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가 어렵다는 말은 '놈(Norm)'이 됐다. 어려운 경기 상황은 곧 자영업의 위기를 의미한다.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는 상황에서 사람들이 가장 먼저 줄이는 게 외식 등 일반 생활비여서다.
매일경제가 KB국민카드와 신한카드를 통해 자영업의 위기를 숫자로 들여다본 결과는 처참했다. 다만 '모두가 어렵다'는 일반론적 이야기와 현실은 차이가 있었다. 자영업에서도 우리 사회가 그렇듯, '양극화'가 극명하게 나타나서였다.
내수 부진 위기 속 직격탄을 맞은 건 영세 자영업자들 그리고 20·30대 젊은 창업자들이었다. 신용카드사 가맹점 데이터를 살펴보면 50·60대 중장년층 창업이 상대적으로 늘어난 반면 20·30대 젊은 층은 폐업이 늘어나고 있었다.
특히 초기 투자 자본이 중장년층에 비해 적을 수밖에 없는 20·30대의 상황은 좋지 못했다. 이들은 충분한 자본이 없고, 준비도 상대적으로 미흡하다 보니 일단 손쉽게 문을 열 수 있는 레스토랑이나 카페로 몰렸다. 상권 분석도 체계적이지 않다 보니 '핫'한 곳으로만 몰렸다.
그 결과는 폐업이었다. 위치가 좋은 곳에 문만 열면 될 것 같았지만, 상권이 흥망성쇠를 겪으면서 상황은 예전 같지 않아졌다. 가장 잘된다는 상권의 대표 주자와도 같았던 홍대조차 부침을 겪으며 쇠락했다.
진입할 땐 막대한 임차료를 내고 들어갔지만, 예상과 달리 손님은 적었다. 없는 상권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충분한 준비를 갖추진 못했다. 유행하는 지역에 젊은 창업자들이 몰렸지만, 경쟁에서 밀리면 폐업하는 악순환은 경기 불황에 더 빠르게 반복됐다.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에서도 소상공인 관련 지원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자금 지원에 초점이 맞춰졌을 뿐, 자영업자의 실력 개선과 관련한 정책은 보이지 않는다.
위기일수록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말이 있다. 위기 속 자영업자들을 구원하기 위해선 금전적 지원책도 중요하지만 본질인 실력을 키울 수 있는 지원책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