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공개된 '뽀롱뽀롱 뽀로로' 시즌2는 핵심 캐릭터 '루피'가 시리즈에 처음 등장하는 등 지금까지 이어지는 뽀로로 지식재산권(IP) 인기의 기틀을 다진 편으로 인지도가 높다. 다만 20년 전 SD 화질로 제작됐기 때문에 요즘 아이들이 보기는 쉽지 않았다. 하지만 인공지능(AI) 기술 덕에 4K 화질로 업그레이드된 영상이 유튜브 채널 등을 통해 공개되기 시작했다.
이 작업을 주도한 AI 업스케일링 기업 인쇼츠의 이건창 대표(사진)는 최근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첨단 AI 기술을 활용해 극장에서 상영이 가능한 정도의 영상 퀄리티를 구현하고 있다"며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아 있는 명작 IP의 수명을 늘리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2023년 창업한 인쇼츠는 가상간접광고(VPP)로 알려진 AI 디지털 간접광고를 국내 최초로 도입한 기업이다. 이미 촬영이 끝난 실사 드라마 영상 안에 화장품이나 음료수 등 실제 제품을 자연스럽게 삽입하는 기술로 실제 다수의 영화와 드라마 등에 활용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여기에서 쌓은 기술력을 새롭게 적용한 분야가 바로 AI를 통해 기존 영상의 화질을 높이는 업스케일링이라는 게 이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영상을 구성하는 픽셀의 색상과 윤곽 정보 등을 AI가 학습해서 화질을 올렸을 때 이를 예측하고 복원하는 것이 기술의 핵심"이라며 "FHD 화질은 200만픽셀이고 이를 4K로 업그레이드하면 800만픽셀이 되는데, 이렇게 확대하는 과정에서 기존에 없던 공간을 AI가 알아서 자연스럽게 채우는 것"이라고 말했다.
뽀로로 시즌2뿐 아니라 2011년 제작된 한국 애니메이션의 숨은 명작으로 꼽히는 '마당을 나온 암탉'도 인쇼츠의 AI 기술에 힘입어 4K 영상으로 업그레이드한 뒤 올해 초 극장에서 재개봉했다.
지난해에는 중국 대형 애니메이션 제작사 알파그룹과 솔루션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 밖에 일본 및 북미 방송·콘텐츠 기업과 기술 테스트(PoC)를 진행 중이다.
영상 퀄리티를 위해 생성형 AI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 것도 주목된다. 이 대표는 "생성형 AI는 기술적으로 불완전한 면이 아직 많다"며 "30프레임 영상은 1시간에 10만8000장의 이미지가 필요한데, 이 중 위화감이 있는 프레임이 한 개라도 있으면 영상의 퀄리티를 보장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최고 수준의 영상 솔루션으로 콘텐츠 제작 사업의 수익률을 높이는 것이 목표"라며 "가치 있는 IP의 지속적인 유통에 기여하는 기업이 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