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임명장 받은 李대통령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15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 국민임명식 '광복 80년, 국민주권으로 미래를 세우다' 행사에서 국민 대표 80인 가운데 한 사람인 이연수 NC AI 대표로부터 받은 '빛의 임명장'을 들어 보이고 있다. 김호영 기자
이재명 대통령은 15일 80주년 광복절 경축사에서 "현재 북측의 체제를 존중하고, 어떠한 형태의 흡수통일도 추구하지 않을 것"이라며 "(북한에 대해) 일체의 적대행위를 할 뜻도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고 선언했다.
북한이 이재명 정부의 대북 긴장 완화 조치에 '허망한 개꿈'이라며 냉담한 반응을 내놓고 있지만 남북대화 재개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일 관계에 대해 이 대통령은 "과거를 직시하되 미래로 나아가는 지혜를 발휘해야 할 때"라며 과거사에 얽매이지 않고 국익 중심의 실용외교를 펼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광복절 경축식에 참석해 취임 이후 첫 대북 메시지를 내보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경축사에서 북한의 김정은 체제를 존중한다며 북한의 불신을 완화하는 데 주력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윤석열 정부 때 남북이 완전히 단절됐다면서 대화 재개에 대한 의지를 행동으로 보여주겠다고 했다. 그는 "먼 미래를 말하기에 앞서 지금 당장 신뢰 회복과 대화 복원부터 시작하는 것이 순리일 것"이라며 "신뢰는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만들어진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주권정부는 취임 직후부터 전단 살포 중단,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 등의 조치를 취해왔다"며 "앞으로도 실질적 긴장 완화와 신뢰 회복을 위한 조치를 일관되게 취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한발 더 나아가 "남북 간 우발적 충돌 방지와 군사적 신뢰 구축을 위해 '9·19 군사합의'를 선제적으로 그리고 단계적으로 복원해나가겠다"고 했다.
일본과의 관계에 있어서는 미래를 위한 실리를 추구하겠다는 구상을 분명히 밝혔다. 윤석열 정부에서 사라졌던 '과거사' 언급은 부활했지만 전체적으로 미래지향적인 한일 관계에 무게가 실렸다. 이 대통령은 "일본 정부가 과거의 아픈 역사를 직시하고 양국 간 신뢰가 훼손되지 않게 노력해줄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일본은 마당을 같이 쓰는 우리의 이웃이자 경제 발전에 있어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는 중요한 동반자"라고 말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 저녁 8시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사실상 대통령 취임식인 '국민 임명식'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일제강점기가 끝난 해인 1945년에 태어난 건국훈장 5등급 수훈자 목장균 씨, 이국종 국군대전병원 원장 등 미리 선발된 80인의 국민 대표에게 임명장을 받았다.
이 대통령은 임명장을 받은 뒤 감사 인사를 하면서 "지금 우리 앞에 놓인 역경은 전례 없이 험준하지만 우리가 이겨낸 수많은 위기에 비하면 극복하지 못할 일도 아니다"며 "하나된 힘으로 지금의 위기를 이겨내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