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신마취 없이는 치료를 받을 수 없는 중증장애인들이 병원 문턱에서 발길을 돌려야 했습니다. 우리 센터가 생겼으니, 이젠 그럴 일 없겠네요."
지난 18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치과대학병원에서 열린 서울 장애인구강진료센터 개소식. 이 자리에 참석한 국회, 서울시, 보건복지부, 시민단체 관계자들은 '치과 치료의 사각지대가 해소됐다'며 축하의 뜻을 전했다. 이번에 문을 연 서울 장애인구강진료센터는 전신마취가 필요한 고난도 수술부터 상담, 예방교육, 입원, 회복까지 모두 아우르는 '원스톱 치과 전문기관'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서울시에 등록된 장애인은 약 39만명으로, 이 중 12만명(31%)이 전신마취를 필요로 하는 중증장애인이다. 지금까지는 이들을 제대로 진료할 수 있는 치과 기관이 턱없이 부족했다. 일부 대학병원의 특수클리닉만이 명맥을 유지해왔지만 수개월 대기가 기본일 정도로 공급은 수요를 따라가지 못했다.
연세대치과대학병원은 이런 현실을 바꾸기 위해 국내 최초로 독립된 '중증장애인 전용 진료 공간'을 마련했다. 휠체어를 자유롭게 돌릴 수 있도록 진료실의 회전 반경을 넓히고, 전신마취를 위한 전문 장비와 마취과 전문의, 간호 인력을 상시 배치했다. 특히 외래 진료뿐 아니라 일일 입원이 가능한 병상 3개를 갖춰 회복이 느린 중증장애인에게 맞춤형 치료 환경을 제공한다. 응급 상황에 대비한 진정요법 전용 진료실도 마련돼 있다.
안형준 연세대치과대학병원장은 "장애인 구강 진료의 필요성은 오래전부터 제기됐지만 현실적인 제약 속에 실현이 쉽지 않았다"며 "30년 넘게 특수클리닉을 운영하며 쌓은 노하우에 세브란스병원과의 협진 체계를 더해 장애인 구강의료 전반을 총괄하는 기관이 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