외됐는데도 장미아파트는 집값 상승세가 이어졌다. 1단지 전용면적 155㎡가 지난달 3일 35억5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썼고, 그다음 날엔 99㎡가 역대 최고 가격인 27억원에 거래됐다. 이어 지난달 13일과 14일 82㎡와 120㎡ 매물이 신고가에 거래된 데 이어 이달 들어서도 71㎡가 24억원으로 최고가를 경신했다. 2단지와 3단지에서도 신고가 거래가 이어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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