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광복 80주년 맞아 311명 독립유공자 포상 제럴딘 피치 여사, 남편과 함께 임정 요인들 상하이 탈출 도와 총독부 기밀 빼낸 최종유 선생 태평양戰 참전 김술근 등 포함
건국훈장을 받은 제럴딘 피치 여사, 최종유 선생, 김술근 선생(왼쪽부터). 국가보훈부
일제의 체포 위기에 있던 김구 선생을 구한 미국인, 조선총독부 직원으로 일하면서 일제의 내부 기밀문서를 빼낸 고등학생. 국가보훈부는 제80주년 광복절을 맞아 일제강점기 독립운동에 나선 인물 311명을 독립유공자로 포상한다고 13일 밝혔다.
이번에 독립유공자 포상(건국훈장 독립장)을 받는 미국인 제럴딘 피치 여사는 김구 선생을 일제로부터 보호한 인물이다. 1932년 4월 중국 상하이에서 일어난 윤봉길 의사의 의거 이후 일제는 상하이에서 활동하는 우리 독립운동가 색출 작업을 강화했다. 피치 여사는 이 시기에 남편 애시모어 피치 선생과 함께 임시정부 요인들을 자택에 피신시켜 줬다. 임시정부 요인들이 상하이를 빠져나갈 때 직접 차를 운전해준 인물이 바로 피치 여사다. 피치 여사는 1940년대 미국으로 돌아가서도 한국의 독립을 지지하는 연설을 하고 한미협회의 뉴욕지부 회장으로 활동했다.
건국훈장 애족장에 서훈된 최종유 선생은 만 17세의 나이에 일제 조선 통치의 심장인 조선총독부에서 대담한 독립운동 활동을 벌였다. 선생은 1940년 총독부 승강기 운전수로 근무하면서 동료 최명근 등과 독립운동 방안을 협의하고 정무총감 앞으로 발송된 기밀문서를 반출하는 등의 활동을 했다. 이러한 행위가 발각돼 징역 1년 넘게 옥고를 치러야 했다.
김술근 선생(애족장)은 미군 신분으로 태평양전쟁에 참전해 일제에 맞섰다. 선생은 대학생 시절 만세시위를 하다 일제에 체포돼 징역 6월의 옥고를 치렀다. 선생은 이후 미국으로 건너가 북미대한인유학생총회 보스턴지방회 회장 등을 맡으며 독립운동에 앞장섰다. 그러던 중 태평양전쟁이 발발하자 1942년 9월 독립운동을 목적으로 미군에 자원 입대해 하사로 활약했다.
이외 김창준 선생은 1920년대 초반 중국 만주와 국내를 넘나들며 무장투쟁에 나선 공로로 독립장을, 이역만리 쿠바에서 조국 독립을 위해 헌신한 안순필 일가 6명은 대통령표창을 받았다. 미주 지역에서 독립운동을 지원한 황사선·김옥석 선생 부부는 애족장, 일제 징용에 의해 사이판에서 강제노동을 하다 미군 포로가 된 뒤 미군으로부터 훈련을 받아 대일 군사작전에 투입된 김현일·이종흥 선생은 건국포장에 서훈됐다. 충남 청양군 정산면 정산시장에서 만세시위를 전개한 정연봉 선생 등 62명은 애족장과 대통령표장을 받았으며, 만 15세의 나이에 독립 주장 문건과 태극기를 일본 경찰서에 붙인 김동하 선생은 대통령표창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