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망의 핵심은 송전이다. 발전소에서 수도권까지 장거리 송전 과정에서 전력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전기를 초고압 직류로 만들어 보낸다. 초고압으로 만들어 송전하는 장비를 초고압직류송전(HVDC)이라고 한다. 효성이 자체 개발한 초고압 및 중전압 직류 송전 장비(HVDC&MVDC)가 23주 차 IR52 장영실상 수상 제품으로 선정됐다.
지금까지 HVDC는 히타치, 지멘스, GE 등 유럽 3사가 독점 공급해왔다. 사고나 고장이 일어나도 신속하게 대응하기가 어려웠고 가격이 높아서 국내 전력망을 확충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효성은 이 장비를 자체 개발해 HVDC 기술을 국산화하는 데 성공했다. 2011년 국책과제로 20㎿ HVDC를 먼저 개발했고, 여기서 확보한 기술을 응용해 경기 양주에 200㎿급 HVDC를 개발하고 실증까지 완료했다.
기존 제품들은 제어 시스템 구성품이 총 4종이지만, 효성은 2종으로 줄였다. 고장률이 낮아지고 사고가 나더라도 유지·보수가 쉽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고성능 제어 시스템을 적용해 제어 속도를 높였다. 기존 제품의 반응 시간이 32.5마이크로초(㎲)였던 반면 효성의 제품은 10㎲로 3분의 1 이상 단축됐다. 기존 제품은 전력 출력을 5% 정도 바꿀 때 0.5초가 걸렸던 반면 효성의 제품은 0.2초 안에 제어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효성은 기존 제품의 HVDC 기술을 응용해 MVDC까지 만들어 전력 송전망의 주요 기술을 국산화했다. 효성은 이를 바탕으로 국내 전력망 확충은 물론 해외 시장까지 적극 공략할 계획이다. 정홍주 효성 중공업연구소 상무는 "기술 국산화를 통해 관련 공급망을 구축하고 국내 직류 전력 산업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