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특색 살린 워케이션 부상 인천 영종도 어촌마을 내세워 퇴근후 소라화분 만들기 인기 고흥 '소록도의 천사' 기념관 봉사정신 되새길 일터로 변신
인천 중구 영종도를 찾은 시민들이 갯벌 체험에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시기 재택 근무자 유치를 위해 시작된 지방자치단체들의 '워케이션'이 진화하고 있다. 이른바 '한 달 살기'에 나선 재택 근무자들에게 지역 특화 체험을 제공하는 한편 지역 경제와 상생을 도모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까지 등장하면서다. 자연환경·문화유산·산업기반 등을 활용한 체험형·상생형 워케이션 프로그램을 통해 전국 곳곳이 새로운 '일터 겸 쉼터'로 주목받고 있다.
13일 전라남도에 따르면 전남은 '전남 블루워케이션'이라는 이름으로 여수, 순천, 고흥 등 8개 시군에서 지역 특화 체험을 제공하는 체류형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한센병' 환자들이 수용돼 있던 소록도가 관내에 있는 고흥의 경우 '마리안느와 마가렛 기념관' 내 나눔연수원을 워케이션 장소로 제공하고 있다. 마리안느와 마가렛은 한센병 환자들을 돌보기 위해 이국 땅에서 건너와 헌신하신 분들로, 2017년에는 이들을 담은 '마리안느와 마가렛'이라는 다큐멘터리 영화가 개봉한 바 있다. 나눔연수원 워케이션 프로그램에서는 이들의 숭고한 봉사 정신을 기리면서, 해안가 마을의 정취도 느낄 수 있다.
순천은 순천만국가정원 인근에 위치한 '쉴랑게'에서 정원 해설 투어와 생태 체험을 결합한 프로그램을 운영해 눈길을 끈다. 전북 진안군은 진안고원의 치유숲을 기반으로 '진안고원 힐링허브'와 '혜윰 치유라이프워크'라는 워케이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자연환경을 활용한 사무환경을 구축해 창의력과 생산성을 높이는 '힐링형' 워케이션 프로그램이다.
인천시는 '갯벌 체험'을 지역 워케이션 프로그램으로 내세우고 있다. 공모를 통해 선정된 영종도 스트리밍하우스의 '인천 워케이션으로 날다' 상품이 대표적이다. '인천 워케이션으로 날다'는 영종도 네스트호텔 숙박과 무의도 포내어촌체험 휴양마을과 협업해 조성된 워케이션 센터와 연계한 상품이다. 갯벌체험과 소라화분 만들기 등 어촌마을 특화 체험이 마련돼 있어 가족을 동반한 워케이션 이용객들에게도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울산 동구는 풍부한 해양 관광자원 체험을 지역 워케이션의 매력 포인트로 내세우고 있다. 동구는 대왕암공원과 슬도, 일산해수욕장, 방어진항, 고늘지구 등을 관광해양특구로 지정해 워케이션 이용객들에게 다양한 '바다 체험'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이에 더해 주민과 함께하는 커뮤니티 프로그램도 만들어 지역 내 '스킨십'도 늘리려 하고 있다.
이 같은 지역 특화 체험과 더불어 지역 경제 상생 모델도 워케이션에 도입되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제주 워케이션 프로젝트형 바우처 지원사업'을 새롭게 도입했다. 해당 사업은 민간이 보유한 워케이션 오피스와 기획 역량을 활용해 특화된 콘텐츠를 직접 운영하는 방식이다. 선정된 파트너는 최대 3000만원의 프로젝트 운영비를 지원받아 도외 기업 또는 산업군을 대상으로 워케이션 프로그램을 자율적으로 기획·운영할 수 있다. 도는 특히 인공지능, 바이오, 에너지 등 지역전략산업과 연계한 테마형 행사부터 대기업·해외기업 종사자 대상 일과 여가 결합형 프로그램까지 구성해 기업 유치 및 재방문 효과를 극대화할 계획이다.
강원도 삼척시는 2016년 폐교된 노곡분교를 활용해 '웹툰 워케이션 센터'를 조성한다. 도는 최근 행정안전부가 주관하는 2025년 고향올래 공모사업에 선정되면서 총 20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