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핫한 ADC 기술 전격도입 유전자치료제 연구센터 개소 신규 모달리티 창출에 앞장 노바티스에 1.7조 기술수출 세계최초 신약 승인 기대도
종근당 효종연구소에서 연구원들이 신약 후보물질 구조를 분석하고 있다. 종근당
최근 50여 년 만에 기업 이미지(CI)를 교체하며 글로벌 제약사로 도약을 선언한 종근당이 신약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목표는 세상에 없던 신약(First-in-class)을 개발하는 것과 아직 이렇다 할 치료제가 없는 미충족 수요(Unmet needs) 의약품을 발굴하는 것이다.
특히 과감한 연구개발(R&D) 전략으로 주목받고 있다. 2022년부터 세포유전자치료제(CGT) 등 첨단 바이오 의약품과 항체약물접합체(ADC) 항암제 등 신규 모달리티 확보에 적극 나섰다. 모달리티란 약물 개발이나 의료 기술에서 특정 질병(상태)을 치료하거나 진단하는 데 사용하는 방법이나 도구를 말한다.
종근당은 지난해 5월 미국 보스턴에 글로벌 R&D 거점이 될 미국법인 CKD USA Inc를 설립하고 글로벌 혁신 신약 개발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2023년 11월에는 글로벌 제약기업에 혁신 신약 후보 물질을 역대 최대 금액으로 기술수출했다. 스위스 제약사 노바티스는 종근당의 신약 후보 물질인 'CKD-510' 개발과 상업화 권리를 위해 13억500만달러(약 1조7300억원)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을 맺었다.
CKD-510은 선택성이 높은 비히드록삼산(NHA) 플랫폼 기술이 적용된 저분자 화합물질 히스톤탈아세틸화효소6(HDAC6) 억제제다. 전임상 연구에서 심혈관 질환 등 여러 HDAC6 관련 질환에 대한 약효가 확인됐고, 유럽과 미국에서 진행한 임상 1상에서 안전성과 내약성을 입증받았다.
ADC 항암제 개발에도 공들이고 있다. 종근당은 2023년 2월 네덜란드 시나픽스와 ADC 기술 도입 계약을 체결하고 관련 플랫폼 기술 3종의 사용 권리를 확보했다. 앞서 2022년 2월에는 CGT 위탁개발생산(CDMO) 및 차세대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 기업 이엔셀과 전략적 투자 및 CGT 공동연구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그해 9월에는 서울성모병원에 유전자치료제 연구센터 'Gen2C'를 개소하고 '기존 방법들로 치료제 개발이 어려웠던 타깃'의 희귀·난치성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종근당 관계자는 "산학연 협력과 교류를 강화하고 국내외 기업과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한 공동개발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표적 신약 파이프라인은 이상지질혈증 치료제로 개발 중인 CKD-508이다. 이상지질혈증은 성인 절반이 앓고 있는 질환으로, 혈액 중 지질(지방) 수치에 이상이 생긴 상태를 말한다.
CKD-508은 혈액 내 지방단백질 사이 콜레스테롤에스테르(CE)와 중성지방의 운반을 촉진하는 콜레스테롤에스테르 전이단백질(CETP)의 활성을 억제해 저밀도 콜레스테롤(LDL-C) 수치를 낮추고, 고밀도 콜레스테롤(HDL-C) 수치를 높여주는 기전을 가지고 있다. 효종연구소에서 진행된 비임상 효력실험에서 CKD-508의 LDL-C 감소 및 HDL-C 증가 효과를 명확히 확인했으며, 이상지질혈증의 주요 지표인 아포단백질(Apo-B)이 현저하게 감소하는 것을 입증한 바 있다.
이상지질혈증은 이미 1세대 약물이 나와 있지만, CKD-508은 기존 치료제의 부작용을 극복한 신약으로 주목된다. 영국 임상 1상에서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효과와 안전성을 확인했으며, 지난해 11월에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미국 임상 1상을 승인받아 임상 2상을 위한 최적 용량을 탐색할 예정이다.
종근당 관계자는 "CKD-508은 CETP와 강한 결합력을 바탕으로 약물 축적 및 혈압 상승 등 문제로 개발을 중단한 이전 CETP 저해제의 문제점을 해결해 저용량에서도 약효가 기대되는 혁신적인 약물"이라며 "개발에 성공한다면 스타틴(콜레스테롤 합성저해제) 계열의 약물로도 조절되지 않는 스타틴 불응 이상지질혈증 환자에게 새로운 치료 옵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재 비소세포폐암을 적응증으로 개발 중인 CKD-702는 항암 이중항체 바이오신약이다. 현재 임상 1상 파트2를 진행 중인데, 향후 바이오마커를 기반으로 선별된 환자의 치료 효과를 확인해 미충족 수요가 높은 다양한 암으로 적용 범위를 확대하는 연구도 진행할 계획이다.
종근당의 새로운 모달리티가 될 CKD-703은 간세포성장인자 수용체(c-Met)를 타깃으로 하는 ADC다. 종근당이 자체 개발한 c-Met 항체에 시나픽스로부터 도입한 차세대 ADC 기술을 활용해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c-Met의 하위 신호를 저해하는 동시에 타깃을 통해 세포독성약물(payload)을 암세포로 전달해 암세포 사멸을 유도한다. 혈중에서 세포독성약물의 무작위적 분리를 최대한 억제해 안전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